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기저부의 악성신생물 (설근부암)(Malignant neoplasm of base of tongue)

목차 및 주요 내용
항목내용
A. 분류 코드ICD-10: C01  |  산정특례: V193 (암환자 등록일로부터 5년간 해당 상병으로 진료 시 본인부담 5%)
B. 동의어설근부암, 혀뿌리암, 구강기저암; Base of tongue carcinoma, BOT cancer, Tongue base squamous cell carcinoma, Posterior tongue carcinoma
C. 성인기 발현성인기에 최초로 발현할 가능성 매우 높음 — 대부분 40~70대에 진단되며, HPV 양성의 경우 비교적 젊은 40~50대 남성에서도 발생
1. 역사17세기 이후 외과적 절제 시도, 19세기 Billroth·von Langenbeck의 광범위 설절제술 체계화, 20세기 방사선·화학요법 병합, TORS 도입으로 현대적 치료 완성
2. 원인HPV-16 감염(주요 원인), 흡연, 음주, 구강위생 불량, 면역억제, 방향족 탄화수소 노출 등 다요인 위험인자
3. 유전학HPV+ 아형: E6/E7 매개 p53·Rb 불활성화, PIK3CA·TRAF3 변이; HPV– 아형: TP53·CDKN2A·FAT1·NOTCH1 체세포 돌연변이, EGFR 과발현
4. 일반 역학전 세계 구인두암 발생 증가 추세, 한국 두경부암 연간 약 3,000건, 남성 우세(3:1), 40~70대 집중
5. 발생기전다단계 발암과정, EGFR·PI3K/AKT/mTOR·Wnt·Notch 신호 이상, 종양미세환경 면역억제, HPV E6/E7 종양단백 기전
6. 증상초기: 연하이물감·인후불편감, 진행: 연하곤란·이통(반사통)·발성장애·체중감소·경부종괴, 말기: 기도폐쇄
7. 징후경부림프절 비대(70% 이상), 혀 고정, 개구장애(pterygoid 침범), 뇌신경(IX·X·XII) 마비, 내시경상 종괴
8. 선별 검사 방법국가암검진(구강암 시각검사), 고위험군 정기 내시경, 구강 HPV-DNA 검사(연구용), 음주·흡연자 주기적 두경부 검진
9. 진단법CT·MRI·PET-CT, 범내시경(panendoscopy), 조직생검, 조직병리(편평세포암 주류), p16/HPV 검사, AJCC 8판 TNM 병기(HPV별 별도 분류)
10. 치료법수술(TORS·개방절제), IMRT/VMAT 방사선(66~70 Gy), 동시항암화학방사선(cisplatin 100 mg/m²), cetuximab, pembrolizumab·nivolumab(재발/전이), MDT 접근
11. 예후HPV+ 5년 생존율 80% 이상, HPV– 40~50%; 병기별 편차 크며 조기 발견·HPV 상태·절제 변연이 핵심 예후인자
12. 예방법HPV 9가 백신, 금연·절주, 구강위생 관리, 구강 정기검진, 고위험군 조기 발견 프로그램
13. 참고문헌Bray F et al. Global cancer statistics 2022. CA Cancer J Clin. 2024 ... 외 9개 논문

1. 역사

혀 기저부(설근부) 암에 대한 의학적 인식은 구강암 전체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의사들은 혀의 궤양성 병변을 기록하였으나, 악성종양으로서의 체계적 개념은 근대 이후에야 확립되었다. 17세기 유럽에서는 구강 내 종양에 대한 외과적 절제 시도가 산발적으로 보고되었으며, 18세기 말에 이르러 턱뼈와 혀를 포함하는 복합 절제술의 원형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19세기 중반은 두경부 종양외과 역사에서 획기적인 시기이다. 오스트리아의 외과의 Theodor Billroth와 독일의 von Langenbeck은 각각 광범위 설절제술(glossectomy)을 체계화하였고, 설근부를 포함한 구강저·인두 종양의 수술적 치료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 시기의 수술은 마취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생존율이 향상되었지만, 재건술 없이 시행되어 심각한 기능 손상이 동반되었다.

