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싱병 (뇌하수체-의존 부신피질기능항진증)(Cushing disease / Pituitary-dependent Cushing's syndrome)

📋 목차 및 주요 내용
항목내용
A. 분류 코드ICD-10: E24.0 (쿠싱병)  |  산정특례: V114 (희귀질환, 등록 후 5년 본인부담 10%)
B. 동의어뇌하수체-의존 쿠싱병(Pituitary-dependent Cushing's disease), 뇌하수체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과다생산(Pituitary ACTH hypersecretion), 뇌하수체-의존 부신피질기능항진증(Pituitary-dependent hypercortisolism), ACTH 분비 뇌하수체 선종(ACTH-secreting pituitary adenoma)
C. 성인기 발현성인기에 최초로 발현할 가능성 매우 높음 — 20–40대 여성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며, 진단까지 평균 수년이 소요됨.
1. 역사1912년 Harvey Cushing이 뇌하수체 호염기성 선종과 고코르티솔혈증 증후군 연관 기술 → 1932년 쿠싱병(뇌하수체 의존형) 정식 발표 → 이후 ACTH 발견·측정으로 병태생리 규명.
2. 원인뇌하수체 전엽의 ACTH 분비 선종(대부분 미세선종, 직경 <10 mm)에 의한 ACTH 과다 분비 → 양측 부신 피질 증식 → 코르티솔 과다 생산.
3. 유전학대부분 산발성. USP8, USP48 체세포 변이가 선종에서 자주 발견. MEN1, CDKN1B 변이가 드물게 관여. 가족성 형태 드묾.
4. 일반 역학발생률 1.2–2.4/100만 명/년. 쿠싱증후군의 약 70–80% 차지. 여성 남성비 약 3–4:1. 진단 연령 중앙값 약 35–40세.
5. 발생기전ACTH 분비 뇌하수체 선종 → 과잉 ACTH → 양측 부신 피질 증식 → 코르티솔 과다 → 정상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억제 실패(불완전 음성 되먹임). 비정상 USP8 활성화로 EGFR 신호 과활성.
6. 증상체중 증가(중심성 비만), 둥근 얼굴(moon face), 물소 혹(buffalo hump), 근위부 근력 저하, 피부 자반·선조,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무월경, 기분 장애·우울.
7. 징후복부·허벅지 자주색 선조(폭 1 cm 이상), 근위부 근력 저하(대퇴사두근), 다혈증(다발성 자반), 무릎 반사 이상, 혈청 코르티솔 지속 상승, ACTH 측정 가능 수준 이상.
8. 선별 검사 방법① 24시간 소변 유리 코르티솔(UFC) ② 야간 혈청 코르티솔(자정, >7.5 μg/dL) ③ 1 mg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08시 코르티솔 >1.8 μg/dL). 2개 이상 양성 시 쿠싱증후군 확진 진행.
9. 진단법고코르티솔혈증 확인 → 혈청 ACTH(ACTH 의존성 판별) → 8 mg 고용량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 → 뇌하수체 MRI → 하추체정맥동 혈액 채취(IPSS). 부신 CT로 부신 원인 배제.
10. 치료법1차: 경접형동 수술(transsphenoidal surgery). 2차(실패·재발): 재수술, 방사선 수술(감마나이프), 부신절제술, 약물 치료(파시레오타이드, 케토코나졸, 미토탄, 메티라폰, 오실로드로스타트).
11. 예후수술 후 완해율 70–90%(미세선종). 재발률 15–25%(5–10년 내). 비치료 시 5년 생존율 약 50%. 심혈관·감염 합병증이 주 사망 원인. 관해 후에도 심혈관 위험 지속.
12. 예방법1차 예방 불가(선종 발생 원인 불명). 2차 예방: 조기 선별·진단, 수술 후 코르티솔 모니터링. 3차 예방: 재발 조기 감지, 심혈관·골다공증 관리.
13. 참고문헌Cushing H. The basophil adenomas of the pituitary body and their clinical manifestations. 1932 … 외 9개 논문

1. 역사

쿠싱병의 역사는 20세기 초 하비 쿠싱(Harvey Williams Cushing, 1869–1939)이라는 탁월한 신경외과의사의 임상 관찰에서 시작된다. 쿠싱은 1912년 저서 The Pituitary Body and Its Disorders에서 이상 체형(중심성 비만, 둥근 얼굴, 물소 혹)을 보이는 여러 환자들을 기술하였으며, 이 중 일부에서 뇌하수체 이상 소견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뇌하수체와 부신의 기능적 연결 및 코르티솔의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 증후군의 원인은 불명확한 상태였다.

