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역사
이중출구우심실(Double Outlet Right Ventricle, DORV)의 개념은 1952년 Braun 등이 병리학적으로 처음 기술하였고, 1957년 Witham이 해부학적 변이를 체계화하였다. 1972년 Lev와 동료들은 대동맥과 폐동맥 모두 또는 그 대부분이 우심실에서 기원하는 상태를 DORV로 정의하고 심실중격결손(VSD)의 위치에 따른 해부-생리학적 분류를 제안하였다. 초기 외과적 교정은 1957년 Kirklin 등이 수행하였으나 사망률이 매우 높았다. 이후 심폐 바이패스 기술의 발전과 함께 1970~80년대에 걸쳐 심실내 터널(intraventricular tunnel) 교정법이 정립되었으며, 특히 VSD가 대동맥 하에 위치하는 경우(subaortic VSD)에서 우수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1980년대에는 Yacoub와 Lecompte가 대동맥 전위를 동반한 타우시그-빙(Taussig-Bing) 변이형에 대해 동맥전환술(arterial switch operation)을 적용하여 장기 성적을 크게 향상시켰다. 2000년 Society of Thoracic Surgeons(STS)/European Association for Cardio-Thoracic Surgery(EACTS) 명명법 데이터베이스 프로젝트는 DORV의 국제 표준 정의와 분류를 확립하여 다기관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2. 원인
DORV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인자성 선천심장기형이다. 유전적 측면에서는 22q11.2 미세결손(DiGeorge 증후군, velocardiofacial 증후군)이 약 5~10%에서 동반된다. TBX1 유전자 단일 반수체 부족(haploinsufficiency)은 유출로 분리에 결정적인 신경능선세포 이동을 장애함으로써 대혈관 정렬 불량을 초래한다. GATA4, NKX2-5, HAND2, CITED2, FOXH1 등의 전사인자 변이도 보고되고 있다. 염색체 이상으로는 18삼염색체(Edwards 증후군), 13삼염색체(Patau 증후군), Turner 증후군 등이 연관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임신 초기 당뇨병 노출, 페닐케톤뇨증 모체, 항경련제(발프로산, 페니토인) 복용, 알코올, 레티노산 노출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산모 당뇨병은 DORV 위험을 3~5배 증가시키며, 이는 고혈당이 신경능선세포 이동을 억제하는 기전과 연관된다.
3. 유전학
DORV의 유전적 구조는 단일 유전자 이상부터 염색체 수준의 변이까지 광범위하다. 22q11.2 결손은 DORV에서 가장 흔히 보고되는 카피수변이(copy number variant, CNV)로, 형광제자리부합법(FISH) 또는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로 확인된다. TBX1 단일염기다형성(SNP) 중 c.1223G>A(p.Arg408His), c.541G>A(p.Gly181Ser) 등이 기능 연구에서 심장 표현형을 나타냄이 보고되었다. HAND2(7q36.1) 이형접합 손실기능 변이는 마우스 모델에서 DORV 표현형을 재현하며, 인간에서도 드물게 보고된다. Nkx2-5 조건부 넉아웃 마우스에서 DORV 및 심실중격결손이 발생한다. 최근 전장유전체 관련 연구(GWAS)와 엑솜 시퀀싱(WES)에서 NODAL 신호전달계(FOXH1, ACVR2B), 섬모 유전자(ZIC3, CRELD1), 비코딩 조절 영역 변이가 복잡심장기형에서 발굴되고 있다. DORV는 비증후군성(non-syndromic) 경우에도 드노보(de novo) 변이 비율이 높아, 산전 유전자검사 시 전장유전체 시퀀싱(WGS) 또는 WES 적용이 검토된다.
4. 일반 역학
DORV는 모든 선천심장기형의 약 1~1.5%를 차지하며, 생존 출생아 10,000명당 약 0.57~1.0명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 연간 약 30~60명이 신규 진단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성별 차이는 특정 해부 변이에 따라 다소 상이하나 전반적으로 남녀 비율이 유사하거나 남아에서 약간 높다. DORV는 이형적 복잡심장기형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무비증 또는 다비증(heterotaxy syndrome)의 20~30%에서 DORV가 동반된다. 이 경우 추가적인 방실판막 이상, 전완전폐정맥환류이상(TAPVC), 대동맥 이상 등이 병존한다. 타우시그-빙 변이(Taussig-Bing anomaly)는 DORV의 약 15~20%를 차지하며, 폐동맥 하 VSD와 대혈관 전위가 특징이다. 비VSD 형태(비헌신적 VSD, non-committed VSD)나 VSD 없는 DORV는 예외적으로 드물어 전체의 약 3% 미만이다.
5. 발생기전
심장은 배아 발생 제3주말 측판 중배엽에서 기원한 두 개의 심내막관(endocardial tube)이 정중선에서 융합하여 단일 심관(heart tube)을 형성하면서 발생을 시작한다. 심관은 이후 우측으로 굴곡(rightward looping, D-looping)하여 심방·심실·유출로가 순차 배열되고, 신경능선세포(neural crest cell) 이동과 제2심장야(second heart field, SHF) 세포의 유입을 통해 유출로 중격화·판막 형성·대혈관 분리가 완성된다. 이 과정을 조절하는 전사인자로는 NKX2-5, GATA4, TBX1, TBX5, HAND1/2, ISL1 등이 있으며, 이 유전자들의 변이 또는 환경적 교란이 선천심장기형의 공통된 발생기전을 이룬다.
