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 악성신생물 (질암)(Malignant Neoplasm of Vagina, C52)

산정특례 V193 — 암환자 등록일로부터 5년간 요양급여비용의 본인부담 5% 적용 (「암관리법」 및 국민건강보험 산정특례 규정)
성인기발현: 매우 높음 | ICD-10: C52
목차 (Table of Contents)
  1. 역사
  2. 원인
  3. 유전학
  4. 일반 역학
  5. 발생기전
  6. 증상
  7. 징후
  8. 선별 검사 방법
  9. 진단법
  10. 치료법
  11. 예후
  12. 예방법
  13. 참고문헌

1. 역사

원발성 질암(primary vaginal carcinoma)은 부인과 악성종양 중 가장 드문 종양 중 하나로, 역사적 기술이 풍부하지 않다. 20세기 초까지 질의 악성 병변은 대부분 자궁경부암 또는 외음부암의 2차 침윤으로 간주되었으며, FIGO(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Gynécologie et d'Obstétrique)는 1971년에 원발성 질암의 정의를 공식화하였다. 자궁경부 또는 외음부로부터 연속적으로 침윤된 경우, 또는 5년 이내에 자궁경부암 또는 외음부암을 진단받은 경우에는 원발성 질암에서 제외하는 기준을 마련하였다.

1971년 이전에는 원발성 질암에 대한 체계적인 임상 분류가 없었기 때문에 역사적 데이터의 해석이 복잡하다. 1971년 클리어셀 선암(clear cell adenocarcinoma)과 산전 디에틸스틸베스트롤(DES) 노출 사이의 연관성이 Herbst 등에 의해 보고되어 의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DES는 1940~1970년대 유산 예방 목적으로 사용된 합성 에스트로겐으로, 자궁 내 DES 노출 여아에서 질의 투명세포선암 발생 위험이 수십 배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후 DES 사용이 금지되면서 관련 암 발생은 대폭 감소하였다.

1980~1990년대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와 질 편평세포암의 병인론적 연관성이 규명되기 시작하였고,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상 세포진 소견 후 추적검사에서 질상피내종양(VaIN)이 발견되는 사례가 증가하였다. 2000년대 이후 분자 병리학 및 유전체 분석 기법의 발전으로 질암의 분자적 아형이 규명되기 시작하였으며, The Cancer Genome Atlas(TCGA) 프로젝트는 질암의 유전체 프로파일을 자궁경부암과 비교 분석하여 상당한 중복성을 보임을 보고하였다. 2025년 FIGO 및 국제 학술 단체는 "Cancer of the vagina: 2025 update"를 발표하여 최신 분자 병리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였다.

한국에서는 한국중앙암등록본부(KCCR) 데이터를 기반으로 1999~2019년 기간의 부인과암 발생 및 생존 추이가 발표되었으며, 질암은 전체 부인과암 중 가장 낮은 5년 생존율(56.6%)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 원인

원발성 질암의 주요 원인은 크게 HPV 감염 관련 경로와 비HPV 경로로 구분된다.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SCC)은 질암의 85~90%를 차지하며, 이 중 대다수는 고위험 HPV 감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HPV 감염

고위험 HPV(HR-HPV), 특히 HPV 16형과 18형은 질 편평상피내병변(HSIL/VaIN 2-3) 및 침윤성 질암 발생의 핵심 원인이다. VaIN에서 HPV 양성률은 약 91%, 침윤성 질 편평세포암에서 약 86%로 보고된다. HPV는 E6 단백을 통해 TP53을 분해하고, E7 단백을 통해 RB1을 불활성화하여 세포주기 조절에 실패를 유발함으로써 악성 전환을 촉진한다.

비HPV 위험인자

자궁경부암 또는 외음부암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HPV 관련 이차 병변 발생 위험이 높다. 면역억제 상태(HIV 감염,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는 HPV 지속감염 및 VaIN/질암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 치료 이후 질에 방사선 유발 악성변환이 발생할 수 있다. 질의 만성 자극(만성 질염, 자궁탈출 관련 질벽 손상) 및 흡연도 위험인자로 보고되어 있다.