20세기 초 Wilhelm Conrad Röntgen의 X선 발견(1895)과 Marie Curie의 방사성 동위원소 연구는 방사선치료의 도입을 이끌었다. 1920~1940년대에 구강·인두암에 대한 방사선 단독치료 또는 수술 병행요법이 활발히 시도되었고, 브라키테라피(근접방사선치료)가 설근부암에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1960~1970년대에는 cisplatin 등 항암제가 도입되어 화학방사선 병행요법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1990년대 이후 HPV(인유두종바이러스)와 구인두암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설근부암의 역학과 병인론은 근본적으로 재정의되었다. 2000년대 초 Gillison 등의 연구는 HPV-16이 구인두암의 독립적 위험인자임을 입증하였고, 이는 2017년 AJCC 8판에서 HPV 양성·음성 구인두암에 대한 별도의 병기 체계 수립으로 이어졌다.

21세기에는 경구강 로봇수술(TORS, Transoral Robotic Surgery)과 경구강 레이저미세수술이 도입되어 설근부암의 최소침습 수술이 가능해졌다. 동시에 IMRT(세기조절방사선치료)와 면역항암제(pembrolizumab, nivolumab)의 임상 도입이 치료 성적을 크게 향상시켰다. 한국에서는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두경부암 다학제 진료(MDT) 체계가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되었으며, 한국두경부종양학회가 국내 진료지침을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있다.


2. 원인

설근부암은 단일 원인이 아닌 복수의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요인 질환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주요 위험인자는 바이러스 감염, 흡연, 음주, 면역 상태, 구강위생, 직업적 노출 등이다.

HPV 감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특히 HPV-16형은 설근부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부상하였다. 서구에서는 구인두암의 60~80%가 HPV와 관련되며, 이 비율은 한국에서도 증가 추세에 있다. HPV-16에 대한 구강 감염은 구인두암 발생 위험을 약 15배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HPV 양성 설근부암은 주로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구강성교 파트너 수가 많을수록 위험이 증가한다.

흡연 및 음주

담배 연기에 포함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니트로사민, 벤조피렌 등의 발암물질은 구강점막 DNA에 직접 손상을 유발한다. 흡연은 HPV 음성 설근부암의 핵심 위험인자로, 흡연량(갑년)에 비례하여 위험도가 증가한다. 음주, 특히 에탄올의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DNA 가닥 절단과 메틸화 이상을 초래하며, 흡연과 음주의 복합 노출은 상승적 발암 효과를 나타낸다.

면역억제 및 기타

장기 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 HIV 감염에 의한 면역결핍은 HPV 지속 감염 및 구강암 발생 위험을 수배 증가시킨다. 구강위생 불량, 만성 기계적 자극(불량 보철물 등), 영양 결핍(비타민 A·C·E 부족) 등도 보조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베텔너트(빈랑) 씹기는 동남아시아권에서 중요한 위험인자이나 한국에서는 드물다.


3. 유전학

설근부암의 분자유전학적 이해는 HPV 양성(HPV+)과 HPV 음성(HPV–) 아형 간의 근본적인 차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두 아형은 임상적·예후적으로 상이할 뿐 아니라, 발생 기전과 주요 유전자 변이 스펙트럼도 판이하다.

HPV 양성 아형의 분자 특성

HPV가 숙주 세포 게놈에 통합(integration)되면 바이러스 종양단백 E6와 E7이 과발현된다. E6 단백은 E3 유비퀴틴 리가제(E6AP)와 복합체를 형성하여 TP53를 분해·불활성화하고, E7 단백은 Rb(retinoblastoma) 단백에 결합하여 세포주기 G1/S 체크포인트를 해제한다. 이로 인해 p16(CDKN2A)이 반응성으로 과발현되어, p16 면역조직화학 양성이 HPV 감염의 대리 표지자로 활용된다. HPV+ 종양에서는 PIK3CA 돌연변이(25~50%)가 흔하며, TRAF3 결실과 E2F1 증폭이 특징적이다. FGFR 경로 변이도 확인된다.

HPV 음성 아형의 분자 특성

HPV 음성 설근부암은 흡연·음주 노출에 의한 체세포 돌연변이 누적이 주도한다. TP53 변이(60~80%), CDKN2A 결실, FAT1(세포부착 조절 카드헤린), NOTCH1, CASP8 돌연변이가 10% 이상 빈도로 관찰된다. EGFR 과발현이 두드러지며, KMT2D·NSD1 등 에피게놈 조절 유전자의 변이도 흔하다.

