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전도장애 (전도장애)(Other Conduction Disorders)

📋 목차 및 주요 내용
항목내용
A. 분류 코드ICD-10: I45 (기타 전도장애)  |  산정특례: V192 (심장질환 산정특례: 등록일로부터 최대 30일간 본인부담 5%)
B. 동의어우각차단(Right Bundle Branch Block), 좌각차단(Left Bundle Branch Block), 이분지차단(Bifascicular block), 삼분지차단(Trifascicular block), 심실내전도장애, 예비흥분증후군(Preexcitation syndrome), 접합부율동
C. 성인기 발현주로 40~70대에서 기저 심질환(허혈성 심장질환, 심근증, 고혈압 등)을 배경으로 발생하며, WPW 증후군 등 일부 유형은 선천적으로 존재하다가 성인기에 증상이 발현된다.
1. 역사19세기 말~20세기 초 심전도(ECG) 도입과 함께 각차단 및 전도장애의 개념 정립. 1906년 Einthoven의 심전도 표준화, 1912년 Lewis의 번들분지차단 기술이 시초.
2. 원인허혈성 심장질환, 심근증, 고혈압성 심질환, 심장 수술 후 손상, 심근염, 침윤성 질환(아밀로이드증, 사르코이드증) 등이 주요 원인이다.
3. 유전학SCN5A, KCNQ1, KCNH2 등 이온채널 관련 유전자 변이가 선천성 전도장애 및 WPW 증후군과 연관되어 있다.
4. 일반 역학우각차단 유병률은 일반 성인의 약 0.2~1.8%, 좌각차단은 0.1~0.8%이며, 연령 증가 및 기저 심질환이 있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
5. 발생기전히스-푸르키녜 전도계의 특정 부위에서 탈분극 전도가 지연 또는 차단되어 심실 수축의 비동기화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심기능 저하 및 부정맥이 유발된다.
6. 증상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나, 어지럼증, 실신, 호흡곤란, 피로감, 심계항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분지·삼분지차단에서는 완전방실차단으로 진행 위험이 있다.
7. 징후ECG에서 QRS 폭 확장(≥120ms), 특징적 파형 변형, 이차적 ST-T 변화가 관찰된다. 청진상 제2심음 분열(S2 split)이 들릴 수 있다.
8. 선별 검사 방법표준 12유도 심전도(ECG)가 일차 선별검사이다. 고위험군(실신 과거력, 기저 심질환)에서는 운동부하 검사 및 홀터 모니터링이 추가된다.
9. 진단법12유도 ECG, 24시간 홀터 모니터링, 심장초음파, 전기생리학 검사(EPS), 심장 MRI(침윤성 질환 의심 시)로 확진 및 기전 규명.
10. 치료법무증상 단순 각차단은 경과 관찰. 증상성 또는 진행성 전도장애는 영구 심박동기 삽입. 심부전 동반 LBBB에서는 심장재동기화 치료(CRT)가 표준.
11. 예후단독 우각차단은 일반적으로 양호. 좌각차단은 기저 심질환과 연관 시 심혈관 사망 위험 증가. CRT 적용군에서 좌심실 기능 및 증상이 현저히 개선.
12. 예방법고혈압, 당뇨, 관상동맥질환 등 기저질환의 적극적 관리. 심장 수술 시 전도계 손상 최소화. 정기 심전도 검진으로 조기 발견.
13. 참고문헌Left Bundle Branch Block: Characterization, Definitions, and Recent Insights into Conduction System Physiology … 외 9개 논문

1. 역사

심장 전도장애에 대한 현대적 이해는 19세기 말 심전도 기술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1887년 Augustus Waller가 처음으로 심장의 전기 활동을 체표면에서 기록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후 1901년 Willem Einthoven이 현악 검류계(string galvanometer)를 이용한 심전도 기록에 성공함으로써 심장 전기생리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 Einthoven은 1906년 표준 12유도 심전도의 원형을 확립하고 P파, QRS군, T파의 명명 체계를 정립하였으며, 이로 인해 19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번들분지차단의 개념은 1912년 Thomas Lewis가 심전도에서 비정상적으로 넓은 QRS파를 관찰하고, 이를 히스속의 좌측 또는 우측 분지의 전도 차단으로 해석함으로써 처음 체계화되었다. 이후 1913년 Eppinger와 Rothberger가 좌각차단(Left Bundle Branch Block, LBBB)과 우각차단(Right Bundle Branch Block, RBBB)의 심전도 기준을 상세히 기술하였고, 이 기준은 현재까지도 임상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1930년대에는 Holzmann과 Scherf가 WPW(Wolff-Parkinson-White) 증후군을 기술하면서 방실 부속로(accessory pathway)를 통한 전도 이상이 발작성 빈맥과 연관됨을 밝혔다.

