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란즈만병(Glanzmann's thrombasthenia)

ICD-10: D69.1  |  동의어: 글란즈만 혈소판무력증, GT, 혈소판무력증, Thrombasthenia, GP IIb/IIIa deficiency

목차
  1. 역사
  2. 원인
  3. 유전학
  4. 일반 역학
  5. 발생기전
  6. 증상
  7. 징후
  8. 선별 검사 방법
  9. 진단법
  10. 치료법
  11. 예후
  12. 예방법
  13. 참고문헌

1. 역사

최초 기술

글란즈만병은 1918년 스위스의 소아과 의사 Eduard Glanzmann이 심각한 출혈 경향을 보이나 혈소판 수는 정상이고 혈소판의 형태도 이상이 없으나, 혈소판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환자들을 처음 독립된 질환으로 기술하였다. 당시에는 혈소판이 '약하다(asthenic)'는 의미에서 thrombasthenia라는 명칭이 붙었다.

분자적 기반 규명

1970년대 혈소판 표면 당단백질에 대한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1974~1975년 Nurden과 Caen이 글란즈만병 환자의 혈소판에서 GP IIb(glycoprotein IIb)와 GP IIIa의 결핍 또는 기능 이상이 원인임을 처음 증명하였다. 이후 GP IIb(ITGA2B 유전자)와 GP IIIa(ITGB3 유전자)가 피브리노겐 수용체로서 혈소판 응집에 필수적임이 밝혀졌다.

αIIbβ3 인테그린 개념의 확립

1980~90년대에 GP IIb/IIIa 복합체가 αIIbβ3 인테그린임이 확인되었다. 이 수용체는 활성화 시 피브리노겐, vWF, 피브로넥틴, 비트로넥틴 등의 RGD 서열을 인식하여 혈소판 간 교량을 형성한다. 이 발견은 항혈소판 약물(아브식시맙, 에프티피바티드, 티로피반 등 GP IIb/IIIa 억제제) 개발로 이어졌다.

2. 원인

GP IIb/IIIa (αIIbβ3) 결핍 또는 기능 이상

글란즈만병의 원인은 ITGA2B(17q21.31, αIIb/GP IIb 코딩) 또는 ITGB3(17q21.32, β3/GP IIIa 코딩) 유전자의 돌연변이이다. 유전자 결실, 미스센스 변이, 넌센스 변이, 스플라이싱 변이, 프레임시프트 변이 등 다양한 돌연변이가 보고되어 있다.

분류

유형GP IIb/IIIa 발현혈소판 내 피브리노겐중증도
유형 I정상의 5% 미만결핍가장 중증
유형 II정상의 10~20%감소하나 존재중등증
변이형 (Variant)정상 이상정상기능 이상

3. 유전학

유전 방식

글란즈만병은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된다. 동형접합(homozygous) 또는 복합 이형접합(compound heterozygous)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이형접합 보인자(carrier)는 대개 임상 증상이 없으며, 일부에서 경미한 혈소판 GP IIb/IIIa 발현 감소가 관찰될 수 있다.

인구 집단별 창시자 변이

특정 민족 집단에서 창시자 변이(founder mutation)가 보고되어 있다: 이라크계 유태인에서 ITGA2B Exon 12 돌연변이(Cys598Tyr), 프랑스 집시족에서 ITGB3 변이, 아랍 팔레스타인인에서 특이 ITGA2B 변이. 이러한 집단에서 근친결혼으로 인한 동형접합 발생 빈도가 높다.

ITGA2B/ITGB3 돌연변이 스펙트럼

현재까지 300개 이상의 병원성 변이가 보고되어 있다. ITGA2B 변이가 ITGB3 변이보다 빈번하게 보고되며, αIIbβ3 복합체 형성에 필수적인 도메인의 미스센스 변이가 가장 흔하다.

