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목 | 내용 |
|---|---|
| A. 분류 코드 | ICD-10: I44 (방실 및 좌각차단) | 산정특례: V192 (심장질환 산정특례: 등록일로부터 최대 30일간 본인부담 5%) |
| B. 동의어 | 방실차단(AVB), 1도·2도·3도(완전) 방실차단, 좌각차단(LBBB), 좌전분지차단(LAFB), 좌후분지차단(LPFB), His 속 차단, 이분지차단, 삼분지차단 |
| C. 임상 중요성 | 1도 및 2도 방실차단은 대부분 무증상이나, 완전 방실차단은 고령·기저 심장 질환 환자에서 실신 및 급사를 유발하는 중요한 임상 문제이다. 좌각차단은 심부전 비동기성의 원인이 된다. |
| 1. 역사 | Stokes-Adams 발작 기술(19세기), 심전도 발명과 방실차단 인식, 인공 심박동기 개발(1958), CRT·생리적 페이싱 발전 |
| 2. 원인 | 퇴행성 섬유화(Lev·Lenègre병), 허혈성 심질환, 침윤성 질환, 수술 후, 라임병, 약물(디곡신, 베타차단제), 선천성 |
| 3. 유전학 | SCN5A(나트륨 채널), LMNA(라민 A/C), SCN1B, GJA5(연결소 40) 변이와 전도 장애; Emery-Dreifuss 근이영양증의 LMNA 연관 |
| 4. 일반 역학 | 1도 AVB 일반 인구 약 1.8%; 완전 AVB는 인구 10만명당 약 200명; LBBB 유병률 약 0.25~0.6% |
| 5. 발생기전 | 방실 결절·His 속·각 섬유의 섬유화·허혈·침윤에 의한 전도 지연 또는 차단; LBBB에서 좌심실 비동기성 유발 |
| 6. 증상 | 실신(Stokes-Adams 발작), 실신 전 증상, 피로, 운동 불내성, 심계항진, 심부전 증상(호흡곤란, 부종) |
| 7. 징후 | 서맥, 대포성 A파(cannon A waves), 가변적 제1심음, 경정맥박동 이상, 심부전 징후(수포음, 부종) |
| 8. 선별 검사 | 12유도 심전도; 고위험군(실신 환자, 구조적 심질환자)에서 24~48시간 홀터 심전도 또는 이식형 심전도 기록기 |
| 9. 진단법 | 12유도 ECG로 분류; Wenckebach vs Mobitz II 감별; His 속 전기생리검사(HV 간격, 인프라-His 차단); 심초음파, MRI |
| 10. 치료법 | 완전 AVB·증상성 고도 AVB: 영구 심박동기(DDD/VVIR); LBBB+심부전: CRT-P/D; 생리적 페이싱(His속 페이싱, 좌각분지 페이싱) |
| 11. 예후 | 페이싱 미시행 완전 AVB: 1년 사망률 50% 이상; 심박동기 삽입 후 예후 우수; LBBB는 심혈관 사망 독립 예측인자 |
| 12. 예방법 | 원인 질환 치료, 유발 약물 회피 또는 감량, 심장 수술 중 전도계 손상 예방, 라임병 예방, TAVI 후 전도 장애 모니터링 |
| 13. 참고문헌 | ACC/AHA 심박동기 가이드라인, ESC 심율동 관리 가이드라인, CRT 주요 임상시험, 생리적 페이싱 최신 문헌 등 10편 |
방실차단의 임상적 실체는 19세기 아일랜드 의사 Robert Adams(1827)와 William Stokes(1846)에 의해 처음 체계적으로 기술되었다. 이들은 극도의 서맥과 함께 발생하는 반복적 실신 및 경련 발작을 묘사하였으며, 이를 오늘날 Stokes-Adams 발작(Stokes-Adams attacks)이라 부른다. 당시에는 심장과 실신의 연관성은 인식하였으나 방실 전도계의 해부학적 기반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1893년 Wilhelm His Jr.가 심방과 심실을 연결하는 특수 전도 조직(His 속)을 해부학적으로 기술하였고, 이어 1906년 Sunao Tawara가 방실 결절과 각(bundle branch)의 세부 구조를 명확히 규명하였다. 이 업적은 방실차단의 해부학적 기초를 확립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하였다.
