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성 다발연골염 (재발성다발연골염)Relapsing Polychondritis

A.분류 코드ICD-10 M94.1  |  산정특례 V178
B.동의어—
C.성인기 발현높음 — 전형적으로 30~60대 성인에서 처음 진단되며, 소아 발현은 드물다.
1.역사Jaksch-Wartenhorst(1923) 기술; 1960년 McAdam이 진단 기준 정립.
2.원인자가면역 기전; 제II형 콜라겐 및 마트릴린-1에 대한 자가항체.
3.유전학HLA-DR4 연관; 일부 HLA-B27; 단일 유전자 원인 없음.
4.일반 역학매우 희귀; 연간 발생률 3.5/100만; 30~60대, 남녀 동등.
5.발생기전연골 기질 단백에 대한 자가면역 반응; 염증·파괴 → 섬유화·붕괴.
6.증상재발성 귀 연골염(이개 발적·부종), 비연골염, 기도 연골염, 관절염.
7.징후이개 발적·변형, 비중격 붕괴(안장코), 기도 협착, 공막염.
8.선별 검사 방법특이 선별 검사 없음; 임상 의심 시 McAdam 기준 적용.
9.진단법McAdam/Damiani-Levine 기준; 기도 CT; 조직 생검; 자가항체.
10.치료법경증: NSAIDs·덱사메타손; 중등-중증: 프레드니손+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11.예후삽화 경과; 기도·심혈관 침범 시 사망률 증가.
12.예방법확립된 예방법 없음; 조기 진단·치료로 장기 침범 예방.
13.참고문헌주요 문헌 및 가이드라인 목록

1. 역사

재발성 다발연골염(relapsing polychondritis, RP)은 1923년 오스트리아 의사 야크쉬-바르텐호르스트(Rudolf Jaksch-Wartenhorst)가 반복 발생하는 이개·비연골 염증, 관절염, 발열을 보이는 환자를 '연골부연골염(polychondropathia)'이라 기술하면서 처음 보고되었다. 이후 1960년 미국의 맥아담(McAdam)과 동료들이 6개의 진단 기준을 제시하면서 현대적 진단 체계의 토대가 마련되었고, 1976년 다미아니(Damiani)와 레빈(Levine)이 이를 수정·보완하여 현재 널리 사용되는 진단 기준을 확립하였다. '재발성'이라는 명칭은 이 질환이 삽화적으로 반복 발생하는 특성을 반영한다.

초기에는 별개의 희귀 증례 보고에 불과하였으나, 면역형광·자가항체 기술의 발전으로 제II형 콜라겐 및 마트릴린-1(matrilin-1)에 대한 자가면역 기전이 규명되면서 체계적 이해가 시작되었다. 1990~2000년대에 HLA-DR4와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생물학적 제제(TNF 억제제, 인터루킨 억제제 등)가 치료 선택에 추가되면서 치료 전략이 확장되었다. ICD-10에서 M94.1로 분류되며, 국내 산정특례 코드 V178이 부여된 희귀 자가면역 질환이다.

2. 원인

재발성 다발연골염의 원인은 자가면역 기전이 핵심이다. 연골 기질의 주요 구성 단백인 제II형 콜라겐(type II collagen), 마트릴린-1(matrilin-1), 연골 올리고머 기질 단백(COMP)에 대한 자가항체와 T세포 매개 면역 반응이 연골 파괴의 직접적 원인으로 규명되어 있다. 특히 항-마트릴린-1 항체는 RP에 비교적 특이적으로 발생하며, 귀 연골염과 기도 침범과 연관된다.

무엇이 이 자가면역 반응을 촉발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감염(바이러스, 세균), 외상, 화학물질 노출 등이 분자 모방(molecular mimicry) 또는 에피토프 노출을 통해 자가면역을 개시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으나 확정적 근거는 없다. RP는 다른 자가면역 질환(전신홍반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쇼그렌 증후군, 혈관염, 골수이형성증후군 등)과 동반되는 경우가 약 30~50%에서 관찰되며, 이는 공통된 면역 취약성을 시사한다.

3. 유전학

재발성 다발연골염에서 단일 유전자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HLA(사람 백혈구 항원) 연관성 연구에서 HLA-DR4가 RP 환자에서 과발현된다는 결과가 반복 보고되어 있다. HLA-DR4는 제II형 콜라겐 자가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류마티스 관절염과도 공유되는 유전 위험 인자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HLA-B27 양성이 RP의 척추관절염 유사 특징과 연관된다고 보고한다.

가족 내 집적은 매우 드물며, RP는 주로 산발성(sporadic)으로 발생한다. 이는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가 아닌 다유전자 취약성과 환경적 촉발 인자의 복합 작용이 발병에 관여함을 시사한다. 전장 유전체 연관 연구(GWAS)는 현재까지 충분히 수행되지 않아 추가 감수성 유전자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다.

