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체부암(corpus uteri cancer), 특히 자궁내막암(endometrial carcinoma)은 자궁 내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상피종양이다. 자궁내막암의 임상적 역사는 20세기 초부터 본격적으로 기술되기 시작하였다. 1900년대 초 자궁내막 소파술(D&C)이 진단 방법으로 도입되면서 자궁내막 병변의 조직학적 진단이 가능해졌다.
1947년 게르트루드 디어링(Diering) 등이 자궁내막암과 에스트로겐 노출의 관계를 최초로 제안하였고, 1975년 Ziel과 Finkle은 접합되지 않은 에스트로겐(unopposed estrogen) 노출이 자궁내막암 위험을 약 5~8배 증가시킨다는 역학 연구를 발표하여 I형(에스트로겐 의존형) 자궁내막암의 병인 개념을 확립하였다. 이를 계기로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ERT)에 프로게스틴을 추가하는 복합 호르몬 요법이 표준으로 전환되었다.
1983년 보크만(Bokhman)은 자궁내막암을 I형(에스트로겐 의존적, 자궁내막모양 조직형, 예후 양호)과 II형(비에스트로겐 의존적, 장액성/투명세포형, 예후 불량)으로 이분류하는 개념을 제안하였다. 이 이분류 체계는 수십 년간 임상 및 연구의 틀로 사용되었다.
2013년 The Cancer Genome Atlas(TCGA) 연구 컨소시엄은 자궁내막암의 포괄적 유전체 분석을 통해 4가지 분자 아형(POLE극돌연변이형, MSI-H/dMMR형, NSMP형, p53이상형)을 규명하였다. 이 분류는 기존의 조직학적 이분법보다 예후 예측에 더 우월함이 입증되어, 2023년 FIGO는 개정된 병기 체계에 분자 분류를 통합(FIGO 2023m)하는 역사적 전환을 단행하였다. 2023년 FIGO 병기 체계는 POLEmut, MMRd, NSMP, p53abn 분자 아형을 해부학적 병기와 함께 표기하도록 권고한다.
치료 측면에서는 1988년 GOG-99 임상시험이 수술 후 방사선 치료의 역할을 정립하였고, 2019년 PORTEC-3는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항암화학방사선 병합요법의 우월성을 보고하였다. 2022년 KEYNOTE-775(Study 309)는 lenvatinib + pembrolizumab 병합이 재발성 자궁내막암에서 화학요법 대비 생존 이득을 입증하여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자궁내막암 발생률이 서구화된 식이 패턴, 비만 유병률 증가와 함께 1999년 ASR 2.38에서 2018년 7.29로 3배 이상 증가하는 급격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2. 원인
자궁내막암의 원인은 두 가지 병인론적 유형에 따라 상이하다.
I형 자궁내막암(에스트로겐 의존형)의 위험인자
비만: 지방조직에서 안드로스테네디온이 에스트론으로 전환되어 접합되지 않은 에스트로겐이 지속적으로 자궁내막에 작용한다. BMI ≥30 시 자궁내막암 위험 약 2~4배 증가
폐경 후 에스트로겐 단독 호르몬 요법: 프로게스틴 없이 에스트로겐만 투여할 경우 위험 5~10배 증가
다낭성 난소증후군(PCOS): 만성 무배란으로 인한 에스트로겐 지속 자극
당뇨병/인슐린 저항성: 인슐린과 IGF-1 경로가 자궁내막세포의 증식을 자극. 당뇨병 환자에서 약 2배 위험 증가
무배란: 초경 조기, 폐경 지연, 미분만(nulliparity)
타목시펜(tamoxifen) 복용: 유방암 치료에 사용하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가 자궁내막에서 부분적 에스트로겐 작용제로 작용하여 자궁내막암 위험 약 2~7배 증가
에스트로겐 분비 난소 종양: 과립막세포종(granulosa cell tumor) 등
II형 자궁내막암(비에스트로겐 의존형)의 원인
장액성 자궁내막암(serous EEC), 투명세포암(clear cell carcinoma), 암육종(carcinosarcoma) 등이 포함되며, 에스트로겐과의 관계가 불명확하다. TP53 돌연변이, HER2 증폭, p53abn 분자 아형과 연관된다. 고령, 폐경 후 발생이 특징적이다.
유전성 위험인자
린치 증후군(Lynch syndrome,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 MLH1, MSH2, MSH6, PMS2 등 DNA 불일치 수선(MMR) 유전자의 생식세포 돌연변이로, 자궁내막암이 린치 증후군 환자에서 가장 흔한 부인과암이다. 린치 증후군 여성의 평생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은 약 25~60%이다. PTEN 과오증(PTEN hamartoma tumor syndrome, Cowden syndrome)에서도 자궁내막암 위험이 높다.
3. 유전학
TCGA(2013)의 자궁내막암 유전체 분석은 4가지 분자 아형을 규명하였으며, 이는 2023 FIGO 병기 체계에 통합되었다.
