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연관 무감마글로불린혈증[브루톤](X-linked agammaglobulinaemia [Bruton])

ICD-10: D80.0  |  동의어: 브루톤병, Bruton's agammaglobulinaemia, XLA, BTK 결핍증

목차
  1. 역사
  2. 원인
  3. 유전학
  4. 일반 역학
  5. 발생기전
  6. 증상
  7. 징후
  8. 선별 검사 방법
  9. 진단법
  10. 치료법
  11. 예후
  12. 예방법
  13. 참고문헌

1. 역사

최초 기술

X-연관 무감마글로불린혈증(XLA)은 1952년 미국 소아과 의사 오그덴 브루톤(Ogden C. Bruton)이 처음 기술하였다. 그는 반복적인 중증 세균 감염으로 입원한 8세 남아에서 혈청 단백 전기영동 시 면역글로불린 분획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음을 발견하였고, 감마글로불린 주사로 감염 빈도를 줄이는 데 성공하였다. 이 보고는 체액성 면역의 중요성을 최초로 임상적으로 입증한 선구적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면역학적 이해의 발전

1960~1970년대에 들어 B 림프구와 T 림프구의 구별이 확립되면서, XLA는 B 세포 발달의 특이적 결함임이 밝혀졌다. 환자에서 말초혈액 B 세포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 반면 T 세포 기능은 정상임이 확인되었다.

BTK 유전자의 발견

1993년 Tsukada 등과 Vetrie 등이 거의 동시에 XLA의 원인 유전자를 X 염색체 장완(Xq21.33-Xq22)에 있는 BTK(Bruton tyrosine kinase) 유전자로 동정하였다. BTK는 B 세포 수용체 신호전달에 필수적인 비수용체형 타이로신 키나아제로, 이 발견은 체액성 면역 결핍의 분자 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이정표적 성과이다.

한국 내 인식

국내에서는 1990년대 이후 소아 면역학 발전과 함께 XLA 진단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희귀질환 국가 관리 대상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진단 지연 단축을 위한 조기 선별 프로그램 개발이 추진 중이다.

2. 원인

BTK 유전자 돌연변이

XLA의 유일한 원인은 X 염색체 장완(Xq21.3-Xq22.2)에 위치한 BTK 유전자의 병적 변이이다. BTK 유전자는 19개의 엑손으로 구성되며, 현재까지 1,000개 이상의 병적 변이가 보고되어 있다. 변이 유형은 미스센스 변이, 넌센스 변이, 스플라이스 부위 변이, 결실, 삽입, 큰 구조 변이 등 다양하다.

BTK 단백질의 기능

BTK(Bruton tyrosine kinase)는 B 세포 수용체(BCR) 신호전달 경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비수용체형 타이로신 키나아제이다. BTK는 PH, TH, SH3, SH2, 키나아제 도메인으로 구성된다. BCR 자극 시 Syk에 의해 인산화되어 활성화되며, 이후 PLCγ2를 활성화하여 칼슘 신호를 유도한다. 이 경로는 B 세포의 증식, 분화, 생존에 필수적이다.

돌연변이와 임상 표현형의 관계

BTK 변이의 종류와 위치는 잔류 BTK 단백질의 양 및 기능과 관련되나, 기본적으로 BTK 발현량과 임상 중증도 사이의 명확한 상관관계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동일한 변이를 가진 환자들 사이에서도 임상 표현형에 차이가 있어 환경 요인과 유전적 배경도 표현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된다.

3. 유전학

X-연관 열성 유전

XLA는 X-연관 열성 유전 양식을 따른다. 따라서 BTK 유전자 병적 변이를 보유한 반접합자(hemizygous) 남성에서만 발병하며, 이형접합자(heterozygous) 여성은 보인자(carrier)가 되어 대부분 임상 증상이 없다. 남성 환자의 약 40~50%는 가족력이 없는 산발성(de novo) 돌연변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BTK 유전자 구조

BTK 유전자는 X 염색체 장완(Xq21.3-Xq22)에 위치하며, 약 37.5 kb에 걸쳐 19개의 엑손으로 구성된다. 인코딩된 BTK 단백질은 659개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BTK는 Tec 계열 타이로신 키나아제에 속하며, B 세포 계열, 단핵구, 대식세포에서 발현되나 T 세포와 NK 세포에서는 발현되지 않는다.

유전자형-표현형 상관관계

보인자 여성에서는 BTK 변이 X 염색체를 가진 B 세포는 발달하지 못하고 정상 X 염색체를 가진 B 세포만 발달하는 비무작위적 X 염색체 불활성화(skewed X-inactivation)가 관찰된다. 이를 통해 여성 보인자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4. 일반 역학

전 세계 발생률

XLA는 원발성 항체 결핍증 중 가장 잘 알려진 질환으로, 남자 신생아 약 100,000~200,000명 중 1명의 발생률을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수천 명의 신규 환자가 보고되며, 인종 및 지역 간 발생 빈도의 큰 차이는 보고되지 않는다.