1901년 Willem Einthoven이 현악 심전계(string galvanometer)를 개발하고 1903년에 임상 적용을 시작하면서 방실차단의 심전도적 분류가 가능해졌다. 1906년 Karel Frederik Wenckebach는 이미 맥박 관찰을 통해 점진적 전도 지연 후 차단이 반복되는 현상을 기술하였는데, 이것이 2도 방실차단 Wenckebach형(Mobitz I형)의 원형이다. 1924년 Woldemar Mobitz는 이를 심전도로 체계화하고, PR간격의 갑작스러운 연장 없이 발생하는 차단(Mobitz II형)을 별도로 구분하였다. 좌각차단(LBBB)의 심전도 패턴은 1915년경 Louis Faugères Bishop과 G. Bousfield 등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으며, 이후 표준화된 판독 기준이 확립되었다.
치료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은 1958년 스웨덴 Åke Senning이 시행한 세계 최초의 완전 이식형 심박동기(implantable cardiac pacemaker) 수술이다. Rune Elmqvist가 설계한 이 장치는 Arne Larsson에게 이식되었으며, 그는 이후 43년간 생존하여 심박동기를 26회 교체하였다. 1960년대 이후 수요 박동기(demand pacemaker), 체외 제세동기, 이중 강(dual-chamber) 박동기가 순차적으로 개발되었다. 1990년대 들어 심실 비동기성이 심부전의 중요 기전임이 인식되면서, 좌각차단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 대한 심장 재동기화 치료(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CRT)가 개발되었다. COMPANION 시험(2004)과 CARE-HF 시험(2005)에서 CRT가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과 입원율을 유의하게 감소시킴이 증명되었다. 2010년대 이후에는 His 속 페이싱(His-bundle pacing)과 좌각분지 페이싱(left bundle branch area pacing, LBBAP)이라는 생리적 페이싱 개념이 부상하여, 기존의 우심실 첨부 페이싱이 유발하는 비동기성을 극복하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방실차단 및 좌각차단의 원인은 크게 퇴행성·해부학적 원인, 허혈성 원인, 침윤성·염증성 원인, 의인성 원인, 선천성 원인으로 구분된다. 임상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전도계의 나이 관련 퇴행성 섬유화(age-related fibrosis)이다. Lev병은 방실 결절 및 His 속의 섬유화·석회화를 특징으로 하며 주로 대동맥판 및 승모판 환(annulus)의 석회화와 연관되어 고령에서 발생한다. Lenègre병(Lenègre-Lev disease)은 전도계 자체의 원발성 퇴행성 섬유화·경화로서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하며 가족성 형태를 보이는 경우 SCN5A 변이와 연관된다. 이 두 질환이 성인 완전 방실차단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허혈성 심질환은 방실차단의 중요한 원인으로, 특히 우관상동맥(RCA) 폐색에 의한 하벽 심근경색은 방실 결절로의 혈류를 차단하여 일시적 또는 영구적 방실차단을 유발한다. 하벽 심근경색의 약 10~15%에서 완전 방실차단이 발생하며, 대부분은 가역적이나 일부는 영구 심박동기가 필요하다. 전벽 심근경색은 His 속 또는 각(bundle branch) 수준의 차단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예후가 불량하고 영구 심박동기 적응증이 된다.
