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분류 정보 | |
|---|---|
| ICD-10 | E76.2 |
| 산정특례코드 | V117 |
| 한글 주명 |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결핍 (슬라이증후군, MPS VII) |
| 동의어 | 슬라이증후군, MPS VII, 뮤코폴리사카리도시스 VII형, Mucopolysaccharidosis Type VII |
| 1. 역사 | 2. 원인 |
| 3. 유전학 | 4. 일반역학 |
| 5. 발생기전 | 6. 증상 |
| 7. 징후 | 8. 선별검사방법 |
| 9. 진단법 | 10. 치료법 |
| 11. 예후 | 12. 예방법 |
| 13. 참고문헌 | |
VII형 점액다당류증(MPS VII), 일명 슬라이증후군(Sly syndrome)은 1973년 미국의 소아과 의사 William S. Sly에 의해 최초로 기술되었다. Sly와 동료들은 다발적 골형성 이상, 간비종대, 특이 안면, 지적장애를 보이는 소아 환자에서 소변 내 글루쿠론산 함유 글리코사미노글리칸(glycosaminoglycan, GAG)의 배설 증가를 확인하고, 백혈구 및 섬유아세포에서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beta-glucuronidase, GUSB) 활성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음을 규명하였다. 이 보고는 리소좀 효소 결핍이 GAG 축적을 초래하는 점액다당류증의 새로운 유형을 확립한 것으로, 이후 효소 진단 및 분자유전학 연구의 기틀이 되었다.
1984년에는 GUSB 효소의 cDNA 클로닝이 이루어졌고, 1988년 염색체 7q11.21-q11.22에 유전자가 위치함이 밝혀졌다. 1990년대에 들어 다양한 GUSB 유전자 돌연변이가 동정되었으며, 표현형과 유전자형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수행되었다. 수종 태아(hydrops fetalis) 형태로 나타나는 극중증 산전 형태부터, 성인기까지 생존하는 경증 형태에 이르기까지 매우 넓은 임상 스펙트럼이 확인되면서, MPS VII는 MPS 중에서도 표현형 이질성이 가장 큰 질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치료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은 2017년 미국 FDA의 베스트로니다제 알파(vestronidase alfa-vjbk, 상품명 Mepsevii)의 신속 승인으로, 이는 MPS VII에 대한 최초의 공인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이 되었다. 이후 유럽에서도 2018년 승인이 이루어져 글로벌 치료 접근성이 확대되었다. 한국에서는 이 질환이 희귀·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V117)에 포함되어 의료비 지원 대상이 된다.
MPS VII는 리소좀 가수분해효소인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beta-D-glucuronidase, EC 3.2.1.31)의 유전적 결핍으로 발생한다. 이 효소는 헤파란설페이트(heparan sulfate), 더마탄설페이트(dermatan sulfate), 콘드로이틴설페이트(chondroitin sulfate) 등 GAG의 분해 과정에서 글루쿠론산 잔기의 비환원 말단을 절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효소 활성이 결핍되면 이들 GAG가 리소좀 내에 점진적으로 축적되고, 세포 기능이 손상되어 다양한 장기에 걸쳐 진행성 병변이 나타난다.
원인 유전자는 GUSB로, 염색체 7q11.21에 위치하며 12개의 엑손으로 구성된다. 지금까지 100종 이상의 병원성 변이가 보고되었으며, 미스센스 돌연변이가 가장 흔하다. p.L176F, p.R382C, p.R382H, p.W528C 등이 대표적인 변이로 알려져 있다. 일부 돌연변이는 심각한 효소 활성 소실(null 돌연변이)을 일으켜 중증 표현형과 연관되며, 잔여 효소 활성을 일부 유지하는 변이는 경증 표현형과 연관되는 경향이 있다.
MPS VII는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므로, 보인자 부모로부터 각각 하나씩 병원성 변이 대립유전자를 물려받아야 발병한다. 보인자는 임상 증상이 없으며, 효소 활성은 정상의 약 50% 수준으로 유지된다.