결정적인 전기는 1932년에 찾아왔다. 쿠싱은 Bulletin of the Johns Hopkins Hospital에 발표한 논문 "뇌하수체의 호염기성 선종 및 그 임상 양상(The basophil adenomas of the pituitary body and their clinical manifestations)"에서 12명의 환자 부검 또는 수술 표본을 분석하여 뇌하수체 전엽의 호염기성 세포 과증식 또는 선종이 이 증후군의 원인임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는 뇌하수체 이상이 부신 피질의 과증식을 초래하여 임상 증후군을 유발한다는 가설을 제시함으로써, 이 질환의 원인이 뇌하수체에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후 학계는 이 질환을 '쿠싱병'으로 명명하였고, 뇌하수체 의존성이 아닌 원인(부신 선종, 이소성 ACTH 분비 등)에 의한 고코르티솔혈증은 '쿠싱증후군'으로 구별하는 명명법이 정착되었다.

1940년대 이후 ACTH(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발견과 측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쿠싱병의 병태생리가 점차 명확해졌다. 1952년 Liddle 등이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를 개발하여 뇌하수체 의존성 쿠싱병과 이소성 ACTH 증후군 및 원발성 부신 원인을 감별하는 데 핵심적인 도구를 제공하였다. 1970년대 말 Corrigan 등과 Oldfield 등이 하추체정맥동 혈액 채취(inferior petrosal sinus sampling, IPSS)를 개발하여, MRI에서 병변이 보이지 않는 환자에서도 종양 편측성을 파악하는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다.

수술 치료의 역사는 1960–70년대 Hardy에 의해 경접형동 미세수술(transsphenoidal microsurgery)이 표준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이전에는 부신 절제술이 주된 치료였으나, 선종을 직접 제거하는 경접형동 수술이 도입됨으로써 뇌하수체 기능을 보존하면서 치료하는 시대가 열렸다. 2000년대 이후 USP8, USP48 유전자의 체세포 변이가 쿠싱 선종의 분자적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신약 개발 표적 연구가 활성화되었다. 파시레오타이드(pasireotide)가 2012년 유럽에서, 2014년 미국 FDA에서 쿠싱병 치료제로 승인되어 수술 후 잔존 또는 재발 환자의 약물 치료 선택지가 확장되었다.


2. 원인

쿠싱병의 근본 원인은 뇌하수체 전엽의 ACTH 분비 선종(corticotroph adenoma)이다. 이 선종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이 자율적으로 과다 분비되어 양측 부신 피질을 만성적으로 자극함으로써 코르티솔이 과잉 생산된다. 코르티솔 과다는 다시 뇌하수체 ACTH 분비를 억제해야 하는 정상 음성 되먹임 기전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지속된다.

선종의 크기에 따라 미세선종(microadenoma, 직경 <10 mm)과 거대선종(macroadenoma, ≥10 mm)으로 구분한다. 쿠싱병의 약 80–90%는 미세선종에 의해 발생하며, 직경 2–6 mm의 매우 작은 선종인 경우도 많아 MRI에서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약 30–40%에 달한다. 나머지 10–20%는 거대선종으로, 시야 결손 등의 종괴 효과가 동반될 수 있다. 극소수에서는 뇌하수체 암종(carcinoma)이나 증식(hyperplasia)이 원인이 된다.

분자적 수준에서 쿠싱 선종 형성과 관련된 체세포 변이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USP8(ubiquitin-specific protease 8) 유전자의 활성화 변이이다. USP8 변이는 서양 쿠싱 선종의 약 35–62%, 동아시아(한국, 일본 포함) 선종의 약 50% 이상에서 발견된다. USP8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를 비롯한 막 수용체의 유비퀴틴화 및 분해를 조절하는 탈유비퀴틴화 효소로, 활성화 변이 시 EGFR 신호전달이 지속되어 ACTH 분비 세포의 증식과 POMC(pro-opiomelanocortin) 전사를 촉진한다. 2019년에는 USP48 변이도 일부 선종에서 추가 원인으로 보고되었다. 그 외 CABLES1 불활성화 변이, TP53 변이, BRAF V600E 변이가 드물게 보고된다.