침윤성·염증성 원인으로는 심장 유육종증(cardiac sarcoidosis)이 대표적이다. 유육종증은 전도계 육아종 침윤을 통해 완전 방실차단 또는 심실성 부정맥을 유발하며, 젊은 성인에서 설명되지 않는 방실차단 발견 시 반드시 감별해야 한다. 라임병(Lyme carditis, Borrelia burgdorferi 감염)은 미국 동북부에서 방실차단의 중요한 가역적 원인으로, 항생제 치료 후 대부분 회복된다. 심근염,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 Chagas병(Trypanosoma cruzi 감염)도 전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TAVI(경피적 대동맥판 치환술) 시행 후 발생하는 방실차단은 최근 중요한 의인성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발생률은 약 10~25%로 기기 종류에 따라 다르다. 심장 수술(대동맥판·승모판 치환, 심실중격결손 폐쇄술 등) 중 전도계 손상, 카테터 절제술(catheter ablation) 합병증도 포함된다. 약물성 원인으로는 디곡신 독성,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베라파밀, 딜티아젬), 아미오다론, 항부정맥제 등이 방실 전도를 억제한다. 선천성 방실차단(congenital complete AV block)은 모체의 항-Ro/항-La 항체가 태아 전도계를 손상시키거나 심장 구조 기형(교정 대혈관전위 등)과 연관되어 발생한다.
방실차단 및 좌각차단의 유전적 기반은 지난 20여 년간 급속히 규명되었다. 가장 중요한 유전자는 SCN5A로, 심장 나트륨 채널(Nav1.5)의 알파 소단위를 코딩한다. SCN5A 기능 소실(loss-of-function) 변이는 Brugada 증후군, 진행성 심장 전도 장애(progressive cardiac conduction disease, PCCD, Lenègre-Lev 병의 유전형), 동기능 부전 등을 유발한다. 특히 PCCD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며, 나이가 들면서 전도 장애가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특징을 보인다. SCN5A 변이 보유자는 젊은 나이에도 각차단, 방실차단이 발생할 수 있으며, Brugada 표현형이 공존하기도 한다.
LMNA(라민 A/C)는 핵막 단백질을 코딩하며, LMNA 변이는 Emery-Dreifuss 근이영양증, 지방이영양증, 확장성 심근병증을 유발한다. 심장에서는 방실차단과 동기능 부전이 근이영양증의 근육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심실성 부정맥 및 급사 위험이 높아 예방적 ICD 삽입 적응증으로 논의된다. LMNA 변이 연관 심장 전도 장애는 20~40대에 방실차단으로 발현하는 경우가 전형적이다. 또한 GJA5는 심방의 주요 간극 결합 단백질인 연결소 40(connexin 40)을 코딩하며, GJA5 변이는 심방세동 및 심장 전도 장애와 연관된다.
SCN1B는 나트륨 채널 베타-1 소단위를 코딩하며, 기능 소실 변이는 Brugada 증후군 및 전도 장애와 연관된다. KCNK17, HCN4(과분극 활성화 사이클릭 뉴클레오타이드 개폐 채널), TBX5(전사인자)도 심장 전도계 발달과 전도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로 주목받고 있다. TBX5는 심장 발달 및 전도계 분화에 필수적이며, Holt-Oram 증후군과 연관된다. 전장 유전체 연관 연구(GWAS)를 통해 PR 간격, QRS 폭 등 심전도 파라미터와 연관된 다수의 유전자좌가 발견되었으며, 다유전자 위험 점수가 방실차단 및 심방세동 예측에 활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설명되지 않는 고도 방실차단 환자(특히 40세 미만)에서는 유전 패널 검사가 권고된다.
방실차단의 유병률은 차단 정도와 대상 집단에 따라 크게 다르다. 1도 방실차단(PR 간격 >200 ms)은 일반 성인 인구에서 약 1.5~2.0%의 유병률을 보이며, 노인 및 미주신경 긴장도가 높은 훈련된 운동선수에서 더 흔하다. Framingham Heart Study를 비롯한 대규모 코호트에서 1도 방실차단이 심방세동, 심부전, 사망률의 독립적 예측인자임이 밝혀졌다. 2도 방실차단은 일반 인구에서 드물며, Wenckebach형(Mobitz I형)이 Mobitz II형보다 훨씬 흔하다. Mobitz II형은 드물지만 완전 방실차단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아 임상적 의의가 크다.
