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D-10: D81.6 | 동의어: MHC class I 결핍증, TAP 결핍, 노출림프구증후군 I형, Bare lymphocyte syndrome type I, TAP1/TAP2/Tapasin deficiency
주조직적합성복합체(MHC) I형 결핍증은 1985년 Touraine 등이 세포 표면에 HLA 클래스 I 항원이 발현되지 않는 특이한 면역결핍 환자를 처음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처음에는 '노출림프구증후군(Bare lymphocyte syndrome, BLS)'으로 불렸으며, 표현형적으로 MHC 클래스 I 분자가 림프구 표면에서 검출되지 않는 특징이 명명의 기원이 되었다.
1990년대에 MHC 클래스 I 분자의 세포 표면 발현에는 단순히 HLA 유전자 자체의 발현뿐 아니라 항원 제시 관련 운반단백질(TAP1, TAP2, Tapasin)이 필수적임이 규명되었다. 1994년 de la Salle 등이 TAP1 유전자 변이가 MHC 클래스 I 결핍증의 원인임을 처음 보고하였고, 이후 TAP2, Tapasin(TAPBP) 변이에 의한 증례도 보고되었다.
BLS는 처음에는 MHC 클래스 I과 II 결핍이 혼용되는 개념이었으나, 분자유전학적 발전으로 두 질환의 병인이 완전히 다름이 규명되면서 각각 BLS I형(MHC I 결핍)과 BLS II형(MHC II 결핍)으로 분리되었다.
국내에서 MHC 클래스 I 결핍증은 매우 드물게 보고되며, 원발성 면역결핍증 전문 센터를 통해 소수의 증례가 진단되어 있다. 희귀질환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MHC 클래스 I 분자는 CD8+ T세포에 세포 내 펩타이드(바이러스, 종양 항원 등)를 제시하여 세포독성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 정상적인 MHC I 항원 제시에는 프로테아좀에서 생성된 펩타이드가 TAP1/TAP2 이종이량체를 통해 소포체(ER)로 운반되어 MHC I 분자와 결합한 후 세포 표면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TAP1(6p21.32) 또는 TAP2(6p21.32) 유전자의 병인 변이이다. TAP(Transporter associated with Antigen Processing)는 ER 내로 펩타이드를 운반하는 이종이량체 ABC 수송체이다. TAP 결핍 시 펩타이드 로딩이 이루어지지 않아 MHC I 분자가 세포 표면에 안정적으로 발현되지 못한다.
Tapasin은 TAP와 MHC I 분자를 연결하는 샤페론 단백질로, 이 유전자(6p21.3)의 변이도 MHC I 결핍증의 원인이 된다. TAP 변이에 비해 Tapasin 변이 환자는 임상 증상이 경미한 경향이 있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이다. TAP1, TAP2, TAPBP 유전자 모두 6번 염색체 단완(6p21)의 MHC 영역에 위치한다. 두 부모 모두 보인자인 경우 자녀의 25%에서 발병한다.
TAP1 변이가 가장 많은 환자에서 확인되며, 대부분 조기 종결 또는 결실 변이이다. TAP2 변이와 Tapasin 변이도 보고되어 있다. 동일 집단(특히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창시자 효과(founder effect)에 의한 반복 변이가 보고된다.
동일한 유전 변이를 가진 환자들 사이에서도 임상 중증도에 차이가 있어 환경적 요인 및 면역 반응의 개인차가 표현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MHC 클래스 I 결핍증은 원발성 면역결핍증 중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50명 미만의 증례가 보고되어 있다. 정확한 유병률은 불명확하며, 출생아 수백만 명 중 1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북아프리카(모로코, 알제리), 중동 지역에서 근친결혼에 의한 창시자 변이 집적이 보고된다. 유럽에서도 산발적 증례가 보고된다.
MHC I 결핍증은 MHC II 결핍증에 비해 임상 증상 발현이 늦어 소아 후기(5~10세) 또는 성인기에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CD8+ T세포는 없지만 NK세포 기능이 일부 유지되어 초기 감염에 대한 방어 능력이 어느 정도 보존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MHC I 결핍증은 진단된 사례가 극히 드물며, 원발성 면역결핍증 전문 병원에서 관리되고 있다.
TAP1/TAP2 결핍 시 프로테아좀에서 분해된 펩타이드들이 ER 내로 운반되지 못하여 MHC I 분자가 적절한 펩타이드를 로딩하지 못하게 된다. 펩타이드 없이는 MHC I-β2-마이크로글로불린 복합체가 불안정하게 되어 세포 표면 발현이 현저히 감소한다.
흉선에서 CD8+ T세포의 양성 선택에는 흉선 피질 세포의 MHC I 분자가 필수적이다. MHC I 결핍 시 CD8+ T세포의 흉선 내 양성 선택이 불가능하여 말초 혈액에서 CD8+ T세포가 현저히 감소 또는 소실된다.
MHC I 분자는 NK세포의 억제 수용체(KIR, NKG2A 등)의 리간드로 작용하여 정상 자기세포에 대한 NK세포의 살상을 억제한다. MHC I 결핍 세포는 NK세포에 의해 살상될 수 있으나, 동시에 보상적으로 NK세포 활성이 증가되어 바이러스 감염에 일부 방어 역할을 한다.
세포 내 바이러스 감염 방어에 핵심적인 세포독성 CD8+ T세포 반응이 결여됨으로써 만성 바이러스 감염(특히 바이러스성 폐쇄성 폐질환)이 주된 임상 문제로 대두된다.