유전성 증후군

Fanconi 빈혈(FANCA, FANCC 등 변이)은 두경부 편평세포암 발생 위험을 수십 배 높인다. Li-Fraumeni 증후군(TP53 생식세포 변이)과 BRCA2 변이 보인자도 두경부암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

약물유전체학

EGFR 과발현은 cetuximab 감수성의 예측 인자로 연구되어 왔으나, 발현 수준 단독으로는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다. PD-L1 CPS(combined positive score)는 pembrolizumab 1차 치료 적응증 판단에 활용되며, CPS ≥1 또는 CPS ≥20에서 임상적 이득이 확인된다. TMB(종양돌연변이부담)도 면역항암제 반응 예측 지표로 연구 중이다.


4. 일반 역학

설근부암은 구인두암의 주요 아형으로, 전 세계적으로 구인두암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속에 주목받고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의 GLOBOCAN 자료에 따르면, 구인두암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00,000건 이상 발생하며, HPV 관련 구인두암은 특히 북미·북유럽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한국 역학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구강 및 구인두 관련 두경부암은 연간 약 3,000~4,000건이 신규 발생하며, 이 중 구인두암(편도·설근부·연구개 등)은 증가 추세이다. 1999년부터 2012년 사이 한국의 두경부암 발생 동향 분석에서 구강설암, 대타액선암, 편도암, 하인두암의 발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였음이 보고되었다. 2001~2021년 한국 구강암 역학 분석에서 혀암(설암) 발생은 남녀 모두 증가하였고, 특히 45세 이하 여성에서 연간변화율(APC)이 6.13%로 두드러졌다.

성별·연령 분포

설근부암은 남성에서 여성보다 약 3~4배 높은 발생률을 보이며, 주로 40~70대에 집중된다. HPV 양성 설근부암은 비흡연·비음주 남성의 40~60대에서 증가하는 특징적 역학 패턴을 보인다. 지리적으로는 도시 지역, 특히 서울·경기 권역에서 발생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지역별 변이

흡연율이 높은 동남아시아·동유럽에서는 HPV 음성 구강암이 우세한 반면, 북미·북유럽에서는 HPV 양성 구인두암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HPV 양성 비율이 서구에 비해 낮으나, 최근 성문화 변화와 함께 HPV 양성 구인두암 비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5. 발생기전

설근부암은 정상 편평상피에서 암으로의 다단계 발암(multistep carcinogenesis) 과정을 거쳐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암 억제 유전자의 불활성화와 암 유전자의 활성화가 순차적으로 또는 동시에 일어난다.

HPV 매개 발암 기전

HPV-16이 구강점막의 기저세포(basal cell) 또는 편도 움(tonsillar crypt) 점막에 감염되면, 바이러스 DNA가 숙주 게놈에 통합된다. 통합 이후 바이러스 종양단백 E6와 E7이 지속적으로 발현된다. E6는 p53 단백을 분해하여 DNA 손상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고, E7은 Rb 단백에 결합하여 E2F 전사인자를 해방시켜 세포주기 G1→S 진행을 촉진한다. 이로 인해 p16(CDKN2A)이 반응성 과발현되어 p16 면역조직화학 검사가 HPV 양성의 대리 표지로 활용된다.

주요 신호 전달 경로

EGFR 경로: 두경부 편평세포암의 80~90%에서 EGFR이 과발현되며, MAPK/ERK 및 PI3K/AKT 하위 경로를 통해 세포 증식·생존·침윤이 촉진된다. PI3K/AKT/mTOR 경로: PIK3CA 돌연변이·증폭 또는 PTEN 소실로 활성화되며, 단백질 합성과 세포 성장을 촉진한다. Wnt/β-catenin 경로: β-catenin 핵내 축적을 통해 증식 관련 유전자(Cyclin D1, c-Myc) 발현을 증가시킨다. Notch 경로: NOTCH1 기능 소실 변이가 두경부암에서 종양억제자로 작용하는 역설적 역할도 관찰된다.

종양미세환경(TME)

설근부암의 TME는 면역억제 사이토카인(TGF-β, IL-10), 조절 T세포(Treg), 골수유래억제세포(MDSC)가 풍부하여 항종양 면역반응을 억제한다. HPV 양성 종양은 CD8+ 종양침윤림프구(TIL)가 더 풍부하고 PD-L1 발현이 높아 면역항암제에 더 민감한 경향이 있다. 종양 혈관신생(VEGF 매개)도 국소 침윤과 원격 전이에 기여한다.


