손상중증도점수(Injury Severity Score, ISS)는 Baker 등이 1974년 제안한 해부학적 중증도 점수 체계로, 전 세계 외상 연구와 임상 실무의 표준이 되었다. ISS는 신체를 6개 부위(① 머리·경부, ② 안면, ③ 흉부, ④ 복부·골반 장기, ⑤ 사지·골반 골격, ⑥ 피부·외부)로 구분하고, 각 부위의 최고 약어손상척도(AIS: Abbreviated Injury Scale) 등급의 제곱값 3개를 합산하여 산출한다. ISS 범위는 1~75점이며, ISS ≥15은 중증외상의 기준으로 널리 사용된다.
ISS = 가장 높은 AIS의 세 부위 각 AIS² 합계
각 AIS 등급: 1=경미, 2=중등도, 3=중증(생명 위협 없음), 4=중증(생명 위협 있음), 5=최중증(생존 불확실), 6=사망불가피. 한 부위에서 AIS 6이면 ISS는 자동으로 75점이다.
신손상중증도점수(New ISS, NISS): 부위 구분 없이 가장 높은 AIS 3개를 제곱 합산하여 같은 부위에 여러 손상이 있는 경우 ISS보다 정확히 반영한다. 국내 외상 연구에서 NISS도 병행 사용된다.
V273 산정특례: 중증외상 산정특례로, ISS ≥15인 환자가 권역외상센터에 입원한 경우 등록일로부터 최대 30일간 본인부담 5%가 적용된다. 2012년 국내 권역외상센터 체계 도입과 함께 시행된 제도로, 중증외상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권역외상센터 집중 치료를 장려하는 정책적 목적이 있다.
외상은 전 세계적으로 45세 미만 인구의 사망 원인 1위이다. 국내에서도 외상은 주요 사망 원인으로, 연간 약 10,000~12,000명이 외상으로 사망하며, 이 중 약 30~40%가 적절한 의료 접근과 치료가 있었다면 예방 가능한 사망(preventable death)으로 추정된다.
국내 권역외상센터 체계는 2012년 권역외상센터 1차 지정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17개소가 운영 중이다. 권역외상센터의 핵심 요건: ① 24시간 외상외과(trauma surgery) 전문의 상주; ② 외상 전용 수술실 및 중환자실 운영; ③ 전문 헬기 이송 체계 연계; ④ 중증외상 팀 (외상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마취과, 중환자의학, 응급의학 전문의 구성). 경증외상은 지역 응급실로 이송하고, ISS ≥15 중증외상은 권역외상센터로 집중함으로써 자원 효율화와 치료 성적 향상을 도모한다.
국내 외상 통계(중앙응급의료센터, 2023): 외상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 환자의 약 5~8%가 중증외상(ISS ≥15)으로 분류된다. 교통사고가 약 40~50%로 가장 흔하며, 추락이 30~40%, 폭행이 5~10%이다. 중증외상 환자의 권역외상센터 집중 치료 후 예방 가능 사망률이 도입 전 35~40%에서 도입 후 20~25%로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다.
ATLS(Advanced Trauma Life Support) 체계는 1978년 미국 외과학회에서 개발된 외상 초기 치료 표준으로,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사용된다. 국내에서도 ATLS 교육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권역외상센터의 기본 치료 프로토콜이다.
Primary Survey (ABCDE):
Secondary Survey: Primary Survey와 소생술이 진행 중인 동안 두부부터 발끝까지(head-to-toe) 전신 체계적 평가. 각 부위별 손상 확인, 필요 시 추가 영상 검사(FAST, CT) 시행.
중증외상 사망의 40%는 출혈에 의한다. 외상 소생술의 패러다임은 2000년대부터 크게 변화하여, 대량 정질액(crystalloid) 투여에서 혈액 제제 중심의 균형 수혈(balanced transfusion)로 전환되었다.
저혈압 허용 소생술 (Permissive Hypotension): 활성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 혈압을 정상화하려 과다 수액을 투여하면 혈전을 밀어내고 희석 응고병증을 악화시킨다. 수술적 출혈 조절 전까지 수축기 혈압(SBP) 80~90 mmHg를 목표로 유지하는 저혈압 허용 소생술이 생존율을 높인다. 단, 두부 외상이 동반된 경우 뇌 관류압 유지를 위해 SBP ≥90 mmHg (또는 MAP ≥70 mmHg)를 목표로 한다.
지혈제 투여:
대량수혈(massive transfusion)은 24시간 내 10단위(units) 이상의 농축적혈구(pRBC)를 수혈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외상 대량수혈 프로토콜(MTP: Massive Transfusion Protocol)은 응고 인자 부족과 희석 응고병증을 방지하기 위해 혈액 제제를 1:1:1 비율(pRBC:FFP:혈소판)로 투여하는 균형 수혈 전략이다.