DORV는 유출로 회전(conotruncal rotation) 과정의 불완전한 진행으로 발생한다. 정상 발생에서 원추동맥간(conotruncus)은 시계 방향 60° 나선 비틀림을 통해 대동맥을 좌심실 위, 폐동맥을 우심실 위에 위치시킨다. 신경능선세포 이동 장애가 있을 경우 원추 격막(conal septum)이 정상 위치보다 더 전방 또는 우측에 형성되어 대동맥 입구가 우심실 내에 남게 된다. 또한 제2심장야(SHF) 유래 심근의 유출로 벽 지지 불충분이 대동맥 "의무"(commitment) 이동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VSD 위치는 최종 해부적 표현형을 결정하며, 대동맥 하(subaortic), 폐동맥 하(subpulmonary), 양대혈관 하(doubly committed), 비헌신적(non-committed)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Lev 분류). 비헌신적 VSD의 경우에는 심실유입로 발생의 별도 이상도 동반된다.
6. 증상
DORV의 임상 증상은 VSD 위치, 폐혈류 정도, 동반 기형의 복잡도에 따라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대동맥 하 VSD를 가진 가장 흔한 형태(Fallot형)는 폐동맥 협착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팔로사징(Tetralogy of Fallot)과 유사하게 청색증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영아기에 운동 또는 수유 중 청색증 발작(cyanotic spell, tet spell)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VSD가 폐동맥 하에 위치하는 타우시그-빙 변이는 폐혈류가 증가하여 신생아기부터 울혈성 심부전—빈호흡, 다한증, 수유 불량, 성장 부진—이 나타나며 청색증은 상대적으로 경미하다. 폐동맥 협착 없이 과도한 폐혈류를 가진 경우에는 조기 폐혈관 폐쇄성 질환 진행 위험이 있어 생후 수주~수개월 이내에 청색증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모든 형태에서 심잡음이 청진되며, 폐혈관 저항 상승 시 심잡음이 감소하는 역설적 양상을 보일 수 있다.
7. 징후
신생아기 이학적 검사에서 산소포화도 측정(pulse oximetry)은 DORV 조기 발견에 필수적이다. 청색증은 중심성으로 나타나며 점막, 입술, 손발톱에서 관찰된다. 타우시그-빙 변이에서는 차별성 청색증(differential cyanosis)이 특징적이다: 대동맥이 폐동맥보다 후방에 위치하여 상지는 산화된 혈액을, 하지는 폐동맥에서 온 탈산화 혈액을 받아 하지 청색증이 두드러질 수 있다. 심전도에서는 우심실 비대(RVH) 양상이 대부분 관찰되며, 좌심실 유출로 폐쇄를 동반하는 경우 좌심실 비대(LVH) 또는 양심실 비대 양상이 나타난다. 흉부 X선에서 폐혈관 음영 증가(폐혈류 증가형) 또는 감소(Fallot형)가 확인되며, 심장 크기는 폐고혈압이 동반된 경우 증가한다. 심초음파에서 대동맥과 폐동맥 모두 우심실에서 50% 이상 기원하며, 폐동맥 하 원추(subpulmonary conus)의 존재와 두 반월판 사이의 섬유성 연속성 소실이 핵심 소견이다.
8. 선별 검사 방법
산전 선별은 임신 18~22주 정밀 태아 심초음파(fetal echocardiography)를 통해 시행된다. 4방단면도(four-chamber view)에서 이상이 의심되면 유출로 단면도(outflow tract view)에서 두 대혈관이 모두 우심실에서 기원하는지 확인한다. 3D/4D 태아 심초음파는 대혈관의 공간적 관계를 더 명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DORV가 의심될 경우 22q11.2 결손을 포함하는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 혹은 전장엑솜 시퀀싱을 권고한다. 출생 후 선별에서는 신생아 선천심장병 스크리닝 프로그램(생후 24~48시간 맥박산소포화도 측정)이 청색증형 DORV를 조기 발견하는 데 기여한다. 다만 비청색증형 또는 폐혈류 정상인 경우에는 심잡음 청진에 의한 신생아 심초음파 의뢰가 주요 진단 경로가 된다. 고위험군(선천심장기형 가족력, 당뇨 모체, 22q11.2 관련 증후군)에서는 임신 1분기 태아 목덜미 두께 측정과 상세 심장 초음파 평가를 선제적으로 수행한다.
