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인자결핍(기능적 결함을 동반) (기능이상형 제팔인자결핍증)(Factor VIII deficiency with functional defect)

📋 목차 및 주요 내용
항목내용
A. 분류 코드ICD-10: D66 (유전성 제8인자결핍)  |  산정특례: V009 (희귀질환, 등록 후 5년 본인부담 10%)
B. 동의어CRM 양성 혈우병 A형(CRM-positive hemophilia A), 기능이상형 혈우병 A형, 교차반응물질 양성 혈우병, Factor VIII:C deficiency with normal antigen, Dysfunctional factor VIII deficiency, Hemophilia A CRM+, 혈우병 A형 기능결함변이
C. 성인기 발현성인기에 최초로 발현할 가능성 상당히 있음 — 기능적 결함형 혈우병 A(CRM 양성)는 대부분 경증~중등증 표현형을 나타내어 자발 출혈이 드물고, 수술·발치·외상 등의 계기 없이는 증상이 표면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18세 이후 처음으로 진단되는 성인 사례가 적지 않음; FVIII:C 검사 결과가 경계 범위에 있을 경우 정기 건강검진의 APTT 연장을 계기로 성인기에 우연히 발견되기도 함.
1. 역사1952년 혈우병 A·B 분류 후 동일 표현형·다른 기전 변이 존재 인식 → 1960~70년대 CRM 개념 도입(면역학적 FVIII 항원 측정) → 1971년 Zimmermann, FVIII 항원 측정법 확립 → 1980~90년대 분자 수준 정의 → 2000년대 이후 검사법 표준화 및 임상적 중요성 재조명.
2. 원인F8 유전자(Xq28)의 과오 돌연변이(missense mutation)에 의해 FVIII 단백질은 정상 또는 거의 정상 수준으로 생산되나 기능이 결함됨. 역위·대결실 등 null 변이는 CRM-을 야기하므로 CRM+ 원인에서 제외됨. A2 도메인, A1 도메인, C2 도메인 등의 과오 변이가 주요 원인.
3. 유전학X 연관 열성 유전. F8 유전자(Xq28, 26엑손). 과오 돌연변이가 특정 도메인 기능(FIXa 결합, FX 활성화, vWF 결합, 활성화 후 A2 서브유닛 해리 조절)에 선택적으로 영향. FVIII:Ag/FVIII:C 비율 >2로 단백질 존재-기능 불일치 확인. 전체 혈우병 A의 약 5% 해당.
4. 일반 역학전체 혈우병 A 유병률(남성 출생 5,000~10,000명 중 1명)의 약 5%가 CRM+ 기능결함형으로 추정. 절대 수는 전 세계 약 2만 명 내외. 경증~중등증 표현형이 다수이므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 많음. 민족·인종 차이 없음.
5. 발생기전FVIII 단백질이 생산되나 FIXa 보조인자 기능·A2 서브유닛 안정성·vWF 결합·C2 막결합 등의 기능에 결함 → FX 활성화 테나제 복합체 효율 저하 → 트롬빈 생성 감소 → 출혈 경향. A2 도메인 과오 변이(약 40%): A2 서브유닛 해리 속도 증가 → FVIIIa 조기 불활성화.
6. 증상대부분 경증~중등증 표현형. 자발 출혈보다 외상·수술·발치 후 과다·지속 출혈이 주증상. 드물게 중등증이면 자발 혈관절증 가능. 코피·잇몸 출혈·멍 경향. 여성 보인자에서도 출혈 증상 가능(Lyon 효과).
7. 징후APTT 단독 연장(PT·TT·혈소판 정상). FVIII:C 저하(일 단계 또는 발색 기질법). FVIII:Ag 정상 또는 경미 저하. FVIII:Ag/FVIII:C 비율 >2. 일 단계법과 발색 기질법 간 측정치 불일치(discrepancy) — 일부 변이에서 일 단계법이 발색법보다 높은 값 산출. 억제인자는 표준형보다 발생률 낮은 편.
8. 선별 검사 방법일반 인구 대상 특별 선별 없음. APTT 연장 발견 시 FVIII:C 측정. 가족력 있는 신생아: 제대혈 FVIII 활성 측정. 여성 보인자 확인: F8 유전자 분석. CRM+ 의심 시 FVIII:Ag 추가 측정 및 두 가지 검사법(일 단계·발색) 병행. 산전 진단(융모막 생검 또는 양수 천자), PGT 가능.
9. 진단법① APTT 연장 확인 → ② FVIII:C 측정(일 단계·발색 기질법 모두) → ③ FVIII:Ag 측정(면역학적 방법) → ④ Ag/C 비율 계산(>2.0: CRM+ 시사) → ⑤ F8 유전자 과오 돌연변이 확인(NGS 또는 Sanger). 검사법 간 불일치가 CRM+ 기능결함변이의 병리표지(pathognomonic finding). 억제인자: 베세스다법.
10. 치료법일반 혈우병 A에 준함. 경증: DDAVP(데스모프레신) 반응 여부 확인 후 사용. 중등~중증: FVIII 농축 제제(혈장 유래 또는 재조합) 예방요법·필요시 투여. 에미시주맙(피하 주사). 발색법 측정치가 치료 목표 설정 및 모니터링에 더 정확할 수 있음. 억제인자 발생 시 우회 치료 또는 ITI.
11. 예후대부분 경증~중등증 표현형으로 적절한 치료 시 기대수명 정상. 억제인자 발생률은 null 변이형보다 낮음(단, R593C 등 특정 변이는 HLA-DRB1*1101 양성 시 위험 증가). 검사법 불일치로 인한 오진·치료 목표 오류 방지가 예후 관리의 핵심.
12. 예방법유전자 검사 및 유전 상담. 보인자 여성 산전 진단·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 DDAVP 반응 테스트 사전 시행(수술 계획 시). 검사법 병행 시행으로 진단 오류 예방. 출혈 위험 상황 전 FVIII 보충 계획 수립.
13. 참고문헌Pipe SW, Kaufman RJ. Characterization of a genetically engineered inactivation-resistant coagulation factor VIIIa. Proc Natl Acad Sci USA 1997 … 외 9개 논문