6. 증상

설근부암은 발생 위치상 구강 내 직접 관찰이 어렵고,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혀 기저부에는 자유신경말단이 적어 통증 발생이 늦고, 이로 인해 상당수 환자가 진행 병기로 발견된다.

초기 증상

초기에는 인후부 이물감, 가벼운 연하불편감, 지속적인 인후 자극감이 주로 나타난다. 환자들은 이를 단순 인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으로 오인하여 수개월간 방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간헐적인 가래 또는 구강 내 경미한 출혈이 동반될 수 있다.

진행 증상

종양이 커지면서 연하곤란(dysphagia)과 연하통(odynophagia)이 뚜렷해지며, 심한 경우 고형 음식 섭취가 불가능해진다. 반사성 이통(referred otalgia)은 설인두신경(CN IX)의 Jacobson 고실신경을 통한 반사 통증으로, 삼차신경 영역 통증 없이 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설근부암을 의심해야 한다. 성대 마비 없이도 발생하는 쉰 목소리(hoarseness) 또는 연구개음(hot potato voice)이 나타날 수 있다.

말기 증상

종양이 외측 인두벽 또는 저작근(pterygoid muscle)을 침범하면 개구장애(trismus)가 발생한다. 혀 심부 근육 침윤 시 혀 고정(tongue fixation)으로 발음과 저작이 심각하게 손상된다. 경부림프절 전이로 인한 경부 종괴가 첫 증상으로 발현되는 경우도 30% 이상에서 보고된다. 기도 근접 부위 침범 시 호흡곤란, 기도폐쇄가 나타날 수 있으며, 전신 증상으로 체중감소, 피로가 동반된다.


7. 징후

설근부암의 신체검사 소견은 병기에 따라 다양하며, 후두내시경 또는 구강인두 간접검사가 필수적이다.

구강 및 인두 소견

직접 구강 시진만으로는 설근부 종양을 확인하기 어려우나, 혀를 전방으로 내밀게 한 후 설압자로 누르면서 설근부를 관찰하거나, 굴곡 후두내시경(flexible laryngoscope)으로 이상(이상) 점막, 궤양, 종괴를 확인할 수 있다. 종양은 외장성(exophytic) 또는 내생성(endophytic) 성장 양상을 보이며, 표면에 불규칙한 궤양과 괴사 조직이 동반된다.

경부림프절

설근부는 풍부한 림프관 배출계를 가지므로 경부림프절 전이가 매우 흔하다. 초진 시 동측 경부림프절 전이가 70% 이상에서 확인되며, 양측성 전이도 30%에 달한다. 주로 II구역(상경정맥 림프절)과 III구역에 전이된다. 촉진 시 단단하고 고정되지 않은 림프절이 특징적이나, 피막외 침범(extranodal extension, ENE)이 있으면 주위 조직과 유착된다.

뇌신경 침범 징후

종양이 인두 측벽 또는 두개저로 침범하면 뇌신경 마비가 발생한다. 혀밑신경(CN XII) 마비 시 혀가 마비측으로 편위되며, 미주신경(CN X) 침범 시 연구개 운동 이상과 성대 마비가 나타난다. 설인두신경(CN IX) 관련 통증은 반사성 이통으로 표현된다.

영상학적 특성

CT에서는 조영 증강되는 불규칙한 종괴로 나타나며, 혀 심부 근육 침윤 여부 확인에 유용하다. MRI는 연조직 분해능이 우수하여 종양 침범 범위, 신경주위 침범, 두개저 침범 평가에 탁월하다. PET-CT는 원격 전이와 경부림프절 상태 평가에 표준적으로 사용된다. 혈액검사에서는 특이 종양표지자가 없으나, 영양 상태 지표(알부민, 전알부민)와 염증 지표(CRP, ESR) 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8. 선별 검사 방법

현재 한국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는 설근부암(구인두암)에 대한 독립적 선별 검사 항목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구강암 시각검사(구강 검진)가 국가암검진 항목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가 구강암 검진

한국의 국가암검진은 구강암에 대해 의료급여 수급권자 대상의 구강검진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구강 점막의 백반증, 홍반증, 궤양성 병변 등 전암 병변 또는 조기 암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설근부는 구강 내 직접 시진으로 확인이 어려운 위치에 있어 후두내시경 또는 구강인두 내시경 없이는 선별이 제한된다.