분지차단(fascicular block)의 개념은 1960년대 Rosenbaum 등에 의해 정립되었으며, 좌전분지차단(left anterior fascicular block)과 좌후분지차단(left posterior fascicular block)의 심전도 진단 기준이 제시되었다. 이분지차단(bifascicular block) 및 삼분지차단(trifascicular block)이라는 개념도 이 시기에 도입되어 완전방실차단으로의 진행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1970년대 이후 영구형 심박동기의 발전과 함께 증상성 전도장애에 대한 적극적 치료가 가능해졌고, 2000년대에는 심장재동기화 치료(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CRT)가 도입되어 좌각차단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획기적인 치료 성적을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전도계 심박동기(conduction system pacing, CSP)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히스속 심박동기(His bundle pacing) 및 좌각분지 심박동기(left bundle branch area pacing)는 생리적 전도 경로를 최대한 활용하여 심실 비동기화를 최소화하고 심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기존의 우심실 첨부 심박동기를 대체하는 차세대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기타 전도장애의 역사는 심전도 기술의 발전, 전기생리학적 이해의 심화, 그리고 치료 기기의 혁신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왔다.


2. 원인

기타 전도장애는 심장의 히스-푸르키녜 전도계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원인은 크게 구조적 심질환, 허혈성 손상, 염증/침윤성 질환, 의인성 원인, 선천적 원인으로 분류된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전도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급성 심근경색, 특히 우관상동맥 폐색에 의한 하벽 심근경색에서는 방실결절 허혈로 인한 방실차단이 발생하며, 좌전하행지 폐색에 의한 전벽 심근경색에서는 번들분지차단 및 완전 방실차단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허혈성 심질환에서도 전도계 섬유가 점진적으로 손상되어 각차단이 발생한다.

심근증(cardiomyopathy)은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 확장형 심근증에서는 전도계의 섬유화로 인한 좌각차단이 흔히 동반된다. 비후형 심근증, 구속형 심근증에서도 전도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성 심질환은 좌심실 비대를 유발하고, 이로 인한 전도계 압박 및 섬유화가 각차단을 초래한다.

침윤성 질환으로는 심장 사르코이드증(cardiac sarcoidosis), 아밀로이드증, 혈색소침착증(hemochromatosis) 등이 있으며, 이들은 전도계를 직접 침범하여 다양한 형태의 전도장애를 유발한다. 심장 사르코이드증은 특히 젊은 성인에서 원인 불명의 방실차단이나 각차단이 나타날 때 반드시 감별해야 할 질환이다. 심근염(myocarditis) 역시 급성기에 전도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라임병(Lyme disease)에 의한 심근염에서 방실차단이 특징적으로 발생한다.

의인성 원인으로는 심장 수술(판막 수술, 선천성 심질환 교정술) 후 발생하는 전도계 손상,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AVR) 후 좌각차단, 카테터 절제술 후 손상 등이 있다. 약물로는 항부정맥제(class I, class III), 디곡신, 칼슘채널차단제, 베타차단제 등이 전도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다. 선천성 원인으로는 WPW 증후군에서의 부속로(accessory pathway), 유전성 이온채널 질환(Brugada 증후군 등)이 있다.


3. 유전학

심장 전도장애에서 유전적 요인의 역할은 최근 수십 년간 분자생물학의 발전과 함께 점차 밝혀지고 있다. 특히 단독(고립성) 전도장애, 가족성 전도장애, 그리고 WPW 증후군 등에서는 유전적 기반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SCN5A 유전자는 심장 나트륨 채널(Nav1.5)을 인코딩하며, 이 유전자의 기능상실(loss-of-function) 변이는 전도 속도 저하, 브루가다 증후군, 진행성 심장 전도질환(Lev-Lenègre disease) 등과 연관된다. Lev-Lenègre 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히스-푸르키녜 전도계가 진행성으로 퇴화하는 유전성 질환으로, 완전 방실차단과 각차단이 특징적이다.