3도(완전) 방실차단의 인구 기반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약 100~200명으로 추정되며, 연령에 따라 급격히 증가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15만 건의 심박동기 삽입이 시행되며, 그 주요 적응증은 고도 방실차단이다. 선천성 완전 방실차단은 출생 10,000명당 약 1~2명 발생한다. 좌각차단(LBBB)의 유병률은 40세 미만에서 약 0.1%, 60대에서 약 0.5%, 80세 이상에서 약 0.9~2.0%로 연령에 따라 증가하며, 전체 성인에서 약 0.25~0.6%로 추정된다.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LBBB 유병률은 일반 인구보다 유의하게 높다. 좌전분지차단(LAFB)은 가장 흔한 각차단으로 성인의 약 1~5%에서 관찰된다. 성별로는 남성이 LBBB 및 완전 방실차단에서 약간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국내 역학 자료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한 연구들이 있으며, 2010년대 기준으로 영구 심박동기 삽입의 연간 발생은 인구 10만명당 약 60~80건으로 보고되어 서유럽(100~150건)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는 접근성, 인식도, 적응증 판단 기준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TAVI 시술이 증가하면서 시술 후 방실차단으로 인한 심박동기 삽입이 최근 뚜렷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심장 전도계는 동방 결절(SA node)→방실 결절(AV node)→His 속→좌각(left bundle branch, LBB)·우각(right bundle branch, RBB)→Purkinje 섬유망 순서로 전기 흥분을 전달한다. 방실 결절은 심방과 심실 사이의 유일한 정상 전도 경로로서 전도 지연(방실 지연, AV delay)을 제공하여 심방 수축 후 심실 충만이 완성되도록 기능한다. 이 계통의 어느 수준에서든 전도가 지연되거나 차단되면 방실차단이 발생한다.
1도 방실차단은 PR 간격이 200 ms를 초과하는 상태로, 대부분 방실 결절 수준의 전도 지연에 기인한다. 방실 결절 세포는 나트륨 채널 대신 L형 칼슘 채널(ICa,L)이 주요 탈분극 전류를 담당하므로 칼슘 채널 차단제, 부교감신경 항진 등에 의해 쉽게 전도가 지연된다. 2도 방실차단 Wenckebach형(Mobitz I)은 방실 결절에서의 점진적 피로 현상으로 이해되며, 매 박동마다 전도 지연이 증가하다 결국 한 번의 P파가 전도되지 않은 후 전도가 회복되는 패턴을 보인다. Mobitz II형은 His 속 이하(infra-His) 수준의 차단으로, PR 간격의 점진적 변화 없이 갑자기 P파가 차단된다. 이 부위는 섬유 연접부(fascicles)가 좁고 혈류 공급이 취약하여 완전 차단으로의 진행 위험이 높다.
3도(완전) 방실차단은 모든 심방 흥분이 심실로 전달되지 않는 상태로, 심실은 방실 결절 하방의 이탈 박동기(escape pacemaker)에 의해 구동된다. 이탈 박동기의 위치가 높을수록(방실 결절 근처) 박동수가 빠르고(40~60회/분) QRS 폭이 좁으며, 낮을수록(심실 내) 박동수가 느리고(20~40회/분) QRS 폭이 넓어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하다. 좌각차단(LBBB)은 좌각의 전도 차단으로 좌심실이 우각→Purkinje계→심근 세포를 통한 느린 전도로 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좌심실의 전기·기계적 비동기성(dyssynchrony)이 발생하여 심실간 비동기, 심실내 비동기, 방실 비동기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만성 LBBB는 심실 리모델링, 이완 기능 장애, 이차성 승모판 역류를 초래하여 심부전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형성한다.