1. 역사

혈우병 A형(유전성 제8인자결핍)이 1952년 명확히 규명된 이후, 동일한 임상 증후군 내에서 분자적 기전이 다른 하위 유형들이 존재한다는 인식은 면역학적 기법이 발전하면서 점차 구체화되었다.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 연구자들은 FVIII 활성(FVIII:C)이 저하된 혈우병 A 환자들 중 일부가 항-FVIII 항혈청과 반응하는 FVIII 단백질 항원(FVIII:Ag)을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음을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이 현상은 기능은 없으나 면역학적으로 인식 가능한 단백질이 존재함을 의미하였고, '교차반응물질(cross-reacting material, CRM)'이라는 개념으로 명명되었다.

CRM 개념의 확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연구는 1971년 Zimmermann 등이 발표한 항-FVIII 항혈청을 이용한 로켓 면역전기영동(Laurell immunoelectrophoresis) 방법이다. 이들은 혈우병 A 환자의 혈청 중 일부에서 FVIII 항원이 정상 또는 정상에 준하는 수준으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계통적으로 증명하였으며, 이를 기초로 혈우병 A를 CRM-(항원 부재), CRM 감소형(CRM reduced, CRMr), CRM+(항원 존재·기능 결핍)의 세 범주로 나누는 분류 체계가 제안되었다. 당시에는 CRM+가 전체 혈우병 A의 약 5~10%를 차지한다는 추정치가 제시되었고, 이 수치는 이후 분자유전학적 연구에서도 대체로 확인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 F8 유전자가 클로닝(1984년)되면서 CRM+ 혈우병 A의 분자적 기반이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연구들은 CRM+ 표현형이 대규모 결실이나 인트론 역위처럼 단백질 합성 자체를 차단하는 변이가 아니라, 단백질을 생산하되 특정 기능 영역의 구조를 바꾸는 과오 돌연변이(missense mutation)에 의해 독점적으로 유발됨을 증명하였다. 특히 A2 도메인의 특정 과오 변이가 활성형 FVIII(FVIIIa)에서 A2 서브유닛의 해리 속도를 증가시켜 조기 불활성화를 초래한다는 사실이 1990년대에 Fay, Pipe, Kaufman 등의 연구로 명확해졌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에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과오 변이들이 체계적으로 보고되었다. Arg593Cys(R593C), Arg2150His(R2150H), Arg1781His(R1781His), Ala2201Pro(A2201P) 등의 변이가 CRM+ 표현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규명되었고, 이 중 R593C는 특정 HLA-DRB1*1101 일배형 보유 환자에서 억제인자(inhibitor) 발생 위험이 상승한다는 사실이 Gouw 등(2012년)의 연구로 밝혀져 임상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일 단계 응고 검사법과 발색 기질법 간의 측정치 불일치(one-stage vs. chromogenic discrepancy) 현상이 일부 CRM+ 변이에서 재현성 있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보고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2010년대 이후에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의 보급으로 CRM+ 유발 과오 변이들이 대규모로 발굴·분류되었고, 국제 데이터베이스(CHAMP, HAMSTeRS)에 수백 개 이상의 기능결함 변이가 등록되었다. 또한 발색 기질법 및 면역학적 FVIII:Ag 측정이 표준 진단 알고리즘에 포함되면서 CRM+ 기능결함형은 단순한 학술적 분류가 아니라 치료 모니터링 및 억제인자 위험 예측에 임상적으로 실용적인 분류임이 재확인되었다. 에미시주맙(emicizumab) 시대에 접어들면서 FVIII:C 검사법 간 불일치 문제는 치료 모니터링 방법론에서도 중요한 논의 주제로 부상하였다.


2. 원인

제8인자결핍(기능적 결함을 동반)은 X 염색체 장완(Xq28)에 위치한 F8 유전자의 과오 돌연변이(missense mutation)에 의해 발생한다. 이 유형의 핵심적인 특징은 FVIII 단백질이 정상에 가까운 양으로 합성·분비되지만 응고 보조인자로서의 기능이 현저히 손상된다는 점에 있다. 기능적 결함형은 구조적으로 FVIII 단백질이 아예 생산되지 않거나 극소량만 생산되는 CRM 음성(CRM−) 변이와 뚜렷이 구별된다.

원인 변이의 유형 측면에서, 기능적 결함형(CRM+)은 전적으로 과오 돌연변이(missense mutation)에 의해 유발되며, 대규모 결실(large deletion), 소결실·삽입으로 인한 틀 이동(frameshift), 스플라이싱 변이(splice-site mutation), 조기 종지 코돈 변이(nonsense mutation), 또는 인트론 22 역위나 인트론 1 역위 같은 재배열 변이는 CRM+ 표현형을 야기하지 않는다. 이는 null 변이들은 단백질 합성 자체를 차단하거나 극도로 불안정한 펩티드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과오 변이 중에서도 FVIII 단백질의 특정 기능 도메인(A1, A2, A3, C1, C2)에 위치한 변이만이 CRM+ 표현형을 초래하며,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이나 소포체 내 조립 과정에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변이는 CRM− 또는 CRM 감소형(CRMr)에 해당한다.

가장 잘 연구된 CRM+ 유발 과오 변이는 A2 도메인에 집중되어 있다. 활성화된 FVIII(FVIIIa)는 A1·A2·A3 세 서브유닛이 금속 이온에 의해 비공유적으로 연결된 이종 삼량체(heterotrimer)로, FVIIIa의 생리적 불활성화는 A2 서브유닛이 복합체에서 해리됨으로써 이루어진다. A2 도메인의 과오 변이가 A2 서브유닛 해리 속도를 비정상적으로 가속화하면 FVIIIa가 조기 불활성화되어 FX 활성화 효율이 저하된다. 이 기전을 갖는 대표 변이에는 Arg593Cys(R593C), Arg545His, Glu665Val 등이 포함된다.