고위험군 감시

흡연력 20갑년 이상, 연간 음주량이 많은 남성, 다수 성 파트너 이력이 있는 경우 등 고위험군에서는 주기적인 두경부 이비인후과 검진과 굴곡 내시경을 통한 구강인두 시진이 권장된다. 면역억제 환자(장기 이식 수혜자, HIV 감염자)에서도 정기 구강 검진이 필요하다.

구강 HPV 검사

구강 세척액(gargle)에서 HPV DNA를 검출하는 검사가 연구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현재 임상 표준 선별 검사로는 확립되어 있지 않다. 한 연구에서 타액 내 HPV-16 검출이 임상적 구인두암 진단보다 평균 3.9년 선행한 것으로 보고되어, 향후 선별 도구로서의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전암 병변 감시

구강 백반증(leukoplakia), 홍반증(erythroplakia), 구강 편평태선(oral lichen planus) 등 전암 병변이 확인된 환자는 3~6개월 간격의 정기 추적 관찰과 생검이 권장된다.


9. 진단법

영상 검사

CT(조영증강): 경부림프절 전이 평가 및 골 침범 여부 확인에 1차적으로 사용된다. 종양의 크기와 외측 인두벽·저작근 침범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MRI(T1, T2, contrast-enhanced): 연조직 분해능이 우수하여 혀 근육 침윤 깊이, 신경주위 침범(perineural invasion), 두개저 침범을 정밀 평가한다. PET-CT: 원격 전이(폐, 간, 골), 경부림프절 전이, 이소성 원발 종양 검출에 표준 검사로 사용된다. 특히 임상적으로 경부림프절만 종대된 불명원발암(CUP) 상황에서 설근부를 포함한 구인두를 철저히 탐색한다.

내시경 및 생검

범내시경(panendoscopy)은 후두내시경, 기관지경, 식도경을 포함하며, 두경부 편평세포암 환자의 이시성(simultaneous) 원발 종양 배제에 필수적이다. 조직 확보는 내시경 유도하 생검 또는 직접 생검으로 시행하며, 충분한 양의 조직(punch biopsy ≥3 mm)을 채취하여 p16 면역조직화학과 HPV PCR/ISH 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조직병리 및 분자 검사

설근부암의 약 90% 이상은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SCC)이며, 소세포암, 선암, 림프종, 소타액선 기원 암도 드물게 발생한다. p16 면역조직화학은 HPV 대리 표지자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강하고 미만성 핵 및 세포질 양성(≥70% 종양세포)이 양성 판정 기준이다. HPV DNA ISH(in situ hybridization) 또는 PCR로 확진한다.

TNM 병기(AJCC 8판)

AJCC 8판은 HPV 양성과 HPV 음성 구인두암에 대해 별도의 병기 분류를 적용한다. HPV 양성 구인두암은 결절 전이 기준이 완화되어 동일한 결절 상태에서도 낮은 병기로 분류되며, 이는 더 양호한 예후를 반영한다. HPV 음성 구인두암은 전통적인 두경부암 TNM 분류를 따른다. T 분류는 종양 크기와 주변 구조물 침범, N 분류는 림프절 수·크기·피막외 침범, M 분류는 원격 전이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


10. 치료법

설근부암의 치료는 병기, HPV 상태, 환자 전신 상태, 기능 보존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학제팀(MDT)이 결정한다. MDT는 두경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내과(혈액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재활의학과, 영양지원팀이 참여한다.

수술

경구강 로봇수술(TORS)은 da Vinci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 접근법으로, 조기~중등도 설근부암에서 개방 절제에 준하는 종양학적 결과를 제공하면서 기능적 예후를 향상시킨다. 경구강 레이저미세수술(TLM)도 병행 또는 대안으로 사용된다. 종양 절제 시 절제 변연 확보(>5 mm)가 국소 재발 예방의 핵심이며, 경부청소술(neck dissection)을 동시에 시행한다. 광범위 절제가 필요한 경우 전완 유리피판(radial forearm free flap) 또는 전외측 대퇴 유리피판(ALT flap)을 이용한 재건을 시행한다.