선천성 위험인자(DES 노출)

자궁 내 DES 노출력이 있는 경우(1940~1971년 출생) 질의 투명세포선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현재 이 세대는 대부분 50대 후반 이상으로 고령화되었으나, 기저 위험 개념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기타 원인

드물게 흑색종(melanoma), 육종(sarcoma botryoides — 소아에서 발생하는 배아형 횡문근육종), 내분비종양, 림프종, 전이암(자궁, 직장, 방광, 난소에서의 전이)이 질에 발생할 수 있다.

3. 유전학

원발성 질암의 유전체 특성은 자궁경부암과 상당 부분 중복된다. HPV 양성 질암과 HPV 음성 질암은 각기 다른 분자적 특성을 보인다.

HPV 양성 질암의 분자적 특성

HPV E6 단백에 의한 TP53 분해가 핵심 기전으로, 별도의 TP53 체성 돌연변이는 드물다. PIK3CA 돌연변이(약 30~40%)가 가장 흔한 체성 돌연변이로 보고되며, PI3K/AKT/mTOR 경로의 활성화가 관찰된다. PTEN 결실 또는 비활성화는 PIK3CA 돌연변이와 함께 또는 독립적으로 PI3K 경로를 활성화한다. EGFR 증폭 및 과발현이 일부 질암에서 보고된다. KRAS 돌연변이는 드물지만 일부 선암에서 관찰된다.

HPV 음성 질암의 분자적 특성

TP53 체성 돌연변이(약 60~70%)가 매우 흔하며, 이는 HPV 음성 외음부암과 유사하다. HRAS 돌연변이도 HPV 음성 아형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된다. RB1 결실이나 CDKN2A 결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들 종양은 HPV 양성 아형과 비교하여 예후가 더 불량한 경향을 보인다.

염색체 이상 및 CNV

3q26 증폭(PIK3CA, SOX2, TP63)은 HPV 양성 편평세포암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된다. 3p 결실(FHIT 유전자), 11q 결실, 9p 결실(CDKN2A) 등이 보고된다. PD-L1(CD274) 과발현은 일부 질암에서 관찰되며,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의 잠재적 표적이 된다.

MMR 결함

미소위성 불안정성(MSI-H) 또는 불일치 수선 결함(dMMR)은 질암에서 비교적 드물게 관찰되나, dMMR 양성인 경우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치료에 반응 가능성이 있다.

투명세포선암의 유전적 특성

DES 관련 투명세포선암에서는 ARID1A 돌연변이가 보고되며, PIK3CA 돌연변이 및 TP53 돌연변이도 관찰된다. TCGA 분석에서 자궁내막암 투명세포형과 분자적으로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4. 일반 역학

원발성 질암은 부인과 악성종양 중 가장 드문 종양으로, 전체 부인과암의 약 1~2%를 차지한다. 자궁경부암이나 외음부암에서 질로의 2차 침윤과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세계 현황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8,000~20,000명이 원발성 질암으로 진단된다. 미국에서는 연간 약 1,000~1,200명이 진단되며, 부인과암의 약 1%에 해당한다. 진단 중앙 연령은 약 67세(범위 40~80세)로 폐경 후 여성에서 주로 발생한다. 편평세포암이 85~90%, 선암이 5~10%, 흑색종·육종 등 기타 조직형이 5% 미만을 차지한다.

한국 현황

한국에서 원발성 질암은 연간 100~200명 수준의 극히 드문 암으로, 부인과암 전체의 약 1% 미만이다. KCCR 1999~2019년 분석에서 질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AAPC)은 유의한 변동 없이 유지된 반면, 자궁경부암은 감소, 자궁체부암 및 난소암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질암의 5년 생존율은 56.6%로 주요 부인과암(자궁경부암 80.4%, 난소암 65.7%, 자궁체부암 84.4%, 외음부암 77.5%)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인종별 차이

미국에서 흑인 여성의 질암 발생률이 백인 여성보다 높으며, 이는 HPV 감염률 차이, 의료 접근성 차이, 검진율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분수치비고
세계 발생연간 ~18,000~20,000명부인과암의 약 1~2%
진단 중앙 연령67세주로 폐경 후 여성
한국 5년 생존율56.6%KCCR 1999~2019 데이터
편평세포암 비율85~90%대부분 HPV 관련
HPV 양성률(VaIN)91.2%HPV 16/18 주로
HPV 양성률(질 SCC)85.7%고위험 HPV 주도