GUSB 유전자는 염색체 7q11.21에 위치하며, 전장 약 20 kb의 게놈 DNA에 걸쳐 12개의 엑손을 포함한다. 성숙 단백질은 65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며, 리소좀 내에서 사량체(homotetramer)로 기능한다. HGMD(Human Gene Mutation Database)에 현재까지 100종 이상의 병원성 변이가 등재되어 있다.
표현형-유전자형 상관관계에서, p.L176F 변이는 중증의 수종 태아 표현형과 강한 연관성을 보이며, p.R382C 변이는 비교적 경한 임상 경과와 관련된다. 복합 이형접합 형태가 동형접합보다 더 흔하며, 각 변이의 잔여 효소 활성 정도에 따라 임상 표현형의 중증도가 결정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효소 활성이 정상의 1% 미만으로 떨어지는 반면, 경증 환자에서는 5~10% 수준의 잔여 활성이 유지되기도 한다.
산전 진단은 융모막 융모 생검(CVS)이나 양수천자를 통해 태아 세포에서 효소 활성을 측정하거나, 이미 가족 내 돌연변이가 확인된 경우 분자유전학적 분석으로 가능하다. 착상전 유전자 검사(PGT-M)도 이론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유전상담 시 형제 재발 위험률은 25%임을 안내하고, 보인자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MPS VII는 MPS 중 가장 드문 유형에 속하며,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400명 미만의 증례가 문헌에 보고되어 있다. 발생률은 출생아 약 30만~100만 명당 1명으로 추정되지만, 증례의 적음으로 정확한 수치를 산정하기 어렵다. 특정 지역적 집적 현상은 MPS 다른 유형에서처럼 두드러지지 않으나, 이베리아반도(스페인·포르투갈) 코호트에서 비교적 많은 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성별에 따른 발생 빈도 차이는 없으며, 남녀 동등한 비율로 발생한다. 진단 연령은 임상 표현형에 따라 크게 다르다. 태아수종형(hydrops fetalis form)은 산전 초음파 검사 또는 사산으로 발견되고, 중등도-중증 형태는 생후 1~3년 내에 증상이 나타나며, 경증 형태는 학령기 이후 또는 성인기에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진단 지연이 흔하며, 비특이적 증상(반복적 호흡기 감염, 골격계 이상 등)으로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조기 진단을 위해 신생아 또는 영아기 선별검사 프로그램의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에서는 산정특례 등록 환자 수가 극히 적어, 국내 유병률 자료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는 리소좀 내에서 헤파란설페이트, 더마탄설페이트, 콘드로이틴 4-설페이트, 콘드로이틴 6-설페이트 등의 말단 비환원 글루쿠론산 잔기를 순차적으로 절단함으로써 GAG 분해에 기여한다. 효소 활성이 부재하면 미분해된 GAG 단편이 리소좀 내에 진행성으로 축적되어 리소좀 팽창과 세포 기능 장애를 초래한다.
GAG 축적은 신체 전반의 조직에 걸쳐 일어나는데, 특히 간, 비장, 골수, 결합조직, 뇌, 심장 판막, 각막, 뼈에서 두드러진다. 리소좀 기능 장애는 이차적으로 오토파지 경로 손상,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활성산소종(ROS) 생성 증가,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촉진 등 복잡한 세포 병리를 유발한다. 신경계에서는 뉴런의 리소좀 축적이 세포사멸(apoptosis)을 촉진하여 인지기능 저하와 신경퇴행으로 이어진다.
골격계에서는 연골과 골 기질 내 GAG 축적이 성장판 기능 이상과 골화 결함을 일으켜 다발성 골이영양증(dysostosis multiplex)을 야기한다. 심장에서는 판막 실질세포 내 GAG 침착으로 판막 비후 및 기능 부전이 발생한다. 상기도의 GAG 축적은 기도 협착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을 야기하고, 반복적 호흡기 감염의 위험을 높인다. 이처럼 MPS VII의 병리는 단순한 기질 축적을 넘어 다중 세포 신호전달 경로의 연쇄적 손상을 포함하는 복잡한 기전으로 이해된다.