성별 분포

X-연관 유전 특성상 거의 모든 환자는 남성이다. 극히 드물게 여성에서 BTK 변이와 Turner 증후군 또는 X 염색체 이상이 동반된 경우 발병이 보고된 바 있으나,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다.

국내 현황

한국에서는 정확한 유병률 자료가 제한적이나, 희귀질환 헬프라인의 등록 현황에 따르면 XLA 환자가 꾸준히 등록되고 있다. 진단 지연(진단까지의 평균 기간이 2~5년)이 여전히 문제이며, 신생아 면역글로불린 선별 및 유전자 검사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

5. 발생기전

B 세포 발달의 차단

정상적으로 B 세포는 골수에서 조혈모세포(HSC)→공통 림프구 전구세포(CLP)→프로-B 세포→프리-B 세포→미성숙 B 세포→성숙 B 세포의 단계를 거쳐 발달한다. BTK는 특히 프로-B 세포에서 프리-B 세포로의 전환 단계에 필수적이다. BTK 결핍 시 프리-B 세포 수용체(pre-BCR) 신호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아 B 세포 발달이 프로-B 세포 단계에서 차단된다.

면역글로불린 부재의 결과

B 세포 발달 차단으로 인해 말초혈액의 B 세포가 거의 없거나 현저히 감소(정상의 1% 미만)하며, 형질세포 및 림프절의 배중심(germinal center) 구조도 소실된다. 그 결과 모든 면역글로불린 클래스(IgG, IgA, IgM, IgE, IgD)가 현저히 감소하거나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반복 세균 감염의 기전

체액성 면역(항체 매개 면역)이 특이적으로 결여되어 피막형성 세균(Streptococcus pneumoniae, Haemophilus influenzae, Staphylococcus aureus 등)에 대한 방어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다. 반복적인 폐, 부비동, 귀, 관절, 위장관 감염이 발생한다. T 세포 기능은 정상이므로 기회감염(진균, 마이코박테리아)에 대한 저항성은 유지된다.

6. 증상

발현 시기

생후 4~6개월까지는 태반을 통해 전달된 모체 IgG가 방어 역할을 하여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모체 항체가 소실되는 생후 6~18개월 이후 반복 감염 증상이 시작된다. 일부 경증 사례에서는 더 늦은 나이(2~5세)에 진단되기도 한다.

반복 세균 감염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반복적인 피막형성 세균에 의한 감염이다. 반복성 중이염(recurrent otitis media), 부비동염(sinusitis), 폐렴(pneumonia), 관절염(septic arthritis), 수막염(meningitis), 패혈증이 주요 감염 양상이다. 일반적인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나 재발이 잦다.

특이 감염

엔테로바이러스(echovirus, poliovirus, coxsackievirus) 감염이 중추신경계(만성 수막뇌염) 또는 근골격계(피부근염 유사 증후군)를 침범하는 중증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경구 폴리오 바이러스 백신(OPV) 투여 후 백신 유래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되어 있어 생백신 접종이 금기이다. Giardia lamblia에 의한 만성 설사도 특징적 감염이다.

비감염 합병증

자가면역 질환(특발성 혈소판감소자색반병, 용혈성 빈혈, 호중구감소증), 균 배양 음성의 비화농성 관절염, 위장관 염증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이 동반되는 경우가 보고되었다.

7. 징후

신체 검진 소견

편도선과 림프절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촉지되지 않는 것이 특징적 소견이다. 비장비대는 없거나 최소한이며, 정상 소아와 달리 성장함에 따라 편도가 커지지 않는다. 반복 감염의 결과로 기관지확장증, 부비동 비후, 만성 중이염이 확인된다.

검사실 소견

혈청 면역글로불린(IgG, IgA, IgM) 수치가 모두 현저히 감소하며, 통상 IgG < 2 g/L, IgA와 IgM은 매우 낮거나 검출 불가 수준이다. 말초혈액 B 세포(CD19+ 또는 CD20+)가 현저히 감소하거나 결여(정상치의 1~2% 미만)되어 있다. T 세포 수 및 기능은 정상이다. 혈구검사에서 자가면역성 호중구감소증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영상 소견

흉부 X선 및 CT에서 반복 폐렴에 의한 기관지확장증 소견. 두경부 CT에서 만성 부비동염, 중이염 후유 변화. 관절 X선에서 균 배양 음성 관절염 소견이 관찰되기도 한다.

8. 선별 검사 방법

임상적 의심 기준

2세 미만 남아에서 ①반복적인 중증 세균 감염, ②편도/림프절의 부재 또는 위축, ③가족력(어머니 또는 외가 쪽 남성의 조기 감염 사망 등)이 있을 때 XLA를 의심해야 한다.