FIGO 2023 분자 아형
분자 아형
특성
예후
비율(%)
POLEmut (POLE 초돌연변이형)
POLE 교정 도메인 병원성 돌연변이, 초돌연변이(수천 mut/Mb), MSS
매우 양호(5년 OS ~100%)
~5~7%
MMRd (dMMR/MSI-H)
MLH1 프로모터 메틸화 또는 MMR 유전자 돌연변이, MSI-H
양호~중간
~25~30%
NSMP (No Specific Molecular Profile)
POLE 야생형, MSS, p53 야생형. 주로 자궁내막형 조직. CTNNB1 돌연변이 빈발
중간
~50%
p53abn (p53 이상형)
TP53 병원성 돌연변이, 복잡 염색체 이상, 주로 장액성/투명세포/고등급
불량
~15~20%
주요 체성 돌연변이
PTEN: 자궁내막모양암의 약 50~80%에서 결실 또는 돌연변이. 가장 흔한 체성 유전자 이상
PIK3CA: 약 30~40% (PTEN과 함께 PI3K/AKT/mTOR 경로 활성화)
KRAS: 약 15~25% (자궁내막모양암에서)
CTNNB1(β-catenin): 약 25~40% (자궁내막모양암, NSMP 아형)
ARID1A: 약 30% (자궁내막모양암에서 SWI/SNF 복합체 구성 유전자)
TP53: 장액성암 및 p53abn 아형의 90% 이상에서 돌연변이
ERBB2(HER2): 장액성암에서 약 15~30% 증폭. HER2 양성 장액성 자궁내막암에 대한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임상시험 진행 중
FGFR2: 자궁내막모양암의 약 10~15%에서 활성화 돌연변이
린치 증후군 관련 MMR
생식세포 MMR 유전자 돌연변이(MLH1, MSH2, MSH6, PMS2)는 자궁내막암에서 면역조직화학(IHC) 또는 MSI PCR로 검사한다. 모든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MMR 검사(보편적 선별)를 시행하도록 ASCO, ESGO 가이드라인이 권고한다.
4. 일반 역학
자궁체부암(대부분 자궁내막암)은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부인과암이다. 서구화된 식이 패턴, 비만 유병률 증가, 출산율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계 현황
자궁내막암은 선진국에서 가장 흔한 부인과암으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41만 7천 명이 신규 진단된다. 서유럽·북미에서 발생률이 높고, 동아시아에서도 급증 추세다.
한국 현황
한국에서 자궁내막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ASR)은 1999년 2.38/10만에서 2018년 7.29/10만으로 3배 이상 증가하였다. 2010년 5.6/10만에서 2019년 8.8/10만으로 급증하였으며, 여성 악성종양 중 7위를 차지한다. 5년 생존율은 전체적으로 약 84.4%(조직형에 따라: 자궁내막모양 90.9%, 장액성 55.0%, 투명세포형 68.5%)로 보고된다. 진단 중앙 연령은 약 55~60세이며, 폐경 전후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구분
수치
비고
한국 ASR(1999년)
2.38/10만 여성
KCCR 데이터
한국 ASR(2018년)
7.29/10만 여성
3배 이상 증가
한국 5년 생존율(자궁내막모양형)
90.9%
KCCR 기반 추적
한국 5년 생존율(장액성)
55.0%
고위험 조직형
전 세계 신규 진단(2020)
약 417,000명
부인과암 1위(선진국)
진단 중앙 연령(한국)
55~60세
폐경 전후 발생 증가
5. 발생기전
I형 자궁내막암의 발생기전(에스트로겐 의존적)
에스트로겐이 자궁내막 세포의 에스트로겐 수용체(ER)에 결합하면 세포 증식 관련 유전자(MYC, CCND1, EGFR 등)의 전사가 활성화된다. 프로게스틴이 없는 상태에서 에스트로겐의 지속적 자극은 자궁내막 증식증(endometrial hyperplasia) → 비정형 자궁내막 증식증(AEH) → I형 자궁내막암으로의 다단계 진행을 유발한다. PTEN 결실이 초기 변화로 나타나며, 이후 PIK3CA 돌연변이, KRAS 돌연변이, CTNNB1 돌연변이, MMR 결함이 순차적으로 축적된다.
비만에서는 지방세포의 아로마타제에 의해 안드로스테네디온이 에스트론(E1)으로 전환되어 순환 에스트로겐이 증가한다. 또한 비만은 SHBG(성호르몬 결합 글로불린) 감소로 유리 에스트로겐 농도를 높이고, 인슐린-IGF-1 경로를 통한 자궁내막세포 증식을 촉진한다. 렙틴 과잉과 아디포넥틴 결핍도 자궁내막 악성화에 기여한다.
II형 자궁내막암의 발생기전(비에스트로겐 의존적)
장액성 자궁내막 상피내암(serous endometrial intraepithelial carcinoma, sEIC)에서 시작하여 침윤성 장액성 자궁내막암으로 진행한다. TP53 돌연변이가 초기의 핵심 사건으로, 이후 PIK3CA 돌연변이, FBXW7 돌연변이, HER2 증폭 등이 추가된다. 이들 종양은 자궁내막위축(endometrial atrophy) 배경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복잡 염색체 이상(CNV-high)이 특징적이며, TCGA 분류의 p53abn 아형에 해당한다.