MTP 활성화 기준 (ABC Score, Assessment of Blood Consumption):
| 항목 | 양성 기준 | 점수 |
|---|---|---|
| 침투성 손상 기전 | 예 | 1 |
| 응급실 SBP | ≤90 mmHg | 1 |
| 응급실 HR | ≥120 bpm | 1 |
| FAST 양성 | 복강 내 유리액 | 1 |
ABC 점수 ≥2: MTP 활성화. 민감도 75%, 특이도 86%.
MTP 수혈 비율: pRBC : FFP : 혈소판 = 1 : 1 : 1. PROPPR 무작위 대조 연구(2015)에서 1:1:1 비율이 1:1:2 비율 대비 24시간 생존율을 유의하게 향상시켰다.
혈액점탄성 검사(Viscoelastic testing): 혈전탄성도검사(TEG: Thromboelastography) 또는 회전혈전탄성계(ROTEM: Rotational Thromboelastometry)를 이용한 실시간 응고 상태 모니터링으로 맞춤형 혈액 제제 투여가 가능하다. 국내 권역외상센터의 일부에서 TEG/ROTEM 기반 목표 지향 수혈(goal-directed transfusion)이 도입되고 있다.
손상통제 소생술(Damage Control Resuscitation, DCR)과 손상통제 수술(Damage Control Surgery, DCS)은 생리적으로 불안정한 중증외상 환자에서 즉각적 완전 수술 대신 생명을 위협하는 손상만 최소한으로 조절하고 중환자실에서 소생술을 지속한 후 2차 확정 수술을 시행하는 단계적 전략이다.
DCR의 구성 요소:
DCS 3단계:
혈관 손상에서의 혈관 내 지혈(REBOA: Resuscitative Endovascular Balloon Occlusion of the Aorta): 대동맥 풍선 폐쇄술로 하지 출혈을 일시적으로 조절하고 심뇌 혈류를 유지한다. 국내 일부 권역외상센터에서 REBOA가 도입되어 골반 출혈과 복강 내 대량 출혈에 활용되고 있다.
중증 두부 외상(severe TBI: Traumatic Brain Injury)은 GCS ≤8로 정의하며, 중증외상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외상 환자에서 이차 뇌 손상(secondary brain injury)을 최소화하는 것이 신경학적 예후의 핵심이다.
이차 뇌 손상의 원인 요소:
중증 TBI 초기 관리 (BTF 2016 가이드라인 기반):
급성 경막외 혈종(epidural hematoma): 두께 >15 mm, 부피 >30 mL, 신경학적 이상 시 즉각 수술. 급성 경막하 혈종(acute subdural hematoma): GCS 저하 또는 CT 상 혈종 >10 mm, 두께 >5 mm 이상 시 즉각 수술.
흉부 외상은 중증외상 환자의 약 60%에서 발생하며, 외상 사망의 25%가 흉부 손상에 직접 기인한다. 대부분(85%)의 흉부 손상은 흉관 삽입 단독으로 치료 가능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5% 미만이다.
혈흉(Hemothorax): 흉강 내 출혈. 1리터 이상의 대량 혈흉(massive hemothorax) 또는 배액 후 시간당 200 mL 이상 지속 출혈 시 수술 적응증. 흉관(32Fr 이상)을 제5늑간 겨드랑이 중앙선에 삽입하여 배액과 폐 재팽창을 동시에 달성한다.
기흉(Pneumothorax): 긴장성 기흉(tension pneumothorax)은 즉각적 바늘 감압 후 흉관 삽입이 필요한 응급 상황이다. 개방성 흉부 손상에서는 3면 봉합(3-sided seal)으로 흉강 내 음압을 유지하면서 공기 유입을 차단한다. 흉부 X선 및 초음파에서 발견된 기흉은 기계환기 예정 시 흉관 삽입이 원칙이다.
심장 타박상(Cardiac Contusion) 및 심낭 눌림증(Cardiac Tamponade): 심장 타박상은 높은 에너지 흉부 외상 후 부정맥, 벽 운동 이상, 심근 효소 상승으로 진단한다. 심낭 눌림증(Beck's triad: 저혈압·정맥압 상승·심음 소실)은 FAST로 진단하고 심낭 천자(pericardiocentesis) 또는 즉각 수술로 치료한다. 외상성 대동맥 손상(traumatic aortic injury)은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경우 흉부 CT 조영술 확인 후 혈관 내 스텐트그래프트(TEVAR) 치료가 선호된다.
복부 외상의 초기 평가에서 FAST(Focused Assessment with Sonography for Trauma)는 복강 내 유리액을 빠르게 확인하는 핵심 도구이다.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FAST 양성 환자는 즉각 수술(응급 개복술)이 원칙이다.