증상의 양상과 중증도는 방실차단의 정도, 이탈 박동기의 위치와 안정성, 기저 심기능에 따라 크게 다르다. 1도 방실차단은 거의 대부분 무증상이며 심전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그러나 PR 간격이 매우 길 경우(>300 ms) 심방 수축이 심실 이완 초기에 발생하여 실질적 '1도 차단 증후군(pacemaker syndrome analog)'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심박동기를 삽입하여 AV 간격을 최적화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2도 방실차단은 박동의 탈락을 느끼는 심계항진, 간헐적 현기증,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Mobitz II형과 고도(high-degree) 방실차단(2:1, 3:1 이상)에서는 유효 박동수가 낮아져 뚜렷한 서맥 증상이 나타난다. 3도(완전) 방실차단의 가장 특징적이고 위험한 증상은 Stokes-Adams 발작이다. 이는 완전 차단 발생 시 이탈 박동기가 활성화되기까지의 수 초~수십 초 동안 심장이 멈추면서 나타나는 갑작스러운 의식 소실로, 경련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심실성 빈맥·세동으로의 이행이 나타나기도 하며,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완전 방실차단의 다른 증상으로는 만성적 피로감, 운동 불내성(운동 중 심박수 반응의 소실), 호흡곤란이 있으며, 이탈 박동기가 느리고 불안정한 경우 심인성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좌각차단 자체는 증상을 유발하지 않으나, 기저 구조적 심질환이 있거나 심부전이 동반된 경우 호흡곤란, 부종, 운동 능력 저하 등 심부전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좌각차단이 심근경색과 동시에 발생하면 심근경색의 진단을 어렵게 하여 재관류 치료가 지연될 위험이 있으므로, 이 경우를 'LBBB를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STEMI equivalent)'으로 간주하여 신속히 관상동맥 중재를 시행하도록 Sgarbossa 기준 또는 수정 Sgarbossa 기준이 활용된다.
신체 검진에서 방실차단의 징후는 부정맥의 종류와 정도, 기저 심기능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 서맥은 완전 방실차단 또는 고도 방실차단에서 가장 두드러진 징후로, 심박수는 30~60회/분(이탈 박동기 위치에 따라 다름)이며 규칙적이다. 서맥이 심하면 혈압이 낮아 창백, 식은땀, 의식 변화를 동반한다.
경정맥 검진에서 대포성 A파(cannon A waves)는 완전 방실차단의 병리 징후 중 가장 특이적인 소견이다. 심방과 심실이 독립적으로 수축하므로 심방 수축이 우연히 삼첨판이 닫혀 있을 때 발생하면, 심방 수축에 의한 혈액이 경정맥으로 역류하여 경부에서 높은 박동이 간헐적으로 관찰된다. 이 대포성 A파는 불규칙하게 나타나 완전 방실차단의 중요한 침대 옆 진단 단서가 된다. 가변적 제1심음(variable S1)도 완전 방실차단의 특징으로, 방실 관계가 변하면서 승모판·삼첨판의 닫히는 속도와 충만도가 달라져 S1의 강도가 매 박동마다 변한다. S1이 매우 큰 박동이 나타나는 것을 '대포성 제1심음'이라 한다.
좌각차단에서는 청진 소견으로 역설적 제2심음 분열(paradoxical splitting of S2)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에서 흡기 시 대동맥판·폐동맥판의 순서로 닫히므로 S2가 분열되지만, LBBB에서는 좌심실 활성화 지연으로 대동맥판이 폐동맥판보다 늦게 닫혀 호기 시 분열이 더 뚜렷해지는 역설적 분열이 나타난다. 심부전이 동반된 경우 수포음(rale), 경정맥압 상승, 하지 부종, 간비대, S3 분마성 리듬이 관찰될 수 있다. 2도 방실차단에서는 청진상 심박동이 간헐적으로 탈락하고 그 후 보상 정지 없이 규칙적으로 지속되는 패턴이 특징적이다(Wenckebach형: 점차 짧아지는 RR 간격 후 탈락; Mobitz II형: 갑작스러운 탈락).