KCNQ1, KCNH2 유전자는 칼륨 채널을 인코딩하며, 이들의 변이는 QT 연장 증후군과 함께 전도 이상을 유발한다. HCN4 유전자 변이는 동기능 부전 증후군(sick sinus syndrome) 및 방실 전도 장애와 연관되어 있다. LMNA(lamin A/C) 유전자 변이는 확장형 심근증과 전도장애를 함께 유발하는 lamino병증(laminopathy)을 초래하며, 이 질환은 돌연사 위험이 높아 임플란터블 제세동기(ICD) 적응증이 된다.

WPW 증후군의 가족성 형태는 PRKAG2 유전자 변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심장 글리코겐 축적 질환(glycogen storage disease)을 동반한다. 히스-푸르키녜 전도계의 발달과 유지에는 NKX2.5, GATA4, TBX5 등의 전사인자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들의 변이는 선천성 심장 전도장애와 연관된다. 유전성 전도장애가 의심될 때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기반의 패널 검사가 권장된다.


4. 일반 역학

기타 전도장애의 유병률은 대상 인구, 연령, 기저 심질환 유무에 따라 크게 다르다. 대규모 역학 연구에 따르면 우각차단(RBBB)은 일반 성인에서 약 0.2~1.8%의 유병률을 보이며, 연령 증가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한다. 남성에서 여성보다 약 2배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 좌각차단(LBBB)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에서 0.1~0.8%이며, 65세 이상에서는 약 3~4%로 증가한다.

Framingham Heart Study를 포함한 장기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RBBB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예후를 보이나, 기저 심질환이 있을 경우 심혈관 사망 위험이 1.3~1.5배 증가한다. LBBB는 그 자체가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의 독립적 위험인자로, 기저 심질환이 없는 단독 LBBB에서도 약 10년 추적 시 심부전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분지차단의 경우, 좌전분지차단(left anterior fascicular block, LAFB)의 유병률은 성인의 약 1~3%이며 단독으로는 임상적 의미가 낮다. 그러나 RBBB와 LAFB가 동반된 이분지차단(bifascicular block)에서는 완전 방실차단으로 진행 위험이 연간 약 1~2%로 보고된다. WPW 증후군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약 0.1~0.3%이다. 심장 수술 후 전도장애는 특히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R) 후 새로운 LBBB 발생률이 약 20~30%로 높게 보고되며, 이는 전도계 심박동기의 필요성을 높이는 중요한 합병증이다.

한국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반 연구에 따르면, 심장 전도장애는 고령화와 함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심방세동, 심부전과 함께 노인 심혈관질환의 주요 구성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5. 발생기전

정상 심장에서 전기 자극은 동방결절(SA node)에서 시작하여 방실결절(AV node)을 거쳐 히스속(Bundle of His)으로 전달되고, 좌각(left bundle branch)과 우각(right bundle branch)을 통해 각각 좌심실과 우심실로 분배된다. 좌각은 다시 좌전분지와 좌후분지로 나뉘어 좌심실 전벽과 후벽에 각각 전도된다. 이 전도계 어느 부위에서든 전도가 지연 또는 차단되면 해당 심실 또는 분절의 탈분극이 늦어지거나 우회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번들분지차단의 경우, 차단된 분지 쪽 심실은 반대쪽 심실에서 심실 근육 간 전도(cell-to-cell conduction)를 통해 탈분극되므로 정상보다 탈분극이 현저히 지연된다. 이로 인해 QRS군이 넓어지고(≥120ms) 특징적인 형태 변화가 나타난다. LBBB에서는 좌심실 탈분극이 지연되어 심실 비동기화(ventricular dyssynchrony)가 발생하고, 이것이 지속될 경우 좌심실 리모델링, 이완기 기능 장애, 그리고 결국 수축기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차단 유발 심근증(dyssynchrony-induced cardiomyopathy)"이라고 한다.

예비흥분 증후군(WPW syndrome)에서는 방실결절을 우회하는 부속로(Kent bundle 등)가 존재하여, 심방 자극이 방실결절보다 빠르게 심실에 도달한다. 이로 인해 ECG에서 짧은 PR 간격, 델타파(delta wave), 넓은 QRS가 관찰된다. 이 부속로를 통한 빠른 전도는 방실회귀 빈맥(AVRT) 및 심방세동에서 심실세동으로의 퇴행이라는 위험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

세포 수준에서 전도장애의 기전은 이온채널 기능 변화, 간극연접(gap junction)의 재배열 및 기능 저하, 그리고 전도계 섬유의 섬유화와 지방 침윤으로 구분된다. 나트륨 채널(INa)의 밀도 감소, Cx43(connexin 43)의 발현 감소 및 재분포는 전도 속도를 저하시키고 재진입 회로 형성을 촉진한다.