4. 일반 역학

재발성 다발연골염은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연간 발생률은 인구 100만 명당 약 3.5명으로 추정된다. 발병 연령은 20~80세에 걸쳐 분포하나 30~60대에서 가장 흔하며, 발병 중앙값은 약 45~50세이다. 성별 차이는 초기 연구에서 여성 우세를 보고하였으나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는 남녀 동등 또는 남성 약간 우세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어 일관되지 않는다. 모든 인종에서 발생하며, 특정 인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산정특례(V178) 등록 환자 수로 역학을 추정할 수 있으나 전국적 통계 자료는 제한적이다. 동반 자가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30~50%에 달하며, 특히 전신홍반루푸스, 혈관염, 골수이형성증후군과의 동반이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일부 문헌에서는 백인에서의 HLA-DR4 연관성이 한국·동아시아 환자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고 보고한다.

5. 발생기전

재발성 다발연골염의 발생기전은 연골 기질 단백에 대한 자가면역 반응의 개시와 지속으로 요약된다. 분자적으로, 연골 기질의 제II형 콜라겐과 마트릴린-1이 자가면역 공격의 주요 표적이다. 촉발 사건(감염, 외상 등)이 연골의 에피토프를 면역계에 노출시키면, 자가반응성 T세포와 B세포가 활성화되어 자가항체 생성과 세포 매개 면역이 시작된다. 이 면역 반응은 연골 조직에 호중구·대식세포·T세포의 침윤과 사이토카인(IL-1β, TNF-α, IL-6, IL-17) 폭풍을 유발한다.

염증 세포가 분비하는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MMP)와 활성산소종이 연골 기질을 분해하며, 반복되는 삽화는 점진적인 연골 조직 파괴로 이어진다. 귀 이개 연골이 파괴되면 특유의 '꽃양배추 귀(cauliflower ear)' 변형이 생기고, 코 연골 파괴는 안장코(saddle nose) 변형을 초래한다. 기관·기관지 연골 침범은 기도 협착의 가장 위험한 합병증을 유발하며, 심혈관계 연골(대동맥 판막, 대동맥 벽)을 침범하면 대동맥류·판막 역류가 발생할 수 있다.

6. 증상

재발성 다발연골염의 임상 양상은 매우 다양하며, 어느 연골 조직이나 침범될 수 있다. 가장 특징적인 첫 증상은 이개 연골염(auricular chondritis)으로, 이개(귀바퀴)가 급격히 빨갛게 부어오르고 압통이 발생한다. 귓불(연골이 없는 부위)은 침범되지 않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증상이 재발을 반복하면 귀 연골이 파괴되어 이개가 처지는 변형이 발생한다. 비연골염(nasal chondritis)은 코의 발적·압통을 유발하며, 반복되면 안장코 변형이 생긴다.

기도 침범(tracheobrochial chondritis)은 가장 생명 위협적인 합병증으로, 쉰 목소리·기침·호흡 곤란·흡기 협착음이 나타나며 급성 기도 폐쇄 위험이 있다. 비미란성 다발 관절염, 공막외층염(episcleritis)·공막염(scleritis), 전정 기관 침범(청력 상실·어지럼), 심혈관 침범(대동맥 역류·심전도 이상)도 발생한다. 발열, 피로, 체중 감소 등의 전신 증상이 삽화 시 동반된다. 증상 발현과 완해를 반복하는 삽화 경과가 전형적이나, 일부에서는 지속 진행형이다.

7. 징후

이개 연골염의 급성기에는 이개의 미만성 발적·부종·압통이 관찰되며, 귓불은 침범되지 않는 '이개 발적의 귓불 보존'이 진단적으로 중요한 소견이다. 반복 삽화 후에는 이개 연골이 파괴되어 부드럽고 변형된 이개가 관찰된다. 비중격 연골 파괴는 코의 '안장 변형'으로, 외비의 중간 1/3부위가 함몰된 전형적인 외형을 보인다. 후두·기관 침범 시에는 후두 촉진 압통, 흡기 천명, 호흡 감소 등이 나타난다.

안과 소견으로는 공막외층염(홍반·압통), 공막염(짙은 충혈·심한 통증), 포도막염이 관찰될 수 있다. 관절 침범은 다발 관절 부종·압통·운동 제한으로 나타나나 골 미란은 드물다. 심잡음(대동맥 판막 역류), 부정맥, 피부 병변(결절홍반 유사, 자반)도 징후로 확인될 수 있다. 실험실 소견으로는 적혈구침강속도(ESR)·C반응단백(CRP) 상승, 경도 빈혈, 항-마트릴린-1 항체 양성 등이 있다.

8. 선별 검사 방법

재발성 다발연골염에 특이적인 단일 선별 검사는 없다. 이 질환은 기본적으로 임상 증후군으로, 특징적인 임상 양상을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발성 이개 발적(귓불 보존), 비연골염, 기도 증상의 조합을 보이는 환자에서 RP를 의심하는 것이 조기 발견의 출발점이다. 임상 의심 시 ESR, CRP, 전혈구 검사, 항-마트릴린-1 항체 검사를 우선 시행한다.