쿠싱병의 발생에는 코르티코트로핀 방출호르몬(CRH) 과분비에 의한 뇌하수체 자극 이상도 드문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 경우 뇌하수체에서 선종이 아닌 코르티코트로프 세포 증식(hyperplasia)이 관찰된다. 이처럼 쿠싱병은 단일 유전자 이상보다는 선종 세포의 다단계 종양 발생 과정(multistep tumorigenesis)의 결과물로 이해된다.


3. 유전학

쿠싱병을 유발하는 ACTH 분비 뇌하수체 선종은 대부분 산발성(sporadic)으로 발생하며, 생식세포 변이(germline mutation)에 의한 유전성 형태는 드물다. 그러나 다발성 내분비종양증 제1형(multiple endocrine neoplasia type 1, MEN1), 가족성 고립성 뇌하수체 선종(familial isolated pituitary adenoma, FIPA), 카니 복합체(Carney complex) 등 유전성 종양 증후군의 일환으로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선종 조직 내 체세포 변이(somatic mutation)로는 USP8이 가장 흔하다. USP8 유전자(15q21.2)의 엑손 14에 위치한 고전적 핫스팟 변이(주로 p.Ser718Pro, p.Pro720Arg, p.Tyr719Cys)가 선종의 50% 이상에서 발견된다. 이 변이는 SH3 도메인과 USP8 촉매 도메인 사이 연결 부위를 변화시켜 14-3-3 단백질과의 결합을 방해함으로써 USP8가 과활성화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USP8 변이 선종은 여성에서 더 흔하고 코르티솔 과다 분비가 더 심하며, ACTH 기저치가 더 높고 수술 후 재발률이 다소 낮다는 임상적 특성이 보고된다.

MEN1 증후군(11q13 MEN1 유전자 변이, 상염색체 우성)에서는 뇌하수체 선종이 약 40%에서 발생하나, 이 중 쿠싱병 표현형이 발현되는 경우는 5% 미만으로 드물다. CDKN1B(p27 단백질 암호화) 변이에 의한 MEN4도 뇌하수체 선종과 연관된다. 카니 복합체(Carney complex)는 PRKAR1A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며, 일차 색소성 결절성 부신 피질 질환(primary pigmented nodular adrenocortical disease, PPNAD)에 의한 쿠싱증후군이 주된 내분비 이상이나 뇌하수체 선종도 드물게 동반된다.

임상유전학적으로, 35세 미만의 젊은 환자, 거대선종, 공격적 임상 경과, 다른 내분비 종양 동반(부갑상선, 췌장, 부신 등)이 관찰될 때에는 MEN1, MEN4, AIP 변이 등 유전성 원인을 배제하기 위한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유전 상담 후 적절한 유전자 패널 검사를 시행한다.


4. 일반 역학

쿠싱병은 내인성 쿠싱증후군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전체 쿠싱증후군의 약 70–80%를 차지한다. 발생률은 인구 100만 명당 연간 약 1.2–2.4명으로 보고되며, 유병률은 약 39–79/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드문 질환이지만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유병률이 등록 통계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모든 내인성 쿠싱증후군을 합산한 유병률은 약 10–15/100만 명이며, 이중 뇌하수체 의존형이 가장 많다.

성별과 연령 측면에서 쿠싱병은 여성에서 남성보다 3–4배 더 흔하게 발생하며, 진단 연령의 중앙값은 약 35–40세이다. 이는 ACTH 분비 선종의 발생이 에스트로겐 등 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거나, 선종 세포 내 USP8 변이가 여성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것과 관련될 수 있다. 소아에서의 발생은 드물지만, 소아 쿠싱증후군에서는 거대선종의 비율이 성인보다 높다.

한국에서의 역학 자료는 제한적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 내분비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쿠싱병이 차지하는 비율이 파악되고 있다.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도 서구 보고와 유사하게 여성 우세, 미세선종 우세의 역학 특성이 확인된다. 산정특례 V114로 등록된 환자 수를 통해 국내 관리 현황을 간접 파악할 수 있다. 진단 지연은 전형적으로 수 년으로, 평균 진단 지연이 4–5년에 달한다는 국제적 보고와 국내 경험이 일치한다.

쿠싱병이 치료받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치료될 경우 심혈관 질환, 감염, 혈전 색전증에 의한 사망률이 일반 인구의 약 4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의 임상적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5. 발생기전

쿠싱병의 발생기전은 ACTH 분비 뇌하수체 선종을 중심으로 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축의 만성적 과활성화로 요약된다. 정상적으로 HPA 축은 코르티솔의 음성 되먹임(negative feedback)에 의해 엄격히 조절된다. 즉, 혈중 코르티솔이 상승하면 시상하부의 CRH 분비와 뇌하수체의 ACTH 분비가 억제되어 HPA 축이 정상화된다. 그러나 쿠싱병의 선종 세포는 이 음성 되먹임에 대한 저항성(glucocorticoid resistance)을 가지고 있어, 코르티솔이 아무리 높아도 ACTH 분비를 자율적으로 지속한다.