6. 증상

기타 전도장애의 임상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전도장애의 유형, 위치, 기저 심질환 유무에 따라 크게 다르다. 단순 각차단이나 분지차단은 무증상으로 심전도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증상이 있는 경우, 어지럼증(dizziness)과 실신(syncope)이 가장 임상적으로 중요한 증상이다. 이분지차단이나 삼분지차단이 있는 환자에서 실신이 발생하면 완전 방실차단으로의 진행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Stokes-Adams 발작이라 불리는 갑작스러운 의식소실은 완전 방실차단에 의한 심실 정지에 기인하며, 수초에서 수분간 지속된 후 저절로 회복되는 특징을 가진다.

호흡곤란(dyspnea)과 운동 내용능(exercise tolerance) 저하는 특히 LBBB를 동반한 환자에서 심실 비동기화로 인한 심기능 저하를 반영한다. 기존 심부전이 없는 환자에서도 LBBB 단독으로 수년에 걸쳐 좌심실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심계항진(palpitation)은 WPW 증후군이나 빈맥 동반 전도장애에서 주로 호소하며, 발작성으로 갑자기 시작되었다가 갑자기 끝나는 양상을 보인다. 흉통은 심근허혈 동반 시 나타날 수 있으며, LBBB 자체가 심근경색 진단을 어렵게 하는 인자이기도 하다.


7. 징후

신체 검진에서 전도장애 자체에 의한 특이적 징후는 제한적이나, 주의 깊은 청진 및 관찰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제2심음의 역설적 분열(paradoxical splitting of S2)은 LBBB의 특징적 징후로, 좌심실 탈분극과 수축이 지연되어 대동맥판 폐쇄가 폐동맥판 폐쇄보다 늦게 일어남으로써 흡기 시 S2 분열이 감소하고 호기 시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다. 반대로 RBBB에서는 고정적 또는 생리적 S2 분열이 관찰된다.

완전 방실차단에서는 심방과 심실이 독립적으로 수축함으로써 방실 해리(AV dissociation) 소견이 나타난다. 이때 심박수는 대개 분당 40회 미만으로 느리며, 경부 정맥 박동 검사에서 대포음(cannon A wave) — 심방이 닫힌 삼첨판에 대해 수축할 때 발생하는 크고 불규칙한 파 — 이 불규칙하게 관찰된다. 혈압 및 맥압도 방실 해리 정도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 WPW 증후군에서 발작성 빈맥 삽화 중에는 빠른 심박수(150~250회/분)와 함께 혈압 저하, 청색증 등이 관찰될 수 있다.

전도장애와 연관된 기저 심질환(심부전, 심근증)이 있는 경우에는 경정맥 압력 상승, 폐 수포음, 하지 부종, 심첨 충격 이동, 확장된 심장 경계 등의 심부전 징후가 동반된다.


8. 선별 검사 방법

기타 전도장애의 일차 선별검사는 표준 12유도 심전도(ECG)이다. 심전도는 비침습적이고 저비용으로 각차단, 분지차단, WPW 증후군 등 대부분의 전도장애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무증상 환자에서 정기적 심전도 검사(특히 고위험군: 65세 이상, 기저 심질환, 심장 수술 후)는 전도장애의 조기 발견에 유용하다.

간헐적 또는 발작성 전도장애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24~48시간 홀터 모니터링이 시행된다. 증상이 드물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복식 이벤트 모니터(event recorder) 또는 삽입형 루프 기록기(implantable loop recorder, ILR)를 이용하여 수개월에서 수년간 장기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ILR은 특히 설명이 안 되는 실신 환자에서 진단적 가치가 높다.

운동부하 검사(exercise stress test)는 운동 시 전도장애의 변화(악화 또는 개선)를 평가하거나, 허혈성 심질환이 동반된 전도장애에서 심근허혈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고위험 직업군(항공기 조종사, 운전기사)이나 스포츠 선수에서 WPW 증후군이 발견된 경우, 운동부하 검사 및 전기생리학 검사로 부속로의 전도 특성을 평가하는 것이 권장된다.