이어서 흉부 CT(기관·기관지 벽 비후·협착 평가), 폐기능 검사(유량-용량 곡선에서 기도 외 협착 패턴), 이비인후과 내시경,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골수이형성증후군이나 다른 자가면역 질환이 의심되면 관련 검사를 추가한다. 선별의 개념보다는 '의심 → 즉각 전문과 의뢰 및 포괄적 평가'가 이 질환 관리의 기본 전략이다.

9. 진단법

재발성 다발연골염의 진단에는 맥아담(McAdam, 1976) 기준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6가지 기준(양측 이개 연골염, 비미란성 혈청음성 다발관절염, 비연골염, 안구 염증, 기도 연골염, 내이 기능 장애) 중 3개 이상을 충족하면 임상 진단이 가능하다. 다미아니(Damiani)와 레빈(Levine)은 이를 수정하여 조직 소견으로도 진단 가능하도록 하였고, 기준 1개 이상에 조직학적 확진 또는 2개 이상에 치료(스테로이드) 반응을 포함시켰다.

이개 연골 생검에서는 연골막 염증, 호중구·림프구 침윤, 연골 기질 손실, 섬유화 소견이 특징적이다. 기도 CT에서 기관·기관지 벽의 전방 및 측방 비후(후막부 보존)가 RP의 특징적 소견이다. 항-마트릴린-1 항체, 항-제II형 콜라겐 항체는 특이도가 높지 않으나 양성이면 진단을 지지한다. 감별 진단으로는 육아종증 다발혈관염(GPA), 재발성 이개 연골막염, 외상성 귀 변형, 코카인 유발 비중격 천공, 사르코이드증 등이 있다.

10. 치료법

재발성 다발연골염의 치료는 삽화의 중증도와 침범 장기에 따라 단계적으로 결정된다. 경도(이개·비연골 삽화): NSAIDs(인도메타신 등) 또는 저용량 경구 덱사메타손·프레드니손(0.5 mg/kg/일)으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중등도~중증(기도, 안구, 심혈관 침범): 고용량 프레드니손(1 mg/kg/일)이 표준 치료이며, 반응 불충분하거나 스테로이드 용량 감량이 어려운 경우 면역억제제(메토트렉세이트, 아자티오프린, 마이코페놀레이트모페틸, 사이클로포스파미드)가 병용된다.

난치성 또는 중증 기도·전신 침범에서는 생물학적 제제로 TNF-α 억제제(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 IL-6 수용체 억제제(토실리주맙), CTLA4-Ig(아바타셉트) 등의 사용이 증례 보고 및 소규모 연구에서 보고된다. 기도 협착에 의한 급성 기도 폐쇄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기관 삽관·기관절개, 기관지 내 스텐트 삽입 등의 응급 기도 관리가 필요하다. 심각한 대동맥판 역류나 대동맥류는 심장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11. 예후

재발성 다발연골염의 예후는 상당히 이질적으로, 수십 년에 걸쳐 재발-완해를 반복하는 만성 경과를 보이는 경우부터 급속 진행으로 수년 내 사망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예후 결정 인자는 기도 침범과 심혈관 침범 여부이다. 기관·기관지 연골 파괴에 의한 기도 협착과 허탈은 갑작스러운 기도 폐쇄를 일으킬 수 있으며, 대동맥 판막 역류·대동맥류는 치명적 심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1980년대 초기 연구에서 5년 생존율이 약 74%로 보고되었으나, 이후 치료 발전과 조기 진단으로 예후가 개선되었다. 전신 자가면역 질환(특히 루푸스, 혈관염)이나 골수이형성증후군이 동반된 경우 예후가 더 불량하다. 안구 침범(특히 공막염)은 실명 위험이 있으며, 내이 침범은 영구적 청력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장기 추적과 다학제 접근이 합병증 조기 발견과 예후 개선에 필수적이다.

12. 예방법

재발성 다발연골염의 1차 예방은 현재 확립된 방법이 없다. 발병 기전상 자가면역 반응이 핵심이므로, 자가면역 촉발 인자(감염, 특정 약물, 환경 노출)를 회피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삽화 예방에 기여할 수 있으나 근거 기반 권고는 없다. 동반 자가면역 질환이나 골수이형성증후군의 조기 발견·치료가 RP 발병 전 면역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으나 이 역시 확증되지 않았다.

삽화 재발 예방(2차 예방)이 현실적으로 더 중요하다. 적절한 유지 면역억제 치료를 통해 삽화 빈도와 중증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이다. 기도 침범의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폐기능 검사·기도 CT, 심혈관 침범의 정기 심초음파 추적이 장기 합병증 예방에 기여한다. 환자에게 급성 기도 증상(호흡 곤란·천명·쉰 목소리) 발생 시 즉각 응급실을 방문할 것을 교육하는 것이 생명 위협적 합병증 예방의 중요한 일환이다.

13.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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