방실차단 및 각차단의 1차 선별은 12유도 심전도(ECG)이다. 12유도 ECG는 비침습적이며 저렴하고, 방실차단의 종류와 정도를 정확히 분류하는 데 충분하다. 무증상 환자에서의 PR 간격, QRS 폭, 축 편위를 일상적으로 판독하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전도 장애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수술 전 평가, 직장 건강 검진, 고위험군(고혈압, 당뇨, 관상동맥질환 기왕력) 추적 관찰 시 12유도 ECG 시행이 필수적이다.
간헐적 부정맥 또는 실신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24~48시간 홀터 심전도가 권고된다. 홀터 검사는 일상 활동 중 발생하는 방실차단 삽화를 포착하고, 최대·최소 심박수, 휴지 시간 등을 정량화하는 데 유용하다. 증상이 드물게 발생하는 경우에는 이벤트 심전도(event monitor), 패치형 장시간 기록기(Zio patch 등), 또는 이식형 심전도 루프 기록기(ILR, implantable loop recorder)를 사용한다. ILR은 최대 3년간 피하에 이식하여 간헐적 실신의 원인을 밝히는 데 효과적이며, PICTURE 연구에서 ILR을 통해 실신의 원인이 73%에서 확인된 바 있다.
운동 유발성 방실차단(exercise-induced AV block)이 의심되는 경우 운동 부하 심전도를 시행한다. 운동 중 방실차단이 악화되는 패턴은 His 속 이하(infra-Hisian) 병변을 시사하며 예후가 불량하다(정상적으로는 운동 시 부교감신경 억제로 방실 전도가 개선됨). 구조적 심질환 감별을 위해 심초음파, 심장 MRI, 갈륨 스캔 또는 18F-FDG PET(심장 유육종증 의심 시)이 추가 선별 검사로 사용된다. 라임병 유행 지역의 방실차단 환자에서는 혈청 Borrelia 항체 검사가 필수 선별 항목이다. 젊은 환자의 원인 불명 방실차단에서는 유전 패널 검사, 자가항체 검사(항-Ro, 항-La)가 권고된다.
12유도 심전도는 방실차단 분류의 핵심 도구이다. 1도 방실차단은 PR 간격이 200 ms를 초과하는 P-QRS 관계가 모든 P파마다 유지되는 경우이다. 2도 방실차단 Wenckebach형은 PR 간격이 점차 연장되다 P파가 전도되지 않고(QRS 탈락) 다시 짧은 PR 간격으로 시작되는 반복 패턴을 보인다. Mobitz II형은 PR 간격 변화 없이 갑자기 P파가 전도되지 않는 패턴이며, QRS 폭이 넓은 경우가 많아 His 속 이하 병변을 강하게 시사한다. 2:1 방실차단은 P파 두 개 중 하나가 전달되지 않는 형태로, 이 단독 심전도 소견만으로는 Mobitz I/II 구분이 불가능하며 전기생리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3도(완전) 방실차단은 P파와 QRS파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방실 해리(AV dissociation)가 특징이다.
좌각차단(LBBB)의 심전도 진단 기준은 QRS 폭 ≥120 ms, V1에서 넓고 깊은 S파 또는 rS/QS 패턴, V5·V6 및 I·aVL에서 넓고 절흔이 있는 R파(broad, notched R wave), V5·V6에서 S파 소실이다. 진성(complete) LBBB와 불완전(incomplete) LBBB(QRS 100~119 ms)의 구분도 중요하다. Sgarbossa 기준은 LBBB 존재 시 급성 심근경색을 진단하는 심전도 기준으로, ST 상승 ≥1 mm QRS와 동향, V1~V3에서 ST 하강 ≥1 mm, QRS와 반향한 ST 상승 ≥5 mm가 포함된다.
