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헤모글로빈의 유전적 존속(Hereditary persistence of fetal haemoglobin [HPFH])

ICD-10: D56.4  |  동의어: HPFH, 유전성 태아헤모글로빈 지속증, Hereditary persistence of HbF

목차
  1. 역사
  2. 원인
  3. 유전학
  4. 일반 역학
  5. 발생기전
  6. 증상
  7. 징후
  8. 선별 검사 방법
  9. 진단법
  10. 치료법
  11. 예후
  12. 예방법
  13. 참고문헌

1. 역사

초기 기술

태아헤모글로빈의 유전적 존속(HPFH)은 1955년 Edington과 Lehmann이 아프리카 가나 인구에서 성인기에도 HbF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증례를 보고하면서 처음 기술되었다. 이들은 이 현상이 임상적으로 건강한 개인에서 관찰되며, 일반적인 지중해빈혈이나 다른 혈색소 이상과는 다른 양상임을 처음 지적하였다.

아프리카형과 지중해형 HPFH의 구분

1950~1960년대에 Huisman, Schroeder 등이 다양한 민족 집단에서 HPFH의 유형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아프리카계 인구에서 발견된 HPFH(HPFH-1, HPFH-2)는 범세포성(pancellular) HbF 분포를 보이는 반면, 그리스 인구에서 발견된 형태(Greek HPFH)와 일부 점 변이 유형은 이형세포성(heterocellular) 분포를 보임이 확인되었다.

분자 기전의 규명

1980~1990년대에 Forget, Stamatoyannopoulos 등이 HPFH의 분자적 기초를 규명하였다. 결실형 HPFH에서는 베타글로빈 유전자 클러스터의 대규모 결실로 인해 γ 유전자의 억제 조절 서열이 제거되어 성인기에도 γ글로빈 발현이 지속됨을 확인하였다. 비결실형 HPFH에서는 γ 유전자 프로모터 내 점 변이가 γ글로빈 발현 억제를 방해함을 규명하였다.

BCL11A와 KLF1의 역할 규명

2008년 이후 genome-wide association study(GWAS) 연구들을 통해 BCL11A, KLF1, HBS1L-MYB 등의 유전자가 γ글로빈 발현 조절의 핵심 인자임이 밝혀졌다. 이 발견은 HbF 유도 치료 전략 개발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으며, BCL11A 억제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 치료가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하게 되었다.

2. 원인

결실형 HPFH

결실형 HPFH는 11번 염색체 단완의 베타글로빈 유전자 클러스터에서 대규모 결실이 발생하여 δ 및 β 유전자뿐만 아니라 γ글로빈 발현을 억제하는 3' 조절 서열까지 제거됨으로써 γ글로빈이 성인기에도 지속적으로 발현된다. 주요 결실 유형: HPFH-1(아프리카형, 약 105 kb 결실), HPFH-2(아프리카형 2), HPFH-3(인도형) 등이 있다.

비결실형 HPFH

비결실형 HPFH는 γ글로빈 유전자(HBG1 또는 HBG2) 프로모터 영역의 점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변이는 전사 억제 단백질(BCL11A, KLF1, ZBTB7A)의 결합 부위를 파괴하거나 전사 활성화 인자의 결합을 증진시켜 γ글로빈의 성인기 발현을 지속시킨다. 대표적 변이: Gg-158 C>T(Greek HPFH), Ag-175 T>C, Ag-202 C>T 등이 있다.

유전적 수식 인자

BCL11A, KLF1, HBS1L-MYB 유전좌위의 공통 변이(common variants)는 집단 내 HbF 수준의 자연적 변이를 설명하며, 일부 개인에서 경미한 이형세포성 HPFH를 유발한다. 이는 일반 인구에서 HbF 수준이 1~3% 범위에서 변이하는 현상과 관련된다.