9. 진단법

표준 12유도 심전도는 전도장애 진단의 핵심이다. RBBB의 진단 기준은 QRS 기간 ≥120ms, V1에서 RSR' 또는 rSR' 형태, 측면 유도(I, V5-6)에서 넓고 패인 S파이다. LBBB의 기준은 QRS ≥120ms, V5-6에서 넓고 패인 R파(notching 또는 slurred R), V1-2에서 깊은 S파 또는 QS 형태이다. 좌전분지차단은 QRS <120ms, 좌측 전기축(−45° 이하), aVL에서 qR 형태로 진단한다.

WPW 증후군은 단축된 PR 간격(<120ms), 델타파, 넓은 QRS가 특징이다. 부속로의 위치에 따라 ECG 소견이 다양하며, 전기생리학 검사로 정확한 부속로 위치와 전기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24시간 홀터 모니터링은 간헐적 전도장애와 연관된 부정맥을 포착하는 데 중요하다. 심장 초음파(echocardiography)는 전도장애의 기저 원인(구조적 심질환, 심기능 저하)을 평가하고, 심실 비동기화 정도를 조직 도플러(TDI)로 정량화하는 데 활용된다. 심장 MRI는 심근 섬유화(late gadolinium enhancement)를 평가하여 사르코이드증, 아밀로이드증, ARVC 등 침윤성·구조적 원인을 감별하는 데 유용하다.

전기생리학 검사(electrophysiology study, EPS)는 히스-푸르키녜 전도 기능을 직접 평가하고(HV 간격 측정), 심실 빈맥 유발 여부, WPW 증후군의 부속로 특성(역행 불응기, 전도 속도)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HV 간격이 70ms 이상이면 완전 방실차단으로의 진행 위험이 높아 심박동기 삽입이 고려된다.


10. 치료법

기타 전도장애의 치료 방침은 전도장애의 유형, 증상 유무, 기저 심질환, 완전 방실차단으로의 진행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된다.

무증상 단순 각차단(RBBB, LBBB)이 기저 심질환 없이 단독으로 발견된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 주기적 추적 관찰이 원칙이다. 그러나 LBBB가 발견되면 기저 구조적 심질환 및 좌심실 기능 저하 여부를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영구 심박동기(permanent pacemaker) 삽입은 다음 상황에서 적응증이 된다: (1) 증상(실신, 반복적 어지럼)을 동반한 완전 방실차단, (2) 무증상 완전 방실차단이라도 심박수 <40회/분 또는 심정지 삽화, (3) 이분지차단 또는 삼분지차단에서 HV 간격 ≥70ms 또는 EPS 중 완전 방실차단 유발, (4) 증상성 동기능 부전. 심박동기의 이식 위치는 최근 전도계 심박동기(히스속 심박동기, 좌각분지 심박동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심장재동기화 치료(CRT)는 NYHA II-IV등급의 심부전 환자에서 QRS ≥150ms의 LBBB가 동반되고 좌심실 박출률(LVEF) ≤35%인 경우 Class I 적응증이다. CRT는 심실 비동기화를 교정하여 심기능을 개선하고 심부전 입원 및 사망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 CRT 반응 예측에는 심장 MRI 기반 심근 섬유화 평가 및 3D 심장 초음파가 활용된다.

WPW 증후군의 고위험 부속로(단락 불응기 ≤250ms, 심방세동 동반, 증상성 빈맥)에서는 고주파 카테터 절제술(radiofrequency catheter ablation)이 근치적 치료법으로 권장된다. 절제술의 성공률은 95% 이상이며, 합병증 발생률은 1~2% 미만이다.


11. 예후

기타 전도장애의 예후는 유형 및 기저 심질환에 따라 상이하다. 단독 우각차단은 기저 심질환이 없을 경우 일반적으로 예후가 양호하며, 완전 방실차단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급성 폐색전증, 급성 전벽 심근경색에서 새로 발생한 RBBB는 예후 불량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좌각차단은 기저 심질환과 연관될 때 심혈관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 Framingham Heart Study에서 LBBB 환자의 10년 사망률은 대조군보다 약 3배 높았으며, 심부전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그러나 CRT 치료를 받은 LBBB 동반 심부전 환자에서는 좌심실 기능(LVEF)이 평균 10~15% 향상되고, 심부전 입원율 및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한다.

이분지·삼분지차단에서 완전 방실차단으로의 연간 진행률은 약 1~2%이다. 적절한 심박동기 삽입 후에는 Stokes-Adams 발작 및 돌연사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 WPW 증후군에서 카테터 절제술로 부속로를 성공적으로 절제하면 재발률이 5% 미만으로 낮고 예후가 우수하다. 절제 전 돌연사 위험은 단락 불응기가 짧고 심방세동 병발이 있는 경우에 높다(연간 약 0.15~0.4%).