5. 발생기전

원발성 질암의 발생기전은 HPV 의존적 경로와 HPV 비의존적 경로로 대별된다. 이 두 경로는 유전체 및 조직병리학적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HPV 의존적 경로

고위험 HPV(주로 HPV 16)가 질 편평세포에 감염된 후 바이러스 게놈이 숙주 염색체에 통합(integration)된다. E6 단백은 E6AP 유비퀴틴 리가아제와 결합하여 TP53 단백을 분해함으로써 DNA 손상 시 세포자멸사(apoptosis) 방지 기능을 무력화한다. E7 단백은 pRb(Retinoblastoma 단백)에 결합하여 E2F 전사인자를 해리시키고, 이를 통해 세포주기 G1/S 체크포인트가 해제되어 비정상적인 세포증식이 촉진된다. HPV 감염은 먼저 경증 편평상피내병변(LSIL, 구분류 VaIN 1)을 유발하고, 이후 지속감염 및 면역 저하 상태에서 고등급 편평상피내병변(HSIL, VaIN 2-3)으로 진행한 후 침윤성 암으로 발전한다. 자궁경부 LEEP(Loop Electrosurgical Excision Procedure) 또는 원추절제 이후 질 개구부에 남은 HPV 감염 상피에서 VaIN이 발생하는 것도 중요한 기전이다.

HPV 비의존적 경로

고령 여성에서 발생하는 HPV 음성 질암은 만성 자극이나 위축성 질염 배경에서 TP53 체성 돌연변이를 통해 악성 변환이 이루어진다. 이 경로에서는 HRAS 활성화 돌연변이, RB1 결실, CDKN2A 결실 등이 특징적으로 관찰된다. 방사선 조사 후 악성 변환의 경우, 이중가닥 DNA 파손이 게놈 불안정성을 유발하여 다양한 유전자 이상이 축적된다.

선암(Adenocarcinoma)의 발생기전

DES 노출 관련 투명세포선암은 자궁 내 DES에 의한 발생기 에스트로겐 과잉 자극이 질 선조직(adenosis)을 형성하고, 이 선조직에서 악성 변환이 일어나는 것으로 이해된다. DES 비관련 선암의 경우 내분비 자극 및 ARID1A 등의 유전자 변이가 관여한다고 추정된다. 중신관(Wolffian duct) 잔류물에서 기원하는 선암도 드물게 보고된다.

6. 증상

원발성 질암의 증상은 종종 비특이적이며,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과정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주요 증상

증상 발현 시기는 종양의 위치, 크기, 침윤 깊이, 조직형에 따라 다양하다. 질의 상부 1/3에서 발생한 암은 하부 1/3보다 더 일찍 자궁경부나 방광에 침윤하는 경향이 있다.

7. 징후

신체검진 및 부인과 검진에서 다음과 같은 소견이 관찰될 수 있다.

부인과 검진 소견

골반 침윤 징후

전이 징후

8. 선별 검사 방법

현재 원발성 질암에 대한 공인된 국가 선별검사 프로그램은 없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과정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어 질암이 진단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는 사실상의 기회 포착(opportunistic detection) 역할을 한다.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Pap smear)

자궁경부 세포진 또는 액상 세포진(LBC) 검사에서 ASC-H(비정형 편평세포, HSIL 배제 불가), HSIL, AGC(비정형 선세포) 등 이상 소견이 나타나면 질확대경(colposcopy) 검사로 이어진다. 자궁절제술 이후에도 질 세포진 검사를 지속하는 것이 권고되며, 특히 HPV 관련 질환이나 자궁경부암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 중요하다.

질확대경(Colposcopy)

질확대경 검사에서 질 상피에 초산 백색 변화(acetowhitening) 또는 모자이크(mosaic), 점상(punctation) 패턴이 관찰되면 VaIN 또는 초기 침윤암을 의심하고 생검을 시행한다. 요오드 용액(Schiller 검사)에서 요오드 비착색 부위를 표적 생검한다.

고위험군 감시

9. 진단법

조직학적 진단

최종 진단은 조직생검을 통한 병리조직학적 확진이다. 질확대경 유도하 표적 생검이 가장 정확하며, 육안적으로 명확한 병변의 경우 직접 생검이 가능하다. 미만성 병변의 경우 사중 생검(four-quadrant biopsy)을 시행한다.