비수술적 관리 (NOM: Non-Operative Management):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복강 내 손상(비장, 간, 신장)에서 비수술적 관리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NOM 성공 기준: 혈역학적 안정, 복강 내 활성 출혈 없음(CT 조영술에서 조영제 누출 없음), 복막 자극 징후 없음, 의식 있어 추적 관찰 가능. NOM 실패 시(혈압 저하, 복막 자극 악화) 즉각 수술로 전환한다.
혈관 내 색전술(Angioembolization): 간, 비장, 골반 혈관 출혈에서 중재 방사선 시술로 혈관 내 색전술을 시행한다. 중증 비장 손상(AAST Grade IV-V)에서 비수술적 관리와 색전술의 병합으로 비장 보존 성공률이 향상되었다.
수술 적응증: 혈역학적 불안정 + FAST 양성(즉각 수술), 복막 자극 징후, 공기 복강(기복증; 장 천공 의심), NOM 실패, 횡경막 손상, 혈관 손상(혈역학적 불안정). 수술 방법: 장 손상의 경우 DCS 개념을 적용하여 임시 결찰 후 2차 수술에서 문합한다.
골반 골절과 사지 골절은 중증외상에서 흔히 동반되며, 대량 출혈과 기능 장애의 주요 원인이다.
골반 환상 골절(Pelvic Ring Fracture) — 대량 출혈: 불안정 골반 골절(Tile C형: 전방·후방 구조물 동시 파열)에서 골반 내 3~5리터까지 출혈이 발생한다. 초기 처치: ① 골반 바인더(pelvic binder) 또는 T-POD 즉각 적용 — 골반 부피 감소로 tamponing 효과; ② 소생술 지속; ③ CT 조영술로 혈관 손상 확인; ④ 골반 혈관 색전술(angioembolization) — 정맥 또는 소동맥 출혈에 효과적; ⑤ 골반 채움(pelvic packing) — 전치골 접근(preperitoneal packing)으로 정맥 출혈 조절. 확정 수술: 외고정(external fixation) 또는 내고정(internal fixation)은 환자 상태 안정 후 시행.
사지 골절의 손상통제 정형외과(DCO: Damage Control Orthopedics): 불안정한 중증외상 환자에서 사지 골절의 즉각적 확정 수술(definitive surgery)은 "이차 타격(second hit)" 효과로 전신 염증 반응을 악화시킨다. DCO 원칙: 즉각적 외고정(external fixation)으로 골절 안정화 후, 생리적 안정화와 전신 상태 호전 후(수일~수 주) 내고정(internal fixation)으로 전환한다.
사지 절단술(Amputation): 불구 사지, 구제 불가능한 혈관 손상, 치명적 출혈 조절을 위해 응급 절단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현대 외상 수술에서는 사지 구제를 최대한 시도하며, 절단 결정은 엄격한 기준(MESS 점수 ≥7: Mangled Extremity Severity Score)에 따른다.
중증외상 생존자의 외상 중환자실(Trauma ICU) 관리는 이차 장기 손상 예방과 합병증 관리가 핵심이다.
외상 중환자실 주요 합병증:
영양 지원: 조기 경장 영양(24~48시간 내)이 중증외상 환자에서 장 점막 보호와 감염 합병증 감소에 효과적이다. 목표 단백질 1.5~2.0 g/kg/일. 위 잔류량(GRV) >200 mL이면 소장 급이를 고려한다. 강화 인슐린 치료(혈당 140~180 mg/dL 목표)로 고혈당 합병증을 예방한다.
중증외상(ISS ≥15) 환자의 예후는 손상 유형, 중증도, 나이, 동반 질환, 치료 시작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권역외상센터에서의 집중 치료로 전체 사망률이 개선되었으나, 생존자에서의 장기 기능 장애와 삶의 질 저하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예후 예측 도구:
외상 후 재활: 중증외상 생존자의 재활은 급성기 이후 즉시 시작되어 장기간 지속된다. 조기 이동(early mobilization)이 근육 소모와 ICU 획득 쇠약(ICU-acquired weakness)을 예방한다. 재활 팀: 재활의학과,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연하·발성 문제 시), 임상심리사(PTSD, 우울 치료), 사회복지사(장애 판정, 사회 복귀 지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중증외상 생존자의 약 10~30%에서 PTSD가 발생한다. 조기 심리 선별 검사(PCL-5)와 인지행동치료(CBT) 또는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이 효과적이다. V273 산정특례 종료 후에도 지속적 재활과 심리 지원이 필요하며, 중증 장애가 있는 경우 장애인 복지 서비스 연계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