분자 수준에서는 USP8 활성화 변이로 인한 EGFR 신호전달 과활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상적으로 USP8는 EGFR의 유비퀴틴화를 제거하여 리소솜 분해를 지연시키는데, 변이 USP8는 이 탈유비퀴틴화 활성이 증가하여 EGFR이 막 표면에 더 오래 체류하게 된다. 이 지속적 EGFR 신호는 POMC(pro-opiomelanocortin) 유전자 전사를 촉진하고 코르티코트로프 세포 증식을 유도하여 선종 형성과 ACTH 과다 분비로 이어진다.

과다 분비된 ACTH는 혈중으로 방출되어 양측 부신 피질, 특히 속상대(zona fasciculata)를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그 결과 양측 부신 피질이 미만성으로 증식(bilateral adrenal hyperplasia)하고 코르티솔 생산이 현저히 증가한다. 이 만성 고코르티솔혈증은 전신에 걸쳐 다양한 병태생리적 변화를 초래한다. 지방 조직에서는 지방 분해 촉진과 중심성 지방 재분포가 일어나 복부·내장 지방이 증가하는 반면, 사지 근육은 단백질 분해 항진으로 위축된다. 골에서는 조골세포 기능 억제와 파골세포 활성화로 골다공증이 진행되며, 피부는 진피 단백질 분해로 얇아지고 혈관이 쉽게 드러나 자주색 선조가 형성된다.

내분비 대사 측면에서는 코르티솔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당뇨병 또는 내당능 장애를 초래하고,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계통을 활성화하여 고혈압을 유발한다. 면역 억제 효과로 인해 기회 감염에 취약해지며, 응고 인자 생성 촉진으로 혈전 색전증 위험이 증가한다. 이 모든 변화가 쿠싱병의 복잡한 임상 표현형과 높은 합병증 이환율을 설명한다.


6. 증상

쿠싱병의 임상 증상은 만성 고코르티솔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침범을 반영하며, 대부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여 초기에는 비특이적으로 보일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체중 증가(중심성 비만)로, 복부·내장에 지방이 집중 축적되고 얼굴이 둥글어지는 '달덩이 얼굴(moon face)'이 나타나며, 목 뒤와 견갑 사이에 '물소 혹(buffalo hump)'이 형성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팔·다리는 근육 위축으로 가늘어지는 불균형한 체형이 특징적이다.

피부 변화로는 복부·허벅지·겨드랑이·유방 등에 폭 1 cm 이상의 자주색 피부 선조(violaceous striae)가 나타나며, 피부가 얇아져 사소한 외상에도 멍(자반)이 생기기 쉽다. 안면부 다혈증(plethora) 및 여드름(acne)도 흔히 관찰된다. 여성에서는 다모증(hirsutism, 안드로겐 과다로 인한 남성형 체모 분포)이 발생할 수 있다.

근골격계 증상으로는 근위부 근력 저하(proximal myopathy)가 특징적이어서, 계단 오르기나 의자에서 일어나기가 어려워진다. 만성 골다공증으로 인한 요통 및 척추 압박 골절이 상당수 환자에서 발생하며, 키가 줄어드는 것을 인지하는 경우도 있다.

대사 및 심혈관 증상으로는 고혈압, 당뇨 또는 내당능 장애, 이상지질혈증, 혈전 색전증 경향(DVT, 폐색전증 위험 증가)이 나타난다. 여성에서는 무월경 또는 불규칙 월경이 흔하며, 성선 기능 저하로 인한 성욕 감퇴가 동반된다. 정신 신경계 증상으로 우울증, 불안, 인지 기능 저하, 불면증이 매우 흔하여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면역 억제로 인해 피부 사상균증, 구강 칸디다증, 폐렴 등 기회 감염에 취약하며, 창상 치유가 불량해진다.