영상 검사

FIGO 병기 분류(2021)

병기정의
I기종양이 질벽에 국한
II기종양이 질벽을 넘어 골반벽까지 침윤, 단 골반벽에 도달하지 않음
III기종양이 골반벽에 도달 및/또는 하부 1/3 질 침윤 및/또는 수신증/무기능성 신장
IVA기방광 점막 또는 직장 점막 침윤 및/또는 소골반 외 직접 침윤
IVB기원격전이

병리학적 분류

10. 치료법

질암의 치료는 병기, 종양 위치(상부 vs. 하부 질), 크기, 조직형, 환자의 전신 상태 및 수술 가능성에 따라 개별화된다.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Radiation Therapy)

대부분의 질암에서 방사선 치료가 1차 치료 또는 수술 보조 치료로 활용된다.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CCRT)

자궁경부암의 표준 치료에 준하여 시스플라틴 40 mg/m² 주1회 투여와 골반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CCRT가 국소진행 질암의 표준 치료로 권고된다. NCDB 8,222명 분석에서 CCRT군 중앙 OS 56개월 대 방사선 단독군 41개월로 유의한 생존 이득이 확인되었다(6.9% 절대 개선).

전신 항암화학요법

VaIN 치료

11. 예후

질암의 예후는 진단 병기와 치료 방법에 의해 크게 좌우되며, 전반적인 예후는 다른 부인과암보다 불량한 편이다.

병기별 원인특이 생존율

FIGO 병기5년 원인특이 생존율10년 원인특이 생존율
I기96%96%
II기75%68%
III기69%64%
IVA기53%53%
한국 전체(1999~2019)56.6%—

예후인자

12. 예방법

HPV 예방접종

고위험 HPV에 의한 질암의 상당 부분은 HPV 백신 접종으로 예방 가능하다. 한국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서는 2016년부터 만 12세 여아에게 HPV 2가 또는 4가 백신 2회 접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접종률이 약 74%에 달한다. 9가 HPV 백신(가다실9)은 7가지 암 관련 HPV 아형(16, 18, 31, 33, 45, 52, 58)을 예방하며, 더 광범위한 보호 효과가 기대된다.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의 지속적 시행

자궁절제술 이후에도 HPV 감염이나 자궁경부암 과거력이 있는 경우 질 세포진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함으로써 VaIN 및 초기 질암을 발견할 수 있다. ESGO/ISSVD/EFC 합의 지침에서는 VaIN 2+ 치료 후 6개월 간격으로 세포진 + HPV 검사를 2년간 시행하고, 이후 연 1회 시행을 권고한다.

위험인자 관리

VaIN 조기 치료

VaIN 2~3(HSIL)을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침윤성 질암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자연 소실이 기대되는 VaIN 1 환자도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13. 참고문헌

  1. Adams TS, et al. Cancer of the vagina: 2025 update. Int J Gynecol Obstet. 2025. doi:10.1002/ijgo.70325
  2. Kim M, et al. Incidence and survival of gynecologic cancer including cervical, uterine, ovarian, vaginal, vulvar cancer and GTN in Korea, 1999-2019: KCCR. Obstet Gynecol Sci. 2023;66(6):545-554. PMC10663396
  3. Lagana AS, et al. Vaginal Intraepithelial Neoplasia (VaIN): A Retrospective Cohort Analysis. PMC12347765. 2025.
  4. ESGO/ISSVD/ECSVD/EFC Consensus Statement on Management of VaIN. PMC10026974. 2023.
  5. Hiniker SM, et al. Concurrent Chemoradiation for Vaginal Cancer. PMC3676389. Pract Radiat Oncol. 2013.
  6. Frank SJ, et al. Definitive Radiation Therapy for Primary Vaginal Carcinoma. Int J Radiat Oncol Biol Phys. 2014;89(3):648-657.
  7. Korean Society of Gynecologic Oncology.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Cervical Cancer. PMC10948982. 2024.
  8. Cancer Statistics in Korea: Incidence, Mortality, Survival, and Prevalence in 2023. Cancer Res Treat. 2026. PMC13093029.
  9. HPV Genotyping in VaIN and Vaginal SCC. PMC8267732. Cancers. 2021.
  10. Predicted Cervical Cancer Prevention: Impact of National HPV Vaccination Program in South Korea. Cancer Res Treat. 2024. PMC1126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