4. 일반 역학

전 세계 유병률

글란즈만병은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전 세계 유병률은 약 100만 명당 1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근친결혼이 흔한 집단(이란계 유태인, 아랍인, 인도 남부 집단, 집시족 등)에서는 발병률이 더 높다.

등록 연구

국제 글란즈만병 등록(GT-Registry, 유럽)에 따르면 가장 흔한 출혈 증상은 비출혈(96%), 잇몸 출혈(62%), 피부 출혈(52%), 월경 과다(90% 이상의 여성 환자)이다.

국내 현황

국내에서 글란즈만병은 극히 희귀하며, 보고된 사례가 매우 드물다. 국내 희귀질환 등록 시스템과 대한혈액학회 사례 보고를 통해 소수의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원인불명의 정상 혈소판 수와 출혈 경향, 특히 혈소판 응집 완전 소실을 보이는 경우 글란즈만병을 감별 진단에 포함해야 한다.

5. 발생기전

αIIbβ3의 정상 기능

αIIbβ3(GP IIb/IIIa)는 혈소판에서 가장 풍부한 인테그린으로 혈소판당 약 80,000개 복사 수로 발현된다. 비활성화 상태에서는 피브리노겐에 대한 친화성이 낮지만, 혈소판 활성화(ADP, 트롬빈, 콜라겐 자극) 후 구조적 변화(inside-out signaling)로 고친화성 상태로 전환된다. 활성화된 αIIbβ3는 피브리노겐, vWF, 피브로넥틴의 RGD 서열을 인식하여 결합하며, 이를 교량으로 혈소판 응집이 일어난다.

αIIbβ3 결핍의 결과

αIIbβ3가 결핍되거나 기능 이상이 있으면: ① 피브리노겐, vWF를 통한 혈소판 간 교량 형성 불가로 혈소판 응집 불가, ② 혈소판 알파과립 내 피브리노겐 저장 감소(유형 I), ③ 클롯 수축(clot retraction) 불가(진단에 유용). 따라서 모든 생리적 유발제에 의한 혈소판 응집이 완전히 차단된다.

리스토세틴 응집 정상

GP Ib-IX-V(vWF 수용체)는 정상이므로 리스토세틴에 의한 혈소판 응집/침강은 정상이다. 이 점이 BSS와의 핵심 감별점이다.

6. 증상

전형적 출혈 증상

거의 모든 환자에서 생후 초기부터 출혈 증상이 나타난다. 비출혈(epistaxis), 잇몸 출혈이 가장 흔하며 반복적이다. 월경 과다(menorrhagia)는 여성 환자에서 심각한 문제이며, 빈혈로 이어질 수 있다. 피부 점상출혈, 자반, 반상출혈이 발생한다. 수술, 발치, 외상 시 과도하고 지연된 출혈이 특징이다.

중증 출혈

중증 출혈(두개 내 출혈, 위장관 출혈, 관절 내 출혈, 복강 내 출혈)은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다. 신생아기에 두개 내 출혈로 발현하는 경우가 있다. 전체 환자 중 약 4~5%에서 생명 위협적 출혈이 경험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혈소판 수는 정상

글란즈만병의 특징적 소견 중 하나는 혈소판 수가 정상이라는 것이다. 이 점이 임상에서 진단을 놓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7. 징후

신체 검진 소견

피부 점상출혈, 자반, 반상출혈. 빈혈에 의한 창백(반복 출혈 시). 비강 내 출혈 흔적. 혈소판 수 정상이므로 비장비대 등 혈소판감소증 관련 소견은 없다.

검사실 소견

전혈구검사(CBC): 혈소판 수 정상, 혈소판 크기 정상. PFA-100: 콜라겐/ADP 및 콜라겐/에피네프린 폐쇄 시간 현저 연장. 혈소판 응집 검사(광투과법): ADP, 콜라겐, 에피네프린, 아라키돈산에 대한 응집 완전 소실이 진단적. 리스토세틴에 의한 응집은 정상(GP Ib 정상). 클롯 수축 검사: 수축 없음 또는 현저 감소. 유세포분석: CD41(GP IIb/αIIb), CD61(GP IIIa/β3) 발현 현저 감소.