12. 예방법

기타 전도장애의 예방은 원인이 되는 기저 심질환의 예방 및 조기 치료에 초점을 맞춘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흡연, 비만 등 심혈관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스타틴, 항혈소판제, 레닌-안지오텐신 억제제 등의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규칙적 운동, 금연, 적정 체중 유지, 지중해식 식이)이 중요하다.

고혈압성 심질환의 조기 치료는 좌심실 비대를 방지하여 전도계 섬유화 위험을 낮춘다. 심장 수술 시 전도계 손상 최소화는 특히 TAVR, 판막 수술, 선천성 심장질환 교정술 시 술기적 주의를 요한다. TAVR 후 새로운 LBBB 또는 전도장애 발생 시 즉각적인 심전도 모니터링 및 필요 시 심박동기 삽입이 고려되어야 한다.

심장 사르코이드증, 아밀로이드증 등 침윤성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치료는 진행성 전도장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전성 전도장애가 의심되는 가계에서는 유전자 검사 및 가족 심전도 선별 검사를 통해 무증상 보인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추적 관찰하는 것이 권장된다. 정기적인 심전도 검진은 고위험군에서 전도장애를 조기에 발견하여 완전 방실차단으로의 진행 전에 예방적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다.


13. 참고문헌

  1. Bashore TM, Bhimji SS. Left Bundle Branch Block: Characterization, Definitions, and Recent Insights into Conduction System Physiology. Cardiol Clin. 2023;41(3):299-310. DOI: 10.1016/j.ccl.2023.03.004. PMID: 37321688.

  2. Sroubek J, Kaplan RM, Bhave PD. Bilateral Bundle Branch Block. Cardiol Clin. 2023;41(3):311-322. DOI: 10.1016/j.ccl.2023.03.005. PMID: 37321689.

  3. Varma N, O'Donnell D, Bhargava K, et al. Cardiac resynchronization considerations in left bundle branch block. Heart Rhythm. 2022;19(10):1645-1654. DOI: 10.1016/j.hrthm.2022.05.032. PMID: 36187776.

  4. Vijayaraman P, Ponnusamy SS, Cano Ó, et al. Left Bundle Branch Area Pacing for 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Results From the International LBBAP Collaborative Study Group. JACC Clin Electrophysiol. 2021;7(2):135-147. DOI: 10.1016/j.jacep.2020.08.015. PMID: 33478693.

  5. Kusumoto FM, Schoenfeld MH, Barrett C, et al. 2018 ACC/AHA/HRS Guideline on the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Patients With Bradycardia and Cardiac Conduction Delay. J Am Coll Cardiol. 2019;74(7):e51-e156. DOI: 10.1016/j.jacc.2018.10.044. PMID: 30412709.

  6. Roubicek T, Nedbal P, Sklenar J, et al. Incidence of Persistent Left Bundle Branch Block After Rapid-Deployment Aortic Valve Replacement. Ann Thorac Surg. 2022;114(4):1247-1253. DOI: 10.1016/j.athoracsurg.2021.11.027. PMID: 35952857.

  7. Priori SG, Wilde AA, Horie M, et al. HRS/EHRA/APHRS Expert Consensus Statement on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Patients with Inherited Primary Arrhythmia Syndromes. Heart Rhythm. 2013;10(12):1932-1963. DOI: 10.1016/j.hrthm.2013.05.014. PMID: 24011539.

  8. Aro AL, Anttonen O, Tikkanen JT, et al. Intraventricular conduction block in a general population: prevalence, incidence, and prognosis (FINRISK and Health 2000 studies). Eur Heart J. 2011;32(20):2725-2731. DOI: 10.1093/eurheartj/ehr227. PMID: 21885386.

  9. Pérez-Riera AR, Barbosa-Barros R, de Rezende Barbosa MPC, et al. Conduction disorders in right and left bundle branches. Ann Noninvasive Electrocardiol. 2018;23(6):e12538. DOI: 10.1111/anec.12538. PMID: 29726050.

  10. Mele D, Bertini M, Malagù M, et al. Current role of echocardiography in 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Heart Fail Rev. 2021;26(5):1069-1083. DOI: 10.1007/s10741-020-09930-y. PMID: 32060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