면역글로불린 정량 검사

혈청 면역글로불린(IgG, IgA, IgM, IgE) 정량이 가장 기본적인 선별 검사이다. 연령 기준 정상 하한치 미만의 범면역글로불린혈증이 확인되면 추가 검사를 시행한다. 특히 IgG < 2 g/L, IgA, IgM이 극히 낮거나 검출 불가인 경우 강력히 의심한다.

유세포 분석 및 BTK 발현 검사

말초혈액에서 CD19+ B 세포 비율 및 절대 수치를 측정한다. B 세포가 2% 미만인 경우 XLA를 강력히 시사한다. BTK 단백질 발현을 단핵구(CD14+ 세포)에서 유세포 분석으로 확인하는 BTK 발현 검사도 유용하다.

국내 선별 현황

국내에서는 반복 감염 남아에서 면역글로불린 정량 및 림프구 아형 분석이 보편화되어 있다. 신생아 면역글로불린 선별 시스템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으나, 한국 희귀질환 진단 지원 사업을 통해 유전자 검사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다.

9. 진단법

진단 기준 (ESID/PAGID 기준)

2세 이상 남성에서 ①CD19+ B 세포 2% 미만, ②IgG, IgA, IgM 모두 정상 하한치의 2 표준편차 미만, ③다음 중 하나 이상: BTK 유전자 병적 변이, BTK mRNA 결여, BTK 단백질 결여, 모계 사촌/형제에서 동일 진단을 충족하는 경우 확진된다.

BTK 유전자 분석

Sanger 염기서열 분석 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으로 BTK 유전자 전체 엑손 및 인접 인트론 영역을 분석하여 병적 변이를 동정한다. 점 변이, 작은 삽입/결실 외에도 엑손 결실/중복은 MLPA로 검출한다.

산전 및 가족 진단

확진된 환자의 어머니, 자매 등 여성 가족에서 보인자 검사(BTK 유전자 분석)를 시행한다. 보인자 임신부에서 양수 천자 또는 CVS로 태아 성별 확인 후 남아인 경우 BTK 유전자 분석으로 산전 진단이 가능하다.

10. 치료법

면역글로불린 대체요법 (IgRT)

XLA의 표준 치료는 면역글로불린 대체요법(Immunoglobulin replacement therapy, IgRT)이다.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IVIG, 400~600 mg/kg, 3~4주 간격) 또는 피하 면역글로불린(SCIG, 주 1회 또는 격주)으로 투여한다. 목표 IgG 최저치는 일반적으로 8 g/L 이상을 권고하며, 기관지확장증 등 폐 합병증이 있는 경우 10 g/L 이상이 권고된다. IgRT는 평생 유지해야 하며, 이를 통해 감염 빈도와 중증도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

항생제 요법

감염 발생 시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조기에 시행한다. 기관지확장증 환자에서는 항생제 예방 요법과 흉부 물리 치료(airway clearance)가 병행된다.

엔테로바이러스 감염 치료

중추신경계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고역가 면역글로불린의 뇌실 내 또는 척수강 내 투여가 시도되기도 한다. 항바이러스제 플레코나릴(pleconaril)이 일부 사례에서 사용되었으나 공인된 표준 치료는 아니다.

유전자 치료

유전자 치료(렌티바이러스 벡터, CRISPR/Cas9 기반)가 전임상 및 초기 임상 단계에서 연구 중이며, 향후 완치적 치료 옵션으로 기대된다.

11. 예후

IgRT 도입 이후의 예후 변화

IgRT 도입 이전에는 XLA 환자 대부분이 소아기에 반복 세균 감염의 합병증으로 사망하였다. 현재 정기적 IgRT를 받는 환자는 성인기까지 생존하며 비교적 정상적인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주요 사망 및 이환 원인

치료 중인 환자에서도 만성 폐 질환(기관지확장증)이 진행하여 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중추신경계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은 진단 전 또는 치료가 불충분한 경우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위장관 질환(염증성 장질환 유사 병변, Giardia 감염)도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장기 추적 관리

환자는 정기적인 폐기능 검사, 흉부 CT, 면역글로불린 수치 모니터링, 자가면역 합병증 감시가 필요하다. 성인 환자로의 이행기 관리(transition of care)가 중요하다.

12. 예방법

유전 상담

확진 환자의 어머니는 약 50%의 확률로 보인자이므로 가계 내 유전 상담과 보인자 검사가 필수적이다. 보인자 여성은 임신 시 산전 유전자 진단 옵션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

백신 접종 주의

생백신(경구 폴리오 바이러스 백신, 수두 백신, MMR 등)은 XLA 환자에서 금기이다. 가족 구성원은 경구 폴리오 바이러스 백신 대신 불활화 폴리오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감염 예방

충분한 IgRT를 통한 적절한 IgG 최저치 유지가 감염 예방의 핵심이다. 감염 증상 발생 시 조기 항생제 치료, 학교 및 어린이집에서의 감염 노출 최소화, 손 위생 교육 등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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