POLE 초돌연변이 경로
POLE 유전자(DNA 중합효소 ε의 교정 도메인)의 병원성 돌연변이는 DNA 복제 시 교정 기능이 소실되어 초당돌연변이(수백~수천 mut/Mb)를 유발한다. 이는 면역원성 네오항원(neoantigen) 생성을 극대화하여 강력한 종양 내 면역 반응을 유발하며,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 예후를 보인다(5년 OS ~100%). POLE 돌연변이는 역설적으로 고등급 형태학적 소견(고등급 자궁내막모양암, FIGO grade 3)을 보이더라도 예후가 매우 양호하다.
6. 증상
자궁체부암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비정상 자궁출혈이며, 이는 조기 발견의 핵심 단서가 된다.
주요 증상
폐경 후 질출혈(PMB): 폐경 후 여성에서 자궁출혈은 자궁내막암이 배제될 때까지 즉각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폐경 후 출혈 환자의 약 10~15%에서 자궁내막암이 확인된다.
비정상 자궁출혈(AUB): 폐경 전 여성에서 과다월경(menorrhagia), 비주기적 출혈(metrorrhagia), 월경간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수양성 질 분비물: 농성 또는 혈액성 분비물이 동반될 수 있으며, 종양 괴사 시 악취가 나타날 수 있다.
골반통/하복부 통증: 자궁 근층 침윤 또는 주변 조직 침윤 시 발생한다. 하복부 경련통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자궁경관 협착 관련 증상: 자궁경관이 종양이나 치료로 인해 막힌 경우 혈성 분비물이 자궁 내에 고여(혈자궁, hematometra) 하복부 팽만 및 통증이 발생한다.
진행 시 증상: 복부 팽만(복수, 장 전이), 체중감소, 피로, 림프부종
7. 징후
신체검진 소견
자궁 크기 증가: 이중합진 시 자궁이 정상보다 크게 만져질 수 있다. 초기 자궁내막암에서는 정상 크기인 경우도 흔하다.
자궁압통: 자궁경관 협착 시 또는 자궁근층 침윤 시 압통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부속기 종괴: 난소 전이 또는 자궁내막암의 직접 침윤 시 부속기에 종괴가 만져질 수 있다.
복수: 복막 전이 시 복수가 형성되며 복부 팽만과 이동 탁음(shifting dullness)이 나타난다.
서혜부·골반 림프절 비대: 진행된 병기에서 관찰
부인과 검진 소견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에서 비정형 자궁내막세포(atypical endometrial cells, AEC)가 드물게 관찰될 수 있으나, 자궁내막암의 진단에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자궁경관 소파술(ECC)에서 비정형 세포가 확인될 수 있다.
8. 선별 검사 방법
자궁내막암에 대한 공인된 일반 인구 대상 선별검사 프로그램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자궁내막암이 초기 증상(비정상 출혈)이 뚜렷하여 증상 기반 진단이 비교적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고위험군 감시
린치 증후군: MMR 생식세포 돌연변이 확인 여성에서 매년 자궁내막 조직 생검 또는 경질 초음파 시행을 고려한다. 35세 또는 출산 완료 후 예방적 자궁절제술 + 양측 난관난소절제술을 논의한다.
타목시펜 복용 유방암 환자: 비정상 질출혈 시 즉각적인 자궁내막 평가. 일상적 선별 초음파는 권고하지 않는다.
폐경 후 여성: 폐경 후 비정상 출혈은 자궁내막암이 배제될 때까지 즉시 평가가 필요하다.
비만/PCOS/당뇨병 여성: 월경 불규칙 또는 비정상 출혈 시 적극적인 자궁내막 평가를 고려한다.
경질 초음파(TVS)
폐경 후 여성에서 자궁내막 두께 ≥4~5 mm는 자궁내막 평가의 적응증이다. 그러나 정상 자궁내막 두께 기준은 호르몬 요법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경질 초음파는 선별 도구보다는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된다.
9. 진단법
자궁내막 조직 채취
자궁내막 흡인 생검(Pipelle biopsy): 외래에서 시행 가능한 초기 평가 방법. 민감도 약 80~90%(폐경 후), 56~68%(폐경 전). 음성 결과에서도 증상이 지속되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자궁 경관 및 자궁내막 소파술(D&C): 흡인 생검이 불가능하거나 결과가 불충분할 때 시행. 자궁경하에서 시행하면 정확도가 향상된다.
자궁경하 생검(Hysteroscopy + biopsy): 자궁내막 병변의 직접 관찰 및 표적 생검이 가능하다. 자궁경부 협착이나 Pipelle 생검 실패 시 유용하다.
영상 검사
경질 초음파(TVS): 자궁내막 두께 측정, 자궁내막 에코 패턴 이상 평가
MRI(골반): 자궁근층 침윤 깊이(50% 미만 vs. 50% 이상), 자궁경부 기질 침윤, 림프절 상태 평가에 탁월. 수술 계획 수립의 필수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