8. 선별 검사 방법

선별 대상

다음의 경우 글란즈만병을 의심: ① 정상 혈소판 수에도 불구한 심한 점막 출혈, ② 혈소판 응집 검사에서 다양한 유발제에 대한 응집 완전 소실, ③ 리스토세틴 응집만 정상, ④ 클롯 수축 없음, ⑤ 소아기부터의 출혈 경향 + 정상 PT/aPTT.

1차 선별 검사

CBC + 혈액 도말(혈소판 수 및 크기 정상 확인). PT, aPTT(정상). PFA-100(폐쇄 시간 연장). 혈소판 응집 검사(ADP, 콜라겐, 리스토세틴 포함).

확진 검사 의뢰

1차 선별에서 이상이 확인되면 전문 검사실에서 유세포분석(CD41, CD61 발현 정량)과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시행한다.

9. 진단법

확진 검사

유세포분석으로 혈소판 표면 CD41(αIIb)과 CD61(β3) 발현을 정량화하며, 발현이 정상 대조군의 5~20% 미만이면 유형 I 또는 유형 II 글란즈만병으로 진단한다. 변이형에서는 발현 수준이 정상이지만 활성화 후 피브리노겐 결합이 감소한다.

분자유전학적 검사

ITGA2B 및 ITGB3 유전자의 직접 염기서열 분석 또는 NGS 패널로 병원성 변이를 확인한다. 변이 확인은 치료 계획(HSCT 고려 시) 및 가족 유전 상담에 필수적이다.

감별 진단

Bernard-Soulier 증후군: 거대혈소판 + 혈소판감소증 + 리스토세틴 응집 소실(글란즈만병에서는 리스토세틴 응집 정상). 혈소판 과립 결핍: ADP/콜라겐 응집 감소이나 완전 소실은 아님. 아스피린 복용: 트롬복산 A2 경로만 선택적 억제, ADP 응집은 부분 감소.

10. 치료법

일반 지지 치료

항섬유소용해제(트라넥삼산): 점막 출혈, 수술 전후, 발치 전 사용. DDAVP: 글란즈만병에서 효과는 제한적이나 일부 경미한 경우에서 시도. 피임약 또는 자궁내 장치(levonorgestrel IUD): 월경 과다 조절.

혈소판 수혈

심각한 출혈, 수술, 분만 시 혈소판 수혈이 필요하다. 반복 수혈 시 동종항체(항-αIIb 또는 항-β3 항체) 형성으로 수혈 불응이 발생하는 것이 주요 문제이다. 수혈 불응 환자에서 HLA 적합, 백혈구 제거(leukoreduced) 혈소판이 권고된다.

재조합 FVIIa(rFVIIa)

rFVIIa(노보세븐 90 μg/kg, 필요 시 반복 투여)는 혈소판 수혈에 불응하는 글란즈만병 출혈에서 효과적이다. 유럽에서는 글란즈만병에서 rFVIIa 사용이 공식 승인되어 있다.

조혈모세포이식(HSCT)

혈소판 수혈에 불응하는 반복적 중증 출혈 환자, 특히 소아에서 동종 HSCT가 고려된다. 성공적인 HSCT는 완전한 혈소판 기능 회복을 가져온다. 이식 관련 사망률(5~15%), 이식편대숙주병, 이식 실패 위험을 고려한 신중한 환자 선택이 필요하다.

유전자 치료

αIIbβ3 유전자 재발현을 목표로 하는 렌티바이러스 벡터 및 CRISPR/Cas9 기반 유전자 교정 연구가 전임상 단계에서 진행 중이다.