방사선치료

IMRT(세기조절방사선치료)/VMAT이 표준 방사선 기법으로 사용된다. 원발 종양 및 전이 림프절에 66~70 Gy(분할조사 2 Gy/회), 고위험 예방 조사 영역에 60 Gy, 저위험 예방 영역에 54~56 Gy를 처방하는 동시통합추가조사(SIB) 방식이 일반적이다. 방사선 단독요법은 조기(T1-2N0) 설근부암에서 수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항암화학방사선 병행요법

국소진행성(III-IV기) 설근부암에서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CRT)이 표준 치료이다. 고용량 cisplatin(100 mg/m², 3주 간격)이 동시화학요법의 기준 약제이며, 신독성·이독성 우려 시 carboplatin(AUC 1.5~2, 주 1회) 또는 cetuximab(주 1회 400 mg/m² 부하 후 250 mg/m² 유지)으로 대체한다. 유도항암요법(TPF: docetaxel+cisplatin+5-FU)은 TAX 324 연구에서 생존 이득이 입증되어 일부 적응증에서 사용된다.

표적치료 및 면역항암요법

Cetuximab(EGFR 단클론항체)은 방사선과 병행 시(Bonner 연구) 국소진행성 두경부암의 생존을 개선한다. 재발·전이성 설근부암에서 KEYNOTE-048 연구(Phase III) 결과를 근거로 pembrolizumab 단독(PD-L1 CPS≥1) 또는 pembrolizumab+cisplatin/carboplatin+5-FU 병합요법이 1차 표준치료로 채택되었다. Nivolumab은 CheckMate 141 연구에서 백금계 항암제 실패 후 2차 치료로 전체 생존 이득을 입증하였다. 한국에서도 이들 면역항암제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는다.


11. 예후

설근부암의 예후는 HPV 상태, TNM 병기, 절제 변연, 피막외 림프절 침범(ENE)에 의해 가장 크게 결정된다.

HPV에 따른 생존율

HPV 양성 설근부·구인두암은 5년 질병특이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HPV 음성의 40~50%에 비해 현저히 양호하다. HPV 양성 환자는 동일 병기에서도 치료 반응이 우수하고, 재발 후 구제 치료 성공률도 높다.

병기별 예후

병기HPV 양성 5년 생존율HPV 음성 5년 생존율
I약 90~95%약 60~70%
II약 85~90%약 50~60%
III약 70~80%약 35~50%
IV약 40~60%약 20~35%

기능적 예후와 삶의 질

치료 후 연하기능, 발성기능, 구강건조증이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IMRT 적용 이후 방사선 부작용이 감소하였으나, 연하장애(dysphagia)와 구강건조증(xerostomia)은 여전히 흔한 장기 합병증이다. TORS 후에는 비위관(NGT) 의존 기간 단축, 삼킴 기능 조기 회복 등 기능적 이점이 보고된다. 영양지원(비위관 또는 위루관) 및 연하재활이 치료 전 계획 단계부터 포함되어야 한다.


12. 예방법

1차 예방

HPV 예방 백신은 설근부암 1차 예방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현재 9가 HPV 백신(Gardasil 9)은 HPV-16, 18, 31, 33, 45, 52, 58형을 포함하며, 성경험 이전(한국 국가예방접종 대상: 만 12세 여아)에 접종 시 예방 효과가 가장 크다. 남성 접종도 HPV 관련 구인두암 예방 효과가 있으나, 한국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2026년 현재).

금연은 HPV 음성 설근부암 예방의 핵심이다. 금연 후 10년이 지나면 구강암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 절주: 주당 음주량 감소는 구강암 위험을 낮춘다.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중단하면 위험도 감소 효과가 배가된다.

2차 예방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사망률 감소에 핵심적이다. 40세 이상 흡연·음주 남성에서 연 1회 이비인후과 검진, 구강 시진, 필요 시 굴곡내시경 검사가 권장된다. 구강 전암 병변(백반증, 홍반증) 발견 시 즉각적인 조직생검과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구강위생 관리(정기 치과 검진, 구강 점막 자기 관찰)도 조기 발견에 기여한다.

화학적 예방

레티노이드(비타민 A 유도체)는 구강 전암 병변의 퇴행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독성과 재발 문제로 임상 사용이 제한적이다. 셀레코시브(COX-2 억제제) 등 항염증제의 화학예방 효과는 연구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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