3. 유전학

상염색체 유전 방식

결실형 및 비결실형 HPFH는 모두 상염색체 방식으로 유전된다. 결실형 HPFH는 완전 우성 또는 공동 우성 특성을 보이며, 이형접합체에서 HbF가 현저히 상승한다(15~30%). 동형접합 결실형 HPFH는 HbF 100%로 구성되며 임상적으로 완전 무증상이다.

유형HbF 수준HbA2HbF 세포 분포임상 소견
결실형 HPFH 이형접합15~30%감소범세포성(pancellular)무증상, 경미한 소적혈구증
비결실형 HPFH 이형접합10~20%정상범세포성 또는 이형세포성완전 무증상
이형세포성 HPFH1~10%정상이형세포성(heterocellular)무증상
결실형 HPFH 동형접합~100%소실범세포성완전 무증상

HPFH와 겸상적혈구 질환 복합형

HPFH가 HbS 대립유전자와 복합 이형접합인 경우(HbS/HPFH), HbF가 높아 HbS 중합을 억제하므로 단순 HbSS 질환보다 임상 경과가 현저히 경미하다. 이는 HbF 유도 치료의 이론적 근거가 된다.

4. 일반 역학

전 세계 유병률

HPFH의 정확한 전 세계 유병률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결실형 HPFH는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 서아프리카, 동아프리카, 지중해 인구에서 드물게 보고된다. 비결실형 HPFH는 그리스, 동남아시아, 인도 아대륙 등에서 보고된다. 이형세포성 HPFH를 포함한 경미한 HbF 상승은 일반 인구의 약 0.1~1%에서 관찰된다.

한국 내 현황

한국에서 HPFH에 대한 체계적 역학 자료는 매우 부족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산전 선별 또는 혈색소 이상 조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남아시아계 이주민 증가와 함께 비결실형 HPFH 사례가 간헐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임상적 중요성

HPFH 자체는 임상 질환을 유발하지 않지만, 다른 글로빈 유전자 이상과 복합 이형접합 상태로 나타날 때 임상적으로 중요한 표현형 수식 인자로 작용한다. 또한 HPFH 조절 기전의 이해는 HbF 유도 치료법 개발에 핵심적인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5. 발생기전

정상적인 헤모글로빈 전환 과정

정상 발생 과정에서 태아기의 헤모글로빈은 주로 HbF(알파2감마2)로 구성되며, 출생 전후 감마 우선에서 베타 글로빈 사슬 전환(hemoglobin switching)이 일어나 생후 6~12개월에는 HbF가 HbA로 거의 완전히 대체된다. 이 전환은 BCL11A, KLF1, MYB, LRF(ZBTB7A) 등의 전사 인자에 의해 정밀하게 조절된다.

결실형 HPFH의 분자 기전

결실형 HPFH에서 대규모 결실은 γ글로빈 유전자 하방의 억제 조절 서열을 제거하고, 강력한 3' 인핸서(enhancer)가 γ 유전자에 근접하게 위치하도록 변형시킨다. 이로 인해 성인기 적혈구 전구세포에서 BCL11A 등 억제 인자의 결합이 약화되어 γ글로빈이 지속적으로 발현된다.

비결실형 HPFH의 분자 기전

비결실형 HPFH에서 γ글로빈 유전자 프로모터의 점 변이는 BCL11A, KLF1, ZBTB7A(LRF) 등의 억제 전사 인자 결합 부위를 파괴한다. 이는 억제 인자의 프로모터 결합을 방해하여 γ글로빈 유전자가 성인기에도 활성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HbF의 생리학적 효과

HPFH에서 HbF가 HbA를 부분적 또는 완전히 대체하더라도 HbF는 기능적 산소 운반 헤모글로빈으로서 역할을 한다. HbF는 HbA에 비해 산소 친화성이 높지만, 성인 조직에서의 산소 공급에도 충분히 기능할 수 있어 임상 증상이 없다.