고도 방실차단 또는 His 속 이하 병변이 의심될 때 시행하는 침습적 전기생리학적 검사(EPS)는 His 속 전위(His electrogram)를 직접 기록하여 방실차단의 해부학적 위치를 정확히 결정한다. AH 간격(방실 결절 전도 시간, 정상 55~130 ms), HV 간격(His 속-심실 전도 시간, 정상 35~55 ms)을 측정한다. HV 간격 ≥70 ms는 진행성 완전 차단 위험을 시사하며, ≥100 ms는 심박동기 삽입의 적응증으로 간주된다. 2:1 방실차단에서 EPS는 His 속 내 또는 이하 차단을 감별하는 데 필수적이다. 심장 유육종증, LMNA 변이 관련 심근병증 등의 감별을 위한 심장 MRI(지연 가돌리늄 조영증강 패턴 분석)도 진단 과정에 포함된다.
방실차단의 치료 목표는 심박출량 유지, 증상 완화, 급사 예방이며, 치료법은 차단 정도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가역적 원인 교정이 우선이다. 라임 심근염, 약물 독성, 심근경색 후 일시적 방실차단은 원인 치료로 회복될 수 있으며 일시적 심박동기(temporary pacing)로 교량 치료를 한다. 전해질 이상(고칼륨혈증), 갑상선 기능저하증, 저산소증에 의한 방실차단도 원인 교정 후 회복된다.
영구 심박동기(permanent pacemaker, PPM) 삽입은 방실차단 치료의 근간이다. 2018년 ACC/AHA/HRS 심박동기 가이드라인에 따른 Class I 적응증은 다음과 같다: (1) 3도 또는 고도 방실차단(원인 불문); (2) 증상성 2도 방실차단; (3) Mobitz II형 2도 방실차단(증상 유무 불문); (4) 양측 각차단(교대 각차단, HV ≥100 ms); (5) 실신을 동반한 인프라-His 차단. 박동기 모드 선택에서는 심방 감지-심실 페이싱을 조율하는 DDD 모드가 표준이며, 만성 심방세동 동반 시 VVIR 모드가 사용된다. 불필요한 우심실 첨부(RV apex) 페이싱은 심실 비동기성을 유발하므로, 최소화 알고리즘(VVI backup rate, AAI with automated mode switch, atrial preference pacing 등)을 활용한다. His 속 또는 좌각분지 생리적 페이싱이 가능한 경우 이를 우선 고려한다.
심장 재동기화 치료(CRT)는 LBBB(QRS ≥130~150 ms)와 심박출률 저하(EF ≤35%), NYHA II-III급 심부전이 동반된 경우 Class I 적응증이다. CRT-P(재동기화 박동기)와 CRT-D(재동기화 제세동기)는 좌심실 측벽 관상정맥동(coronary sinus) 내에 페이싱 전극을 위치시켜 좌우심실을 동기화시킨다. COMPANION, CARE-HF, MADIT-CRT, RAFT 임상시험에서 CRT는 심부전 입원율을 40~50%, 사망률을 20~40% 감소시켰다. His 속 페이싱(His-bundle pacing, HBP)은 His 속을 직접 포착하여 정상 전도계를 통해 심실을 활성화하는 생리적 페이싱 방법으로, LBBB의 교정과 우심실 페이싱으로 인한 비동기성 예방이 가능하다. 좌각분지 페이싱(LBBAP)은 심실중격 깊숙이 전극을 삽입하여 좌각의 원위부를 포착하는 새로운 기법으로, HBP보다 역치가 낮고 안정적이며 LBBB 교정 능력이 우수하다는 보고가 증가하고 있다.