두 번째 주요 그룹은 FIXa 결합 부위 또는 FX 활성화 부위에 위치한 변이들로, A2 도메인 산성 영역(residues 558–565)이나 A1/A2 경계 부위의 변이들이 FIXa와의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방해하여 테나제 복합체 조립을 저해한다. 세 번째 그룹은 C2 도메인 변이로, von Willebrand 인자(vWF) 또는 인지질 막과의 결합을 손상시켜 FVIII의 혈장 내 반감기 단축 또는 혈소판 막 위에서의 복합체 조립 효율 저하를 초래한다. 일부 C2 변이는 FVIII:Ag는 정상이나 FVIII:C가 감소하는 전형적인 CRM+ 패턴을 보인다.

유전 방식은 표준 혈우병 A와 동일하게 X 연관 열성(X-linked recessive)이다. 어머니가 이 과오 변이를 보유한 보인자인 경우 아들의 50%가 이환되며, 딸의 50%가 보인자가 된다. 가족력이 없는 신규 돌연변이(de novo mutation)에 의한 발생도 있으나, CRM+ 변이의 신규 발생 비율은 null 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보인자는 이온화(lyonization, X 불활성화)에 따라 FVIII:C가 낮게 측정될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출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3. 유전학

F8 유전자는 X 염색체 장완(Xq28)에 위치하며, 전체 길이 약 186 kb로 26개의 엑손으로 구성된다. 이 유전자는 2,332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 전구체를 암호화하며, 신호 펩티드 절단 후 성숙 단백질은 A1-A2-B-A3-C1-C2의 다중 도메인 구조를 갖는다. B 도메인은 응고 기능에 직접적으로 필수적이지 않으나 단백질의 분비·안정성에 기여한다. 기능적 결함형(CRM+)을 유발하는 과오 변이는 이 도메인들 중 기능적으로 중요한 잔기들에 집중되어 있다.

기능적 결함형 과오 변이의 분자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A2 도메인의 구조·기능 관계가 핵심이다. A2 도메인은 2가 구리 이온(Cu²⁺)을 매개로 A1 도메인과 연결되어 있으며, 활성화 후 FVIIIa에서 A2 서브유닛은 A1·A3·C1·C2 이중층 위에 비공유적으로 안착한다. Arg593(인간 성숙 단백질 번호)은 A2-A3 계면의 정전기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핵심 잔기로, Arg593Cys(R593C) 치환은 이 상호작용을 약화시켜 A2 서브유닛의 자발적 해리 속도(koff)를 2~5배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FVIIIa 반감기를 단축시켜 기능적 결함을 초래한다. 이 변이는 전체 CRM+ 혈우병 A 중 가장 빈번하게 보고되는 단일 변이 중 하나이다.

국제 데이터베이스 HAMSTeRS(Haemophilia A Mutation, Structure, Test and Resource Site) 및 CHAMP(CDC Hemophilia A Mutation Project)에는 수백 종의 CRM+ 또는 CRM 감소형 유발 과오 변이가 등록되어 있다. 이들의 분포를 보면, A2 도메인(엑손 14 기준)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A1 도메인(FIXa 결합 관련 산성 잔기 등), A3 도메인(FIXa 결합 C말단부), C2 도메인(vWF 및 인지질 결합 루프)의 변이들이 나머지를 구성한다. B 도메인의 과오 변이는 일반적으로 기능 결함보다는 단백질 분비 장애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어 CRM+ 표현형과는 연관성이 낮다.

기능적 결함형의 유전적 특성 중 임상적으로 중요한 또 다른 측면은 억제인자 발생 위험과 변이 유형의 연관성이다. CRM+ 환자는 전반적으로 CRM− 환자(대결실, 역위 등)에 비해 억제인자 발생률이 낮다. 이는 CRM+ 환자의 면역계가 내인성 FVIII 단백질 항원에 노출되어 있어 상대적인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이 유지되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R593C 변이는 HLA-DRB1*1101 일배형 보유자에서 억제인자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함이 Gouw 등(2012년)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이는 특정 HLA 분자가 R593C 변이 FVIII 유래 펩티드를 효율적으로 제시하여 FVIII-특이 CD4+ T세포 반응을 촉진함으로써 억제인자 형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 상담 측면에서, 기능적 결함형이 확인된 보인자 여성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정확한 변이 유형을 파악하고, 산전 진단(융모막 생검 11~14주, 양수 천자 15~20주) 또는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를 시행할 수 있다. 보인자 여성 자신도 Lyon 효과(X 불활성화 편향)에 따라 FVIII:C가 정상 범위 이하로 저하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일 단계법과 발색 기질법을 모두 시행하고 FVIII:Ag를 측정하는 것이 보인자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4. 일반 역학

기능적 결함을 동반한 제8인자결핍(CRM 양성 혈우병 A형)은 전체 혈우병 A 환자 중 일부를 차지하는 희귀한 하위 유형이다. 혈우병 A 전체는 남성 출생아 약 5,000~10,000명당 1명의 유병률을 보이며, 이 중 CRM+ 기능결함형은 약 5% 내외로 추정된다. 즉, 전체 남성 기준 약 25만~50만 명당 1명에 해당하는 매우 드문 유형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1만 5천~2만 명 내외의 환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산되나, 진단 기준의 차이와 검사 접근성에 따라 실제 파악된 환자 수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다.

역학적 특성 중 중요한 점은 CRM+ 기능결함형 혈우병 A 환자의 임상 중증도 분포가 CRM− 환자와 다르다는 것이다. CRM− 변이의 대부분(인트론 22 역위, 대결실 등)은 중증 표현형(FVIII:C < 1%)을 야기하는 반면, CRM+ 과오 변이는 FVIII 단백질의 기능적 잔류 활성도에 따라 경증(FVIII:C 5~40%), 중등증(1~5%), 또는 드물게 중증 범위에 걸쳐 분포한다. 임상 계열 연구들에서 CRM+ 환자는 경증~중등증이 다수를 차지하며, 이로 인해 진단이 성인기까지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음이 보고되어 있다.