6. 증상

무증상이 원칙

단순 HPFH(결실형 또는 비결실형 이형접합 또는 동형접합)는 임상적으로 완전 무증상이다. HbF가 성인기에도 높게 유지되지만, HbF 자체는 기능적인 산소 운반 헤모글로빈이므로 빈혈, 황달, 비장비대 등의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복합 이형접합 상태에서의 증상

HPFH와 베타지중해빈혈 또는 겸상적혈구 유전자가 복합된 경우의 증상은 HbF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HPFH/HbS 복합 이형접합에서 HbF가 15~30%로 높으면 겸상적혈구 중합이 억제되어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을 수 있다. HPFH/beta0 복합 이형접합에서 HbF가 충분히 높으면(50% 이상) 임상적으로 경미한 지중해빈혈 intermediate 표현형을 보인다.

HPFH의 이점

HPFH 유전자가 겸상적혈구 질환 또는 중증 베타지중해빈혈 환자에서 동반될 경우, 임상 경과를 현저히 경감시킨다. 이는 HbF 유도 치료법(히드록시우레아, 루스파테르셉트, 유전자 치료)의 이론적 근거가 된다.

7. 징후

신체 검진 소견

단순 HPFH에서 신체 검진은 완전 정상이다. 비장비대, 황달, 창백, 골격 변형 등의 소견이 없다. 동형접합 결실형 HPFH(HbF 100%)에서도 임상적으로 정상이다.

혈액학적 검사 소견

전혈구검사(CBC): 이형접합 결실형 HPFH에서 Hb 정상~경미한 감소, MCV 경미한 감소 가능. 비결실형 HPFH에서 CBC 대부분 정상. HPLC: 이형접합 결실형 HPFH에서 HbF 15~30%, HbA2 감소. 비결실형 이형접합 HPFH에서 HbF 10~20%, HbA2 정상. 동형접합 결실형 HPFH에서 HbF 100%, HbA 및 HbA2 없음.

HbF 세포 분포 검사

결실형 HPFH는 모든 적혈구가 균일하게 HbF를 함유(pancellular 분포)하는 반면, 비결실형 HPFH(이형세포성 HPFH) 및 일부 비결실 형태에서는 HbF 함유 세포 비율이 다양하다. Kleihauer-Betke 염색 또는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으로 HbF 세포 분포를 확인한다.

8. 선별 검사 방법

HbF 상승을 동반한 혈액 이상의 발견

HPFH는 대부분 우연히 발견된다. HPLC 또는 헤모글로빈 전기영동에서 성인에서 HbF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성인 기준 2~3% 이상), HPFH를 감별 진단에 포함해야 한다.

1차 검사: HPLC 및 CBC

성인에서 HbF 2~3% 이상 발견 시 HPFH, 델타베타지중해빈혈, 베타지중해빈혈 등 HbF 상승 원인을 감별한다. CBC에서 소적혈구증 여부, HbA2 수치가 감별에 도움이 된다. HPFH에서 HbF 높고 HbA2 정상 또는 감소, 베타지중해빈혈에서 HbA2 상승, 델타베타지중해빈혈에서 HbA2 감소 + HbF 상승.

2차 확인 검사

분자유전학적 검사(갭-PCR, MLPA, Sanger 염기서열 분석, NGS)로 결실 유형 또는 γ프로모터 변이를 확인한다. Kleihauer-Betke 염색 또는 유세포 분석으로 HbF 세포 분포(pancellular vs. heterocellular)를 평가한다.

9. 진단법

헤모글로빈 분석

HPLC 또는 모세관 전기영동은 HbF 수준을 정확히 정량하는 표준 방법이다. 성인에서 HbF 5% 이상인 경우 HPFH 또는 델타베타지중해빈혈을 강력히 의심한다. HbA2 수치와 MCV 조합이 감별 진단에 필수적이다.

Kleihauer-Betke 염색 및 유세포 분석

산 용출 염색(Kleihauer-Betke)으로 혈액 도말에서 HbF 함유 세포를 확인하며, 결실형 HPFH에서 범세포성, 이형세포성 HPFH에서 이형세포성 패턴이 관찰된다. 유세포 분석은 더 정확한 HbF 세포 비율과 분포를 정량한다.