11. 예후

장기 예후

대부분의 글란즈만병 환자는 적절한 관리로 성인기까지 생존 가능하다. 출혈 관련 사망(특히 두개 내 출혈)은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다. 반복적 수혈에 의한 철 과부하 및 동종면역이 장기 합병증이다. 동종항체 형성으로 수혈 불응이 발생한 환자에서 심각한 출혈 관리가 어려워진다.

여성 환자

월경 과다, 임신, 분만 시 출혈 위험이 높다. 철분 보충, 피임약, 계획된 분만(예방적 rFVIIa 또는 혈소판 수혈 준비)으로 관리한다.

HSCT 후 예후

성공적인 HSCT 이후 혈소판 기능이 정상화되며 출혈 경향이 사라진다. 국제 등록 데이터에서 HSCT 후 5년 생존율은 약 85~90% 이상이다.

12. 예방법

출혈 유발 요인 회피

항혈소판 약물(아스피린, NSAID, P2Y12 억제제) 투여 금지. GP IIb/IIIa 억제제(아브식시맙, 에프티피바티드 등) 투여 절대 금지. 외상 및 신체 접촉 스포츠 제한.

수술 및 시술 전 계획

모든 침습적 시술 전 혈액 전문의 협진, 혈소판 수혈 또는 rFVIIa 준비. 동종항체 보유 여부를 미리 확인하여 수혈 전략을 계획한다.

유전 상담 및 산전 진단

환자와 가족에게 상염색체 열성 유전 방식, 재발 위험, 보인자 검사, CVS 또는 양수 천자를 통한 산전 유전자 검사 가능성을 안내한다.

13. 참고문헌

  1. Glanzmann E. Hereditare hamorrhagische Thrombasthenie. Ein Beitrag zur Pathologie der Blutplattchen. Jahrbuch Kinderheilkunde. 1918;88:113-141.
  2. Nurden AT, Caen JP. An abnormal platelet glycoprotein pattern in three cases of Glanzmann's thrombasthenia. Br J Haematol. 1974;28(2):253-260.
  3. George JN, Caen JP, Nurden AT. Glanzmann's thrombasthenia: the spectrum of clinical disease. Blood. 1990;75(7):1383-1395.
  4. Nurden AT. Glanzmann thrombasthenia. Orphanet J Rare Dis. 2006;1:10.
  5. Poon MC, D'Oiron R, Von Depka M, et al. Prophylactic and therapeutic recombinant factor VIIa administration to patients with Glanzmann's thrombasthenia. J Thromb Haemost. 2004;2(7):1096-1103.
  6. Bellucci S, Devergie A, Gluckman E, et al. Complete correction of Glanzmann's thrombasthenia by allogeneic bone-marrow transplantation. Br J Haematol. 1985;59(4):635-641.
  7. Fiore M, Firah-Gobeaux M, Haegeli L, et al. ITGB3 mutations causing Glanzmann thrombasthenia. Hum Mutat. 2011;32(6):684.
  8. Salles II, Feys HB, Iserbyt BF, et al. Inherited traits affecting platelet function. Blood Rev. 2008;22(3):155-172.
  9. Bolton-Maggs PH, Chalmers EA, Collins PW, et al. A review of inherited platelet disorders with guidelines for their management on behalf of the UKHCDO. Br J Haematol. 2006;135(5):603-633.
  10. Nurden P, Poujol C, Winckler J, et al. A variant of Glanzmann thrombasthenia with abnormal glycoprotein aIIb-b3 complexes in the platelet membrane. J Thromb Haemost. 2003;1(7):1367-1375.
  11. Tholouli E, Hay CR, O'Gorman P, Makris M. Acquired Glanzmann's thrombasthenia without thrombocytopenia: a severe acquired autoimmune bleeding disorder. Br J Haematol. 2004;127(2):209-213.
  12. Grainger JD, Thachil J, Will AM. How we treat the platelet glycoprotein defects; Glanzmann thrombasthenia and Bernard Soulier syndrome in children and adults. Br J Haematol. 2018;182(5):62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