MPS VII의 임상 양상은 표현형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 극중증 태아 형태(neonatal/fetal form)에서 경증 성인 형태(attenuated form)까지 다양하다.
중증 형태에서는 발달 지연, 지적 장애(경증~중증), 언어 발달 지연이 두드러진다. 초기에는 정상 발달처럼 보이다가 2~4세 이후 퇴행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행동 문제(과잉행동, 공격성)와 수면 장애도 흔하다. 경증 형태에서는 인지기능이 상대적으로 보존되며, 일부는 일반 교육 과정을 이수하기도 한다.
반복적인 상하기도 감염, 만성 기침, 중이염이 흔하다. 상기도 협착 및 기도 연화증으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지속적 양압 환기(CPAP) 또는 기관절개술이 필요하다. 폐 실질 침범에 따른 제한성 폐 질환도 보고된다.
다발성 골이영양증(dysostosis multiplex)—과두개골증, 늑골 비후, 척추 불완전 쐐기형, 비구 이형성, 장골 변형—이 나타난다. 관절 경직 및 관절 가동범위 제한, 손발 변형, 척추측만증 및 흉요추 후만증이 진행한다. 성장 지연으로 최종 신장이 작다.
간비종대가 거의 모든 환자에서 관찰되며, 제대탈장·서혜부탈장이 흔하다. 소화불량, 설사 등 위장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신체 검진에서 특징적인 소견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거친 얼굴 모습(coarse facies): 큰 머리(대두증), 편평한 코, 두꺼운 입술, 전돌된 하악, 두꺼운 혀(거설증)가 전형적이다. 안와 과대증, 두꺼운 두피도 관찰된다. 표현형의 중증도에 따라 안면 특징의 정도가 크게 다르며, 경증 형태에서는 안면 특징이 거의 없거나 매우 경미하다.
각막 혼탁(corneal clouding)이 대부분의 중증 환자에서 나타나며, 망막 변성, 시신경 위축, 시력 저하, 안압 상승(녹내장)이 동반되기도 한다. 정기적인 안과 추적이 필요하다.
심장 판막 질환(승모판 역류, 대동맥 판막 기능부전)이 주요 이환 원인이다. 심근증(cardiomyopathy) 및 심부전도 중증에서 보고된다. 심초음파 정기 검사가 필수적이다.
몽골반점(Mongolian spots) 유사 피부 색소 침착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 두꺼운 피부, 다모증도 관찰된다. 척수 압박에 의한 신경학적 소견(원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경외과적 개입이 필요하다.
가장 중증의 표현형으로, 산전 초음파에서 복수, 태반 부종, 피하 부종이 발견된다. 대부분 사산이거나 신생아 사망으로 이어지며, 비면역성 태아수종의 감별 진단으로 MPS VII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현재 MPS VII에 대한 체계적인 신생아 선별검사(NBS) 프로그램은 국내외에서 아직 표준화되지 않았으나, 건조혈반(dried blood spot, DBS) 기반 효소 활성 측정법이 연구 수준에서 개발되어 있다. 형광 기질 또는 탠덤 질량분석법(tandem mass spectrometry, MS/MS)을 이용해 DBS에서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 활성을 측정하는 방법이 유력한 선별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소변 GAG 정량 분석은 비교적 간편한 1차 선별 방법으로, 더마탄설페이트와 헤파란설페이트, 콘드로이틴설페이트의 배설 증가를 확인한다. 단순 소변 GAG 비색법(toluidine blue spot test, Berry test) 및 정량 전기영동(GAG 전기영동)이 임상에서 활용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위음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확진 검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임상적 의심 상황에서는 즉시 리소좀 효소 활성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임상 의심 상황으로는 비면역성 태아수종, 원인 불명의 간비종대를 동반한 영아, 반복적 호흡기 감염·거친 얼굴·골격계 이상의 복합 증상 등이 해당된다. 조기 진단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핵심이다.