분자유전학적 확진

갭-PCR로 주요 결실형 HPFH(HPFH-1, 2, 3) 및 주요 델타베타지중해빈혈 결실 유형을 검출한다. MLPA는 비전형적 결실 검출에 유용하다. Sanger 염기서열 분석 또는 NGS 패널로 HBG1, HBG2 프로모터 변이를 확인하여 비결실형 HPFH를 진단한다.

감별 진단

델타베타지중해빈혈: HbF 상승, HbA2 감소, 소적혈구증, 분자 검사로 확인. 베타지중해빈혈 형질: HbA2 상승(3.5% 이상), HbF 경미한 상승. 일시적 적혈구모세포증 또는 재생불량성 빈혈: HbF 일시적 상승. 이형세포성 HPFH: HbF 1~10%, Kleihauer-Betke에서 이형세포성 패턴.

10. 치료법

단순 HPFH: 치료 불필요

단독 HPFH는 임상 질환이 아니므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무증상 HPFH 보인자는 정기적인 혈액학적 추적만으로 충분하다. 불필요한 철분제나 수혈을 시행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HPFH/겸상적혈구 복합형의 관리

HPFH/HbS 복합 이형접합에서 HbF가 높아 증상이 경미한 경우, 겸상적혈구 질환의 표준 치료 지침에 따르되 임상 경과를 고려하여 치료 강도를 조절한다. 히드록시우레아는 추가적인 HbF 유도에 사용될 수 있다.

HPFH를 HbF 유도 치료의 모델로 활용

HPFH의 분자 기전 이해는 겸상적혈구 질환 및 베타지중해빈혈의 HbF 유도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였다. BCL11A 억제, KLF1 조절, γ프로모터 편집 등의 전략이 HPFH 표현형 재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유전자 치료의 최신 발전

2023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유전자 치료제(exagamglogene autotemcel, betibeglogene spartoparvovec)는 BCL11A 적혈구 인핸서 편집 또는 베타글로빈 유전자 보완을 통해 HbF 증가를 유도한다. 이는 HPFH 연구에서 얻은 분자적 통찰의 직접적 임상 적용이다.

11. 예후

단순 HPFH의 예후

단순 이형접합 또는 동형접합 HPFH는 임상 질환이 아니므로 예후가 완전히 정상이다. 정상 수명, 정상 삶의 질, 특별한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생활한다.

복합 이형접합 상태의 예후

HPFH/HbS 복합형은 단순 HbSS에 비해 현저히 경미한 경과를 보이며 예후가 양호하다. HPFH/beta0 복합형도 beta0 동형접합에 비해 경미하나, HbF 수준에 따라 임상 경과가 다양하다.

HPFH 연구의 미래 전망

HPFH는 HbF 유도 치료법 개발의 핵심 모델이다. HPFH 기전 연구에서 비롯된 BCL11A 편집 유전자 치료법의 성공은 겸상적혈구 질환과 베타지중해빈혈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HPFH 연구는 앞으로도 헤모글로빈 장애 치료 연구의 핵심 분야로 남을 것이다.

12. 예방법

유전 상담

HPFH 자체는 임상 질환이 아니나, 다른 글로빈 유전자 이상과 복합 이형접합 가능성에 대한 유전 상담이 필요하다. HPFH 보인자가 HbS 또는 베타지중해빈혈 보인자와 결혼하는 경우, 자녀에서의 임상적으로 유의한 복합 이형접합 가능성을 상담한다.

산전 진단의 적응증

HPFH 단독으로는 산전 진단의 적응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HPFH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다른 글로빈 변이와 복합될 위험이 있는 커플에서 산전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복합 이형접합 태아의 예후에 대한 충분한 상담을 제공한다.

불필요한 치료 예방

HPFH로 진단된 개인에게 지중해빈혈 또는 다른 혈색소 이상으로 오진하여 불필요한 치료(철분제, 수혈 등)를 시행하지 않도록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HPFH와 관련된 HbF 상승 자체는 치료 대상이 아님을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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