성별 분포는 표준 혈우병 A와 동일하게 남성이 압도적이며, 여성 보인자는 평균적으로 FVIII:C가 정상의 약 50% 수준이지만 Lyon 효과로 인해 일부 보인자 여성은 경증 혈우병 A와 유사한 수준으로 FVIII:C가 저하되어 출혈 증상을 경험한다. 민족적·지리적 특이성은 없고 전 세계 모든 인종에서 발생한다. 특정 변이의 지역별 빈도 차이는 창시자 효과(founder effect)에 의해 설명되는 경우가 있으나, 기능적 결함형 전체 유병률은 민족 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의 역학 자료로는 한국혈우병등록사업(KBDR)이 있으나, CRM 상태를 별도 분류하여 집계한 국내 대규모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국내 혈우병 A 환자 중 유전자 검사가 시행된 경우 전체의 약 5% 내외에서 기능결함형 과오 변이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이는 국제 통계와 일치한다. 혈우병 A의 전체 국내 등록 환자는 2,100명 내외(2020년대 기준)이므로, 기능결함형은 국내에서 100명 남짓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후천성 혈우병 A(acquired hemophilia A)는 자가항체에 의한 FVIII 기능 억제로 발생하는 전혀 다른 질환이므로, 유전성 기능결함형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산정특례 V009는 유전성 혈우병 A 환자(CRM+ 포함)에게 적용되며, 등록 후 5년간 요양급여 본인부담금이 10%로 경감된다. 신청은 요양기관에서 관련 검사 및 유전자 분석 결과를 첨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하면 된다.


5. 발생기전

제8인자결핍(기능적 결함을 동반)의 발생기전은 FVIII 단백질이 정상 또는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합성·분비되나 내인성 응고 경로의 테나제 복합체(intrinsic tenase complex) 내에서 보조인자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정상 FVIII의 기능 주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상 상태에서 FVIII는 혈장 내에서 von Willebrand 인자(vWF)와 비공유 복합체를 형성하여 순환하며, 이 결합은 FVIII를 단백질분해효소 분해로부터 보호하고 혈중 반감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 손상 부위에서 트롬빈(IIa) 또는 제10인자(FXa)에 의해 FVIII가 활성화(FVIIIa)되면 vWF에서 해리되어 활성화된 혈소판 막 표면의 인지질에 결합하고, 거기서 활성화된 제9인자(FIXa)와 결합하여 내인성 테나제 복합체(FIXa·FVIIIa·Ca²⁺·인지질)를 형성한다. 이 복합체는 제10인자(FX)를 활성형(FXa)으로 전환하는 효소 반응을 약 10만~100만 배 가속화하며, FXa는 프로트롬빈을 트롬빈으로 전환하여 피브린 혈전을 형성한다.

기능적 결함형에서는 과오 변이의 위치에 따라 여러 기전으로 이 과정이 손상된다. 첫 번째이자 가장 잘 연구된 기전은 FVIIIa의 조기 불활성화이다. 활성형 FVIIIa는 생리적으로 A2 서브유닛이 A1·A3-C1-C2 이중층 위에서 비공유적으로 결합한 불안정한 이종 삼량체이며, A2 서브유닛의 자발적 해리가 FVIIIa의 주요 불활성화 기전 중 하나이다. A2 도메인의 과오 변이(R593C, R545H 등)는 A2 서브유닛과 A3 도메인 간 정전기 상호작용을 약화시켜 koff(A2 해리 속도 상수)를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테나제 복합체 내에서 FVIIIa의 유효 반감기가 단축된다. Fay 등(Blood, 1999)의 연구에서 R593C 변이 FVIIIa는 야생형에 비해 A2 서브유닛 해리 속도가 약 3배 이상 빠르며, FX 활성화 효율이 현저히 감소함이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두 번째 기전은 FIXa와의 결합 능력 감소이다. A2 도메인의 산성 영역(residues 558–565)과 A3 도메인의 일부 잔기가 FIXa와 직접 접촉하는 인터페이스를 형성하며, 이 부위의 과오 변이는 FIXa 친화력(Km)을 증가시키거나 최대 반응속도(Vmax)를 감소시켜 테나제 복합체의 촉매 효율을 저하시킨다. 세 번째 기전은 인지질 또는 vWF 결합 장애이다. C2 도메인 변이는 FVIII의 혈소판 막 인지질에 대한 결합 친화력을 감소시켜 테나제 복합체의 막 앵커링 효율을 낮추거나, vWF에 대한 과도한 친화력(해리가 잘 안 됨)으로 인해 활성화 후에도 vWF에서 충분히 해리되지 못하여 인지질 결합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검사법 간 불일치(assay discrepancy)는 기능결함형의 병태생리를 반영하는 특징적인 검사 소견이다. 일 단계 응고 검사(one-stage clotting assay)는 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APTT) 기반으로 환자 혈장을 FVIII 결핍 기질 혈장과 혼합하여 응고 교정 정도를 측정한다. 이 방법은 카올린(kaolin) 등의 접촉 활성화제와 인지질이 포함되어 있어 혈장 내 환경이 체내와 다르며, 특히 일부 과오 변이에서는 검사 조건 하에서 FVIII 활성이 실제보다 과대 추정될 수 있다. 반면 발색 기질법(chromogenic substrate assay)은 순수 정제 시약을 이용해 FX 활성화를 직접 측정하므로, A2 해리 가속화 변이처럼 체내에서 FVIIIa가 조기 불활성화되는 경우 실제 체내 기능에 더 근접한 값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일부 CRM+ 변이에서 일 단계법 측정치가 발색법 측정치보다 높게 산출되는 불일치 현상이 나타난다.