9. 진단법
DORV의 최종 진단과 수술 계획은 다음의 다단계 영상 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심초음파(echocardiography)는 1차 진단 도구로, 두 대혈관의 우심실 기원(≥50% override), VSD 위치(subaortic, subpulmonary, doubly-committed, non-committed), 폐동맥 협착 유무와 정도, 방실판막 이상, 심실 기능 등을 종합 평가한다. 심장 CT 혈관조영술(cardiac CTA)은 대혈관의 3차원적 공간 관계, 관상동맥 기원 이상, 폐정맥 환류 이상을 확인하는 데 필수적이며, 방사선량 최소화를 위해 최신 저선량 프로토콜이 권고된다. 심장 MRI는 심실 용적, 기능, 심근 특성화, 혈류 역학 정보를 방사선 노출 없이 제공하며 수술 전후 평가에 유용하다. 심도자술은 폐혈관 저항(pulmonary vascular resistance, PVR) 측정, 압력 측정, 수술 적합성 판단에 적용된다; PVR >8 Wood units/m²인 경우 완전 교정의 금기로 간주된다. 유전자 검사(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WES/WGS)는 동반 기형 및 재발 위험 상담에 필수적이다.
10. 치료법
DORV의 외과적 교정 원칙은 심실 내 터널을 이용하여 좌심실 혈류가 대동맥을 통해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며, 해부 변이에 따라 수술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1) VSD-대동맥 터널 교정(대동맥 하 VSD, Fallot형)
좌심실에서 대동맥까지의 심실내 바플(intraventricular baffle)을 VSD를 통과하도록 설치하고, 필요 시 폐동맥 협착 교정(transannular patch 또는 우심실-폐동맥 도관)을 병행한다. 이 형태에서 장기 성적이 가장 양호하다.
2) 동맥전환술(arterial switch operation, ASO)—타우시그-빙 변이형
타우시그-빙 변이(폐동맥 하 VSD + 대혈관 전위 유사 배열)에서는 Jatene이 개발한 ASO를 시행한다. 상행 대동맥과 폐동맥을 절단·전환하고 관상동맥을 신대동맥에 이식한다. Le Compte 조작(폐동맥을 대동맥 전방으로 이동)이 병행되며, VSD는 좌심실-신폐동맥 방향으로 패치 폐쇄한다. 생후 2주~2개월 이내 조기 교정이 폐혈관 병변 진행 예방과 좌심실 기능 보존에 필수적이다.
3) Rastelli 술식—VSD + 폐동맥 협착
좌심실-대동맥 터널 + 우심실-폐동맥 외도관(conduit) 삽입으로 구성된다. 도관 재치환 필요성(평균 10~15년 주기)이 중요한 장기 관리 과제이다.
4) 단심실 경로(univentricular palliation)
양심실 교정이 불가능한 경우(심실 불균형, 비헌신적 VSD, 방실판막 이상) Norwood-Glenn-Fontan 단계 수술이 시행된다.
수술 후 관리: 심부전 치료(ACE 억제제, β차단제), 부정맥 감시(홀터), 도관 협착 감시(심초음파, CT), 성인기 전환 의료(congenital heart disease grown-up, GUCH) 프로그램 등록이 필요하다.
11. 예후
현대적 외과 교정 후 DORV의 생존율은 해부 변이와 동반 기형의 복잡도에 크게 의존한다. 대동맥 하 VSD(Fallot형)에서 완전 교정 후 30일 사망률은 3~5% 수준이며 20년 생존율은 80~90%에 달한다. 타우시그-빙 변이에서 ASO 후 30일 사망률은 5~10%이며 10년 생존율은 70~85% 수준이다. 단심실 경로(Fontan)를 선택한 경우 10년 생존율은 70~80%이나 장기적으로 단백소실장병증(protein-losing enteropathy), 혈전, 부정맥 등 폰탄 관련 합병증이 발생한다. 재수술 위험인자로는 잔존 VSD 단락, 신우심실 유출로 폐쇄, 도관 협착, 대동맥 판막 역류 등이 있다. 신경발달 예후는 체외순환 시간, 저체온 순환 정지 기간, 조기 수술 연령과 연관되며, 정기적인 신경발달 평가가 권고된다. 성인기 생존자는 정기적 심장전문의 추적, 임신 전 유전 상담, 감염성 심내막염 예방을 지속해야 한다.
12. 예방법
DORV의 1차 예방은 현재 제한적이나, 알려진 위험인자 감소를 통한 부분적 예방이 가능하다. 임신 계획 여성에서 엽산(folic acid) 400~800 μg/일 보충이 신경관 결손뿐 아니라 선천심장기형 전반의 위험을 경감시킨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임신 전 당뇨 최적 혈당 조절(HbA1c <6.5%)이 선천심장기형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다. 발프로산 등 태아심장 독성 약물은 임신 기간에 가급적 대체약제로 전환한다. 가족 중 22q11.2 결손이 확인된 경우 또는 DORV 환자의 형제자매에서 재발 위험(3~5%)을 고려하여 산전 유전 상담과 정밀 태아 심초음파를 제공한다. 선천심장기형 산전 진단 후 분만 전 소아심장과·소아심장외과 협진 체제를 구축하고, 교정 수술 경험이 충분한 3차 의료기관에서 분만·수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한다. 풍진 예방을 위한 MMR 예방접종도 간접적 예방 수단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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