예후는 차단 정도, 치료 유무, 기저 심기능, 이탈 박동기의 안정성에 따라 크게 다르다. 1도 방실차단은 오랫동안 양성 상태로 간주되었으나, Framingham Heart Study 및 ARIC 코호트 등 대규모 연구에서 PR 연장이 심방세동 발생 위험 1.5~2배 증가, 심부전, 전체 사망률 증가와 독립적으로 연관됨이 밝혀졌다. 2도 방실차단에서 Wenckebach형은 대부분 양성 경과이나, Mobitz II형 및 2:1 이상의 고도 차단은 완전 방실차단 진행 위험이 높아 적극적 추적 또는 심박동기 삽입이 필요하다.
완전 방실차단은 치료하지 않으면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인다. 1960년대 이전 자연 경과 연구에서 완전 방실차단의 1년 사망률은 50% 이상이었다. 영구 심박동기 삽입 이후에는 예후가 현저히 개선되며, 심박동기를 삽입한 완전 방실차단 환자의 기대 수명은 기저 심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정상 또는 근정상에 가깝다. 단, 기저 심근병증이나 구조적 심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심부전 진행이 예후를 결정한다.
좌각차단은 일반 인구에서도 심혈관 사망의 독립적 예측인자이다. 새롭게 발생한 LBBB는 기저 심장 질환의 마커일 수 있으며, 관상동맥질환 또는 심근병증이 동반된 LBBB에서는 심부전 진행 및 급사 위험이 높다. LBBB를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CRT는 역리모델링을 통해 좌심실 구혈률을 10~15%p 개선하고, 이는 사망률 감소로 이어진다. CRT 반응률은 LBBB 환자에서 더 높고(~70%), 비-LBBB 각차단이나 QRS 폭이 좁은 환자에서는 낮다. 수술적 교정이 필요한 선천성 완전 방실차단 환자도 적절한 심박동기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 성장·발달과 삶의 질이 가능하다.
방실차단 및 좌각차단의 예방은 원인 별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은 기저 심혈관 질환의 적극적 관리이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의 철저한 조절은 관상동맥질환과 허혈성 전도 장애 발생을 줄인다. 심근경색의 신속한 재관류 치료는 경색 범위를 최소화하여 방실차단을 비롯한 전도 장애 합병증을 예방한다. 심장 수술(판막 치환, 심실중격 결손 교정 등) 시 전도계 해부학을 숙지하고 전기소작·봉합 부위를 신중히 선정하는 것이 수술 후 영구 방실차단 발생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약물 유발 방실차단 예방을 위해서는 방실 전도를 억제하는 약제(디곡신, 베타차단제, 비이수용성 칼슘채널차단제, 아미오다론, 소탈롤)의 용량을 최소화하고, 고령 환자나 기저 전도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는 심전도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약물 상호작용(예: 아미오다론+디곡신)에 의한 방실차단도 주의가 필요하다. 라임병 예방은 유행 지역에서 방실차단의 가역적 원인을 줄일 수 있으며, 진드기 회피, 구제 방제, 조기 항생제 치료가 라임 심장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TAVI 시술 후 방실차단은 현재 중요한 예방 과제이다. 기기 삽입 깊이, 크기, 종류 선택의 최적화, 시술 후 심전도 모니터링 강화, 사전 PR 연장 또는 좌각분지차단 보유자에 대한 예방적 심박동기 삽입 필요성 평가 등이 논의된다. 유전성 전도 장애(SCN5A, LMNA 변이)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와 전기생리학적 추적 검사를 통해 조기에 고위험 개인을 파악하고 예방적 심박동기 삽입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급사 예방에 중요하다. 심장 유육종증은 조기 면역억제 치료가 전도 장애 진행을 늦출 수 있으나, 심박동기 및 ICD 삽입 필요성을 줄이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심전도 추적을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