6. 증상

기능적 결함을 동반한 제8인자결핍의 임상 증상은 잔류 FVIII 기능 수준에 따라 크게 좌우되며, 대부분의 환자는 경증(FVIII:C 5~40%) 또는 중등증(FVIII:C 1~5%)의 표현형을 나타낸다. 중증 혈우병 A(FVIII:C < 1%)에서 전형적으로 보이는 자발적 관절 내 출혈이나 근육혈종은 기능결함형 환자에서는 드물며, 대신 외부 자극에 의한 출혈 경향이 주된 임상 양상을 구성한다.

경증 표현형 환자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외과적 처치, 치과 발치, 또는 외상 후 과다하고 지속적인 출혈이다. 단순 열상이나 소수술 후 수 시간에서 수일에 걸쳐 지혈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재출혈이 반복되는 양상이 전형적이다. 이러한 출혈은 국소 지혈 처치만으로 조절되지 않으며, FVIII 제제나 DDAVP 투여 없이는 지혈이 어렵다는 점이 진단적 단서가 된다. 발치 후 하루 이상 지혈이 되지 않거나, 소절개술 후 봉합에도 불구하고 재출혈이 반복되는 병력은 경증 혈우병 A를 강하게 시사한다.

중등증 표현형 환자에서는 외상에 의한 출혈 외에도 자발 출혈 삽화가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연부 조직 혈종, 근육내 출혈, 또는 소관절 혈관절증(hemarthrosis)이 간헐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국소 통증·종창·발열이 동반된다. 다만 표준 혈우병 A 중증 환자에서처럼 주 1~2회 빈도로 자발 출혈이 반복되는 양상은 흔하지 않다. 일부 중등증 환자에서는 수년에 한 번 정도의 자발 출혈 삽화가 관찰되기도 한다.

점막 출혈도 비교적 흔히 나타나며, 코피(비출혈)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국소 압박으로 쉽게 지혈되지 않는 경우, 잇몸 출혈이 칫솔질 후 지속되는 경우가 보고된다. 여성 보인자 중 일부는 Lyon 효과로 FVIII:C가 저하되어 과다 월경(menorrhagia)이나 산후 출혈을 경험하기도 하며, 이로 인해 처음으로 보인자 상태가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신생아 시기에는 할례(포경수술) 후 과다 출혈, 채혈 부위 혈종, 두피 혈종이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경증 표현형의 경우 신생아기에는 무증상으로 넘어가고 성인기 수술이나 외상 후 처음 진단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두개내 출혈은 중증 혈우병 A에서 가장 두려운 합병증으로 꼽히지만, 경증~중등증 기능결함형에서는 자발적 두개내 출혈의 위험은 낮다. 그러나 두부 외상 시에는 두개내 출혈 위험이 정상인보다 높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7. 징후

기능적 결함을 동반한 제8인자결핍의 임상적 징후는 크게 검사실 소견과 신체 검진 소견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환자가 경증~중등증 표현형을 보이므로, 중증 혈우병 A에서 볼 수 있는 만성 혈우병성 관절병증(hemophilic arthropathy)이나 근육 섬유화는 기능결함형 환자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검사실 소견

APTT(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 단독 연장이 전형적인 선별 소견이다. PT(프로트롬빈 시간), 트롬빈 시간(TT), 피브리노겐, 혈소판 수 및 기능은 모두 정상이다. FVIII:C는 일 단계법 또는 발색 기질법으로 측정하며 저하되어 있다. 기능결함형에서 가장 특징적인 검사실 소견은 두 검사법 간의 측정치 불일치(one-stage vs. chromogenic assay discrepancy)로, 일부 변이에서는 일 단계법이 발색법보다 유의하게 높은 FVIII:C 값을 산출한다. 이 불일치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경우(예: >2배 차이) 기능결함형의 병리표지(pathognomonic sign)로 간주된다.

FVIII:Ag(FVIII 항원)은 면역학적 방법(효소결합면역흡착검사, ELISA 또는 면역투과전기영동)으로 측정하며, 기능결함형에서는 정상 또는 경미하게 감소된 수준(통상 정상 참고치의 50% 이상)을 보인다. FVIII:Ag/FVIII:C 비율이 2.0 초과인 경우 CRM+ 기능결함형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 비율은 CRM+ 환자 진단 알고리즘에서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억제인자(inhibitor) 검사는 Bethesda 법 또는 Nijmegen-Bethesda 변형법으로 시행하며, 기능결함형에서는 FVIII 투여를 받은 적이 없는 초치료 환자(previously untreated patient, PUP)에서도 억제인자 발생률이 null 변이 환자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R593C 변이를 가진 환자 중 HLA-DRB1*1101 양성인 경우 예외적으로 억제인자 위험이 증가한다.

신체 검진 소견

급성 출혈 삽화가 없는 안정 상태의 경증~중등증 환자에서는 신체 검진상 특이 소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절 혈종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관절의 종창, 온감(열감), 피부 발적, 운동 제한이 관찰되며, 관절강 내 압통이 뚜렷하다. 반복 혈관절증 후에는 시노비움(활막) 비후, 연골 침식, 관절 강직이 진행되어 혈우병성 관절병증의 방사선학적·기능적 징후가 나타날 수 있으나, 기능결함형 환자에서 이 단계까지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근육혈종 발생 시에는 해당 근육의 종창·경결(경결)·압통이 촉지되며, 장요근 혈종의 경우 서혜부 통증과 대퇴 신경(femoral nerve) 압박에 의한 감각 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두피·점막·구강 내 출혈에 의한 혈종이나 잔류 혈종이 관찰되기도 한다. 피부에서는 경미한 외상 후에도 비교적 넓은 반상출혈(ecchymosis)이 생기거나, 정맥 천자 부위 혈종이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경향이 있다.