확진은 백혈구(lymphocyte, granulocyte) 또는 피부 섬유아세포에서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 활성이 정상 대조군의 1~10% 이하로 현저히 저하되어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이루어진다. 형광 기질(4-methylumbelliferyl-beta-D-glucuronide)을 이용한 형광측정법이 표준으로 사용된다.
GUSB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Sanger sequencing 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 NGS)으로 병원성 변이를 확인한다. 양쪽 대립유전자 모두에서 병원성 변이가 확인되면 진단이 확정되며, 예후 예측에 도움이 된다. 효소 활성 측정 결과가 경계치에 해당할 경우 분자 분석이 특히 중요하다.
베스트로니다제 알파(vestronidase alfa-vjbk, 상품명 Mepsevii)는 MPS VII의 치료를 위해 2017년 FDA, 2018년 EMA에서 허가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ERT이다. 재조합 인간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로서, 4 mg/kg을 2주 1회 4시간 정맥 주사한다. 임상 시험에서 보행 기능, 폐 기능, 신체 성장, GAG 바이오마커 감소에 유의한 효과가 입증되었다. 혈뇌장벽 통과 제한으로 중추신경계 병변에 대한 효과는 미흡하다.
중증 신경계 침범이 있는 경우 일부 센터에서 시행된 바 있으나, MPS VII에서의 근거는 다른 MPS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 이식 전 신경학적 기능 상태가 이식 효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 진단 후 신중한 환자 선정이 필요하다.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자 치료가 동물 모델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였으며,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간 지향 AAV 벡터를 이용한 전신 치료 및 뇌척수액 직접 주입을 통한 중추신경계 표적 치료가 연구되고 있다.
MPS VII의 예후는 임상 표현형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태아수종 형태는 대부분 사산 또는 신생아 사망으로 이어지며 생존율이 극히 낮다. 전형적인 중증 형태에서는 진행성 신경학적 퇴행, 반복적 호흡기 감염 및 심장 합병증으로 10~20대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상기도 폐쇄 및 심장 판막 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이다.
경증 형태(attenuated form)에서는 인지 기능이 일부 보존되며, 40~50대까지 생존하는 사례도 보고되어 있다. ERT 도입 이후 일부 환자에서 체내 GAG 부담 감소 및 비신경계 기능 개선이 확인되고 있으나, 장기 생존 개선 여부에 대한 추적 자료는 아직 제한적이다. 조기 진단 후 신속한 ERT 시작이 비신경계 증상 진행 억제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학적 기능 저하는 현재의 ERT만으로는 충분히 억제되지 않으며, 향후 중추신경계 표적 치료법(뇌실내 투여 ERT, 유전자 치료) 개발이 예후 개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기관 레지스트리를 통한 자연 경과 자료 축적이 치료 평가 및 예후 상담에 중요하다.
MPS VII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이므로, 1차 예방의 핵심은 유전상담과 산전 진단이다. 환자의 형제자매는 25%의 재발 위험이 있으며, 보인자 부모의 확인과 상담이 중요하다. 부모 중 한 명이 MPS VII 환자이고 배우자가 보인자인 경우 자녀의 50%가 발병할 수 있어 집중적인 유전상담이 요구된다.
보인자 검사는 가족 내 병원성 변이가 확인된 경우 분자유전학적 방법으로 정확하게 시행 가능하다. 효소 활성 측정만으로는 보인자와 정상인의 구분이 불확실한 경우가 있어 분자 검사가 보완적으로 사용된다.
산전 진단(CVS, 양수천자)을 통해 태아의 이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착상전 유전자 진단(PGT-M)을 통해 이환 배아의 착상을 피하는 방법도 선택 가능하다. 조기 진단이 이루어진 경우 신생아기부터 ERT를 시작함으로써 비가역적 장기 손상을 최소화하는 2차 예방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신생아 선별검사(DBS 기반 효소 분석)의 도입은 향후 조기 치료 기회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