MHC I 결핍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반복적인 상하기도 감염으로, 만성 화농성 폐질환, 기관지확장증, 폐쇄성 폐질환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세균성 감염(폐렴구균, 헤모필루스, 황색포도상구균), 바이러스성 감염(특히 파라인플루엔자, RSV, 아데노바이러스)이 빈발한다.
MHC II 결핍에 비해 증상 발현이 늦어 학령기 또는 성인기에 처음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경미한 반복 감염으로 나타나다 서서히 악화된다.
피부 바이러스 감염(대상포진, 단순포진 바이러스), 눈 감염이 보고된다. 심한 경우 BCG 접종 후 파종성 BCG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 피부 혈관염, 자가면역 간염 등의 자가면역 합병증이 보고된다.
만성 폐질환으로 인한 청진 시 수포음, 천명음이 관찰된다. 중증 폐질환에서는 곤봉지(clubbing), 흉곽 변형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부비동염으로 인한 코막힘, 화농성 비루, 안면 압통이 확인된다.
림프구 아형 분석에서 CD8+ T세포의 현저한 감소 또는 소실이 특징이다. CD4+ T세포는 정상이거나 경미하게 감소하고, B세포는 정상이다. 혈청 면역글로불린(IgG, IgA, IgM)은 대체로 정상이다. 유세포 분석에서 림프구 표면의 HLA 클래스 I 분자 발현이 현저히 감소 또는 소실된다.
흉부 CT에서 기관지확장증, 무기폐, 만성 폐부전 소견이 관찰된다. 부비동 CT에서 만성 부비동염 소견이 흔하다.
반복적인 호흡기 감염, 만성 폐질환이 있는 소아 또는 성인에서 원발성 면역결핍증을 의심해야 한다. 가족력(부모 근친결혼, 형제 중 유사 증상, 영아 사망) 여부를 확인한다.
전혈구검사에서 림프구 감소증이 있을 수 있으나 정상인 경우도 있다. CD8+ T세포의 감소 또는 소실 여부를 유세포 분석으로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선별 단계이다.
유세포 분석에서 HLA-A, -B, -C 분자의 세포 표면 발현을 측정한다. 정상의 5% 미만으로 발현이 감소한 경우 MHC I 결핍증을 강력히 시사한다.
국내에서 MHC I 결핍증에 대한 체계적인 선별 프로그램은 없으며, 반복 감염 증상으로 의뢰된 환자에서 면역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TREC 기반 신생아 선별은 MHC I 결핍증 환자 일부를 놓칠 수 있어 보완적 접근이 필요하다.
HLA 클래스 I(HLA-A, B, C) 항체를 이용한 유세포 분석에서 림프구 표면 발현의 현저한 감소 또는 소실이 진단의 핵심 소견이다. 동시에 CD8+ T세포의 감소를 확인한다.
세포 내 TAP 단백질 발현을 Western blot 또는 유세포 분석(세포내 항체 염색)으로 확인한다. 방사성동위원소 또는 형광 표지 펩타이드를 이용한 기능적 TAP 수송 능력 측정도 가능하다.
TAP1, TAP2, TAPBP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또는 NGS 패널 검사로 병인 변이를 확인한다. 두 개의 병인 변이(동형접합 또는 복합 이형접합) 확인이 확진 기준이다.
MHC I 결핍증은 MHC II 결핍증(CD4+ T세포 감소 동반), SCID(범림프구 감소), HIV 감염(CD4+ T세포 감소)과 감별해야 한다.
MHC I 결핍증의 근치적 치료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다. 이식 후 정상 공여자 유래 T세포 및 NK세포가 재구성되어 면역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조기에 시행할수록 만성 폐질환으로 인한 이식 전 폐 손상이 예후를 제한한다.
예방적 항생제(azithromycin 등),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 투여로 반복 감염을 예방한다. 호흡기 물리치료 및 기관지확장제, 흡입 스테로이드 등으로 만성 폐질환을 관리한다.
혈청 면역글로불린 수치가 정상 이하인 경우 IVIG 보충 요법을 시행한다.
만성 부비동염은 항생제 및 이비인후과 수술로 관리한다. 필요 시 기관지 내시경 세척 및 흡인을 시행한다. 생독 백신 접종은 금기이다.
치료 없이는 반복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만성 폐질환, 기관지확장증이 진행하여 호흡 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MHC I 결핍증은 MHC II 결핍증에 비해 예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나, 진단이 늦어지면 폐 손상이 비가역적으로 진행한다.
HSCT 성공 후 면역 기능 회복이 가능하나, 이미 진행된 폐 손상은 이식 후에도 지속된다. 조기 진단 및 조기 이식이 폐 기능 보존에 결정적이다.
Tapasin 변이에 의한 경우는 TAP 변이에 비해 임상 경과가 경미하여 성인기까지 호흡기 합병증 없이 지내는 경우도 보고된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으로 양측 부모의 보인자 검사 및 유전 상담이 필요하다.
가족력이 있는 임신부에서 융모막 융모 생검 또는 양수 천자로 태아 유전형 확인이 가능하다. PGT-M으로 이환 배아 착상을 예방할 수 있다.
BCG, MMR, 수두 등 생독 백신은 절대 금기이다.
조기 진단 후 이식 전까지 감염 노출을 최소화하고 예방적 항감염 요법을 철저히 유지한다. 호흡기 감염 증상 발생 시 즉시 치료를 시작하여 폐 손상을 최소화한다.
TREC 기반 신생아 선별로 MHC I 결핍증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며(일부 TAP 결핍에서 TREC 감소), 의심 시 신속한 면역학적 확인 검사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