8. 선별 검사 방법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기능적 결함을 동반한 제8인자결핍을 선별하는 공중보건 차원의 집단 선별 검사는 현재 시행되지 않는다. 이는 본 질환이 X 연관 유전질환으로 남성에서 발현하며,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경증~중등증 표현형이 많아 일상생활에서 즉각적인 생명 위협이 낮기 때문이다. 선별은 주로 고위험군(가족력, 의심 증상)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가족력 있는 신생아 선별

혈우병 A 보인자 여성이 출산한 남아 신생아는 출생 직후 또는 생후 수일 이내에 제대혈 또는 정맥혈에서 FVIII:C 측정을 시행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 시기 FVIII:C는 정상 신생아에서도 성인 정상 범위와 동일한 수준이므로 별도의 보정 없이 측정치를 해석할 수 있다. 신생아기에 침습적 처치(포경수술, 제대 혈관 카테터 삽입 등)를 앞두고 있다면 선제적인 FVIII 측정이 필수적이다.

기능결함형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 단계법과 발색 기질법 모두를 시행하고, 두 값의 불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 단계법만으로는 일부 과오 변이에서 FVIII:C가 정상에 가까운 것으로 잘못 측정되어 진단이 누락될 수 있다. FVIII:Ag 측정도 함께 시행하여 Ag/C 비율을 구하면 기능결함형 가능성을 조기에 평가할 수 있다.

보인자 여성 확인

기지의 혈우병 A 환자의 여성 친척은 F8 유전자 분자유전학 검사를 통해 보인자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능결함형 변이의 경우 과오 변이를 직접 검출해야 하므로 인트론 22·1 역위 분석과 달리 엑손별 염기서열 분석(Sanger 법) 또는 다유전자 패널 검사(NGS)가 필요하다. FVIII:C 측정만으로는 보인자 감별이 불완전할 수 있어 유전자 검사가 금표준(gold standard)으로 권고된다.

APTT 연장 발견 시 선별

다른 이유로 시행한 혈액 검사에서 APTT 단독 연장이 발견된 경우, 다음 검사를 순차적으로 시행하여 FVIII 결핍을 선별한다. ① FVIII:C(일 단계법) 측정 → ② 이상 시 FVIII:C(발색 기질법) 추가 시행 → ③ FVIII:Ag 측정 → ④ vWF 항원 및 활성 검사(von Willebrand 병 감별) → ⑤ F8 유전자 분석. 특히 APTT 연장이 있으나 일 단계법 FVIII:C가 경계 범위(30~50%)에 있는 경우, 발색법과 Ag 측정을 추가하면 기능결함형의 진단 누락을 예방할 수 있다.

산전 선별 및 착상 전 유전자 검사

보인자 여성이 임신한 경우, 태아의 성별 확인 후 남아인 경우에 한해 융모막 생검(chorionic villus sampling, CVS; 임신 11~14주) 또는 양수 천자(amniocentesis; 임신 15~20주)를 통한 산전 유전자 진단이 가능하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PGT)는 체외수정 과정에서 배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환 배아를 식별하는 방법으로, 과오 변이 확인이 필요하므로 변이 정보가 미리 파악되어 있어야 한다.


9. 진단법

기능적 결함을 동반한 제8인자결핍의 진단은 단계별 접근(stepwise approach)을 따르며, 표준 혈우병 A와 달리 FVIII:Ag 측정과 두 가지 검사법의 비교가 필수적이다. 진단 과정에서 검사법 간 불일치(assay discrepancy)를 간과하면 경증 표현형 환자에서 진단이 누락되거나 중증도가 과소 평가될 수 있다.

1단계: 선별 응고 검사

APTT, PT, TT, 피브리노겐, 혈소판 수를 시행한다. 기능결함형 혈우병 A의 전형적인 패턴은 APTT 단독 연장, PT 정상이다. APTT 단독 연장의 감별 진단에는 혈우병 A, 혈우병 B, von Willebrand 병(중증), 제11인자(FXI) 결핍, 루푸스 항응고인자(LA), 헤파린 등이 포함된다. APTT 믹싱 검사(patient plasma + normal plasma 1:1 혼합)에서 교정되면 인자 결핍, 교정되지 않으면 억제인자(LA 등)를 시사한다.

2단계: FVIII:C 측정 — 두 가지 방법 모두 시행

일 단계 응고 검사(one-stage clotting assay, OSA)와 발색 기질법(chromogenic substrate assay, CSA)을 모두 시행한다. 기능결함형에서는 OSA 값이 CSA 값보다 유의하게 높게 측정될 수 있으며(예: OSA 25% vs. CSA 8%), 이 경우 발색법이 실제 생체 내 기능에 더 근접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두 값의 비(OSA/CSA > 2)가 기능결함형의 진단 기준 중 하나로 제안된 바 있다. 반대 방향(CSA > OSA)의 불일치도 드물지 않게 보고된다.

3단계: FVIII:Ag 측정

ELISA 또는 면역투과전기영동법으로 FVIII:Ag를 측정한다. 기능결함형에서는 Ag가 정상 또는 경미하게 감소(대개 정상 참고치의 50% 이상)되어 있고, FVIII:Ag/FVIII:C(발색법) 비율이 2.0 초과인 경우 CRM+ 기능결함형을 강력히 시사한다. CRM− 혈우병 A(역위, 대결실)에서는 Ag도 함께 감소하여 비율이 1 내외를 보인다.

4단계: vWF 검사 및 감별 진단

FVIII:C 저하를 보이는 환자에서 von Willebrand 병(vWD, 특히 2N형)을 감별하기 위해 vWF 항원(vWF:Ag), vWF 리스토세틴 코팩터 활성(vWF:RCo), vWF-FVIII 결합 검사(vWF:FVIII binding assay)를 시행한다. vWD 2N형은 vWF:Ag는 정상이나 FVIII 결합 능력이 저하되어 FVIII:C 단독 감소를 보이며, 상염색체 열성 유전이므로 남녀 모두에서 발현한다는 점이 감별에 도움이 된다.

5단계: 유전자 검사

F8 유전자 과오 변이 확인을 위해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또는 Sanger 염기서열 분석을 시행한다. 기능결함형은 대결실이나 역위를 검출하는 MLPA나 인트론 22 역위 PCR에서는 음성이므로, 엑손 전체 서열 분석이 필요하다. 변이 병원성(pathogenicity) 판정은 ACMG/AMP 기준에 따라 임상적 맥락, 기능 연구 데이터, 인구 빈도, in silico 예측 도구를 종합하여 수행한다. 국제 데이터베이스(LOVD, ClinVar, HAMSTeRS)에서 기존 보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억제인자 검사

FVIII 농축 제제 투여 이력이 있는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예상보다 낮거나 출혈 조절이 불충분한 경우 Nijmegen-Bethesda 법으로 억제인자(FVIII inhibitor)를 정량한다. 역가가 0.6 Bethesda Unit(BU)/mL 미만인 경우 음성, 0.6 BU/mL 이상인 경우 양성이다. 기능결함형에서는 전반적으로 억제인자 발생률이 낮으나, HLA-DRB1*1101 양성 환자와 R593C 변이 조합에서 위험이 높으므로 이 경우 초치료 초기부터 정기적인 억제인자 모니터링이 권장된다.


10. 치료법

기능적 결함을 동반한 제8인자결핍의 치료는 표준 혈우병 A 치료 원칙과 동일한 틀 안에서 이루어지나, 몇 가지 중요한 특수 고려 사항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FVIII:C 모니터링에 발색 기질법(CSA)을 활용하고, 검사법 간 불일치가 있는 변이에서는 CSA 기반 목표치를 치료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DDAVP(데스모프레신)

데스모프레신(desmopressin, DDAVP; 1-desamino-8-D-arginine vasopressin)은 내피세포에서 FVIII와 vWF의 분비를 촉진하여 일시적으로 혈중 FVIII:C를 2~3배 상승시킨다. 경증 기능결함형 환자(기저 FVIII:C 5~40%)에서는 충분한 FVIII:C 상승이 가능하면 소출혈이나 경미한 수술 시 DDAVP 단독으로 지혈이 가능하다. 그러나 분비 자극에 의해 혈중으로 나온 FVIII도 동일한 기능 결함 변이를 갖고 있어 정상 FVIII에 비해 효과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개별 환자에서 반드시 DDAVP 반응 시험(desmopressin challenge test)을 사전에 시행하여 FVIII:C 상승 폭과 지혈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DDAVP는 정맥, 피하, 비강(intranasal) 경로로 투여할 수 있으며, 48~72시간 이내 반복 투여 시 tachyphylaxis(내성)가 발생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FVIII 농축 제제

DDAVP로 불충분하거나 중등증 이상의 표현형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FVIII 농축 제제가 치료의 근간이다. 혈장 유래(plasma-derived, pd) FVIII 제제와 재조합(recombinant, r) FVIII 제제 모두 사용 가능하며, 표준 반감기(standard half-life, SHL) 제제와 반감기 연장형(extended half-life, EHL) 제제로 나뉜다. EHL 제제(예: PEG화 FVIII, Fc 융합 FVIII)는 주 1~2회 주사로 예방요법을 유지할 수 있어 환자 순응도를 높인다. 치료 목표 FVIII:C는 예방요법 시 출혈 유형과 빈도에 따라 1% 이상(최소 목표)에서 3~5% 이상(이상적 목표)으로 설정되며, 수술 전후에는 50~100% 수준을 유지한다.

기능결함형 환자에서 FVIII:C 모니터링은 일 단계법과 발색법 모두를 사용하되, 검사법 불일치가 있는 변이에서는 발색법 측정치가 실제 지혈 능력을 더 정확히 반영하므로 발색법 기준으로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 일 단계법 측정치만을 기준으로 치료 목표를 설정하면 실제 체내 FVIII 기능이 과대 추정되어 치료 불충분 상태로 방치될 위험이 있다.

에미시주맙(Emicizumab)

에미시주맙(상품명: 헴리브라, Hemlibra)은 FIXa와 FX를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ntibody)로, FVIII의 기능을 흉내 내어 내인성 테나제 복합체를 대체한다. 피하 주사로 투여하며, 주 1회, 격주, 또는 월 1회 투여가 가능하다. 기능결함형 혈우병 A 환자에서도 억제인자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며, 특히 주사 빈도가 낮고 반감기가 길어 순응도 면에서 탁월하다. 에미시주맙 투여 중에는 표준 FVIII:C 검사(일 단계법 또는 발색법)가 에미시주맙 자체에 의해 간섭(interference)을 받을 수 있으므로, FVIII:C 측정 시 에미시주맙 영향을 제거하는 별도 방법이 필요하다. HAVEN 1, 3, 4 임상시험에서 주요 출혈 사건을 현저히 감소시킴이 확인되었다.

기타 비인자 대체 치료제

피투시란(fitusiran, 상품명: Qfitlia)은 항트롬빈(antithrombin, AT)을 표적으로 하는 siRNA 기반 RNAi 치료제로, 피하 주사로 월 1회 투여하여 혈액 응고 경향을 높임으로써 출혈을 예방한다. 2025년 3월 미국 FDA에서 억제인자 유·무 혈우병 A 및 B 환자의 일상 예방요법으로 승인되었다. FVIII 기전에 독립적인 기전이므로 기능결함형 환자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혈전증 위험이 있어 FVIII 제제나 우회 치료제 병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유전자 치료

발록토코젠 록스아파보벡(valoctocogene roxaparvovec, Roctavian)은 간세포 표적 AAV5 벡터를 이용한 일회성 정맥 투여 유전자 치료제로, 2022년 FDA에서 성인 중증 혈우병 A 환자에 승인되었다. 치료 후 1~2년 내 FVIII:C가 정상 범위로 상승하여 예방요법을 중단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경우가 보고되었다. 그러나 기능결함형 환자에 대한 대규모 임상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이며, 장기 효능 지속성과 간독성 문제가 모니터링 중이다.


11. 예후

기능적 결함을 동반한 제8인자결핍의 예후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경우 현대 의료 환경에서 기대수명은 일반 인구와 거의 동일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환자가 경증~중등증 표현형을 보이고 자발 출혈 빈도가 낮다는 점, 그리고 경증의 경우 DDAVP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 집중적인 인자 보충 없이도 많은 출혈 에피소드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억제인자(inhibitor) 발생 여부이다. 억제인자가 발생하면 FVIII 농축 제제의 효과가 현저히 감소하고 우회 치료(bypassing agents) 또는 면역 관용 유도(immune tolerance induction, ITI) 치료가 필요해지므로 치료 부담과 출혈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기능결함형(CRM+) 환자에서 전반적인 억제인자 발생률은 null 변이(대결실, 역위) 환자보다 낮은 경향이 있으나, R593C 변이와 HLA-DRB1*1101 양성의 조합에서는 예외적으로 위험이 증가함이 보고되었다. 따라서 R593C 변이 환자에서는 FVIII 제제 초치료 시작 전 HLA 타이핑을 고려하고, 초치료 초기(첫 20~50 노출일) 동안 집중적인 억제인자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이 권장된다.

진단 지연은 기능결함형 환자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예후 요인이다. 경증 표현형으로 수술 전까지 무증상으로 지내다가 대수술 또는 외상 후 과다 출혈로 처음 발견되는 경우, 혈우병 진단을 모르는 상태에서 수혈, 외과적 지혈 처치, 심지어 비적절한 항응고 요법이 시행될 수 있다. 또한 검사법 간 불일치로 인해 일 단계법만 시행 시 FVIII:C가 경계치로 측정되어 진단이 누락되거나 임상적 중증도가 실제보다 낮게 평가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진단 오류는 수술·처치 전 FVIII 보충 계획 미수립으로 이어져 심각한 출혈 합병증의 원인이 된다.

기능결함형에서 혈우병성 관절병증의 장기 예후는 표준 혈우병 A 중증 환자에 비해 훨씬 양호하다. 자발적 혈관절증의 빈도가 낮아 관절 내 반복 출혈에 의한 시노비움 철 침착·만성 염증·연골 파괴의 진행이 훨씬 느리게 일어난다. 조기 진단 후 예방요법을 유지하는 경우, 성인기까지 관절 기능을 정상에 가깝게 보존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중등증 표현형 환자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표적 관절(target joint)이 형성될 수 있다.

에미시주맙 및 피투시란 같은 비인자 대체 요법의 도입, 그리고 유전자 치료의 발전은 기능결함형 혈우병 A를 포함한 혈우병 A 전반의 장기 예후를 더욱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미시주맙은 출혈 빈도를 현저히 감소시키고 주사 부담을 줄여 삶의 질(QoL) 향상에 크게 기여하며, 유전자 치료는 이론적으로 일회 투여로 장기간 FVIII:C를 정상화하여 출혈로부터 완전 자유를 달성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12. 예방법

기능적 결함을 동반한 제8인자결핍의 예방은 1차 예방(유전자 검사·유전 상담에 의한 발병 예방), 2차 예방(조기 진단 및 예방요법을 통한 합병증 예방), 3차 예방(기존 이환자의 장기 합병증 방지)의 세 단계로 구분하여 접근한다.

1차 예방: 유전 상담 및 출생 전 관리

기능결함형 혈우병 A 환자의 가계에 속하는 여성(환자의 어머니, 자매, 딸)에게는 유전자 검사와 유전 상담을 제공하여 보인자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권고된다. 보인자 여성이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 유전 상담을 통해 출생 전 진단(CVS 또는 양수 천자)과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의 옵션을 사전에 논의한다. 기능결함형 변이의 경우 과오 변이 정보가 미리 확인되어 있어야 산전 진단이 가능하므로, 보인자 확인 시 변이 정보를 정확히 기록하고 가족에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자율성과 비밀보장을 존중하는 윤리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2차 예방: 조기 진단 및 예방요법

진단이 확정된 이후에는 조기 예방요법(primary prophylaxis)의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경증 기능결함형 환자에서는 자발 출혈이 드물므로 필요시 투여(on-demand treatment)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등증 이상이거나 자발 출혈 삽화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예방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권고되며, 에미시주맙의 경우 피하 주사 빈도가 낮아 순응도가 높아 중등증 기능결함형 환자에서도 고려할 수 있다. DDAVP 반응 시험은 경증 환자 모두에서 필수적으로 시행하여 DDAVP 반응성이 있는 환자는 수술·발치 전 DDAVP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둔다.

검사법 불일치가 있는 기능결함형 변이에서는 수술 전 FVIII:C 목표치 설정을 발색법 기준으로 하고, 수술 중·후 FVIII:C 모니터링을 발색법으로 실시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중요하다. 외과의와 마취과의에게 환자의 기능결함형 진단과 검사법 특이성을 미리 교육하고 혈액내과 전문의의 협진 체계를 갖추는 것이 수술 관련 출혈 사고를 예방한다.

3차 예방: 장기 합병증 관리

이미 진단된 환자에서 장기적 관절 손상, 억제인자 발생, 바이러스 감염(혈장 유래 제제 사용 환자)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3차 예방의 목표이다. 관절 건강 유지를 위해 정기 근골격계 평가(초음파, MRI)와 재활 운동 치료를 병행하며,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와 아스피린은 혈소판 기능 억제를 통해 출혈을 악화시킬 수 있어 원칙적으로 회피한다. 억제인자 예방을 위해 초치료 시 단기 집중 노출 방식보다 정기적 예방요법을 선호하며, R593C 변이 환자는 초치료 초기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또한 혈우병 치료 전문 센터 등록, 개인 응급 출혈 관리 계획(emergency bleeding plan) 수립, 가족 교육, 환자 지지 단체 연계를 통해 포괄적인 장기 관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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