7. 징후

쿠싱병의 신체 검진 소견 중 가장 특이도가 높은 것은 자주색 선조(violaceous striae, 폭 1 cm 이상)로, 임신 중 또는 비만에서 발생하는 백색 선조와 달리 붉은 보라색을 띠며 현저히 넓다. 이와 함께 중심성 비만(허리-엉덩이 비율 증가)과 근위부 근력 저하의 조합은 쿠싱병에 대한 임상 진단의 핵심 삼징후 중 하나이다. 대퇴사두근 근력 저하 검사에서 의자에서 팔을 쓰지 않고 일어서기 불가 소견이 객관적 지표가 된다.

피부 소견으로는 다혈증(안면 적조), 쉽게 발생하는 피부 자반, 피부 두께 감소(집어올리기 쉬움), 다모증(여성에서)이 관찰된다. 얼굴 비만과 별도로 측두 지방 축적으로 인한 특유의 안면 외모가 나타난다. 슈퍼클라비쿨라(supraclavicular) 지방패드 및 dorsal kyphosis도 관찰될 수 있다.

검사실 소견으로는 혈장 ACTH가 측정 가능 수준 이상(일반적으로 10–200 pg/mL 범위)으로 유지되며, 24시간 소변 유리 코르티솔(UFC)이 정상 상한의 3배 이상으로 상승한다. 저칼륨혈증(특히 이소성 ACTH 형태에서 심하나 쿠싱병에서도 존재), 고혈당, 적혈구 다혈증, 백혈구 증가 및 림프구·호산구 감소가 동반된다.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에서 고용량(8 mg) 투여 후 혈청 코르티솔이 50% 이상 억제되는 것이 쿠싱병의 특징적 반응이다. 뇌하수체 MRI에서 미세선종이 확인되나 약 30–40%에서 MRI 음성이다.


8. 선별 검사 방법

쿠싱병(쿠싱증후군) 선별의 원칙은 비특이적 증상을 가진 환자 중 고코르티솔혈증을 가진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다. 현재 권고되는 1차 선별 검사는 다음 세 가지로, 이 중 두 개 이상이 양성이면 쿠싱증후군으로 확진 검사를 진행한다.

첫째, 24시간 소변 유리 코르티솔(urinary free cortisol, UFC): 신장에서 여과된 비결합 코르티솔의 총량을 반영한다. 정상 상한(일반적으로 50–100 μg/24h, 기관별 차이)의 3배 이상 상승 시 의미 있다. 낮은 민감도(약 45–71%)와 다뇨증 또는 다량 수분 섭취에 의한 위양성 가능성이 단점이다.

둘째, 자정(또는 야간) 타액 코르티솔(late-night salivary cortisol, LNSC): 코르티솔의 일중 변동에서 자정이 최저점이어야 하는 정상 패턴의 소실을 감지한다. 자택에서 채취 가능한 비침습적 방법으로 편의성이 높다. 2회 반복 측정이 권장된다.

셋째, 1 mg 덱사메타손 야간 억제 검사(overnight 1 mg DST): 전날 밤 11시에 덱사메타손 1 mg을 경구 복용하고 다음날 아침 8시에 혈청 코르티솔을 측정한다. 코르티솔이 1.8 μg/dL 이상이면 양성으로 판정한다. 고감도 검사이나 특이도가 낮아(위양성 약 15–30%) 확진 검사 필요. 외인성 스테로이드 복용, CYP3A4 유도제(리팜피신, 항전간제) 복용, 고에스트로겐 상태가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

선별 검사 전 가성쿠싱증후군(pseudoCushing's syndrome)을 유발하는 상태(우울증, 알코올 의존증, 비만, 만성 스트레스)와의 감별이 중요하며, 이 경우 CRH 자극 후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Dex-CRH test) 또는 인슐린 유발 저혈당 검사가 추가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9. 진단법

쿠싱병의 진단은 고코르티솔혈증 확인 → ACTH 의존성 판별 → 원인 부위 결정(뇌하수체 vs. 이소성)의 단계적 접근으로 이루어진다.

1단계: 고코르티솔혈증 확인. 선별 검사 2개 이상 양성 시 내인성 쿠싱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외인성 스테로이드 복용을 포함한 위양성 원인을 체계적으로 배제해야 한다.

2단계: ACTH 의존성 판별. 아침 8시 혈장 ACTH 측정. ACTH <5 pg/mL → ACTH 비의존성(원발성 부신 원인) → 부신 CT. ACTH ≥10 pg/mL → ACTH 의존성 → 다음 단계 진행.

3단계: 쿠싱병 vs. 이소성 ACTH 감별. 고용량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8 mg overnight DST 또는 2일 고용량 DST): 쿠싱병에서는 코르티솔이 기저치 대비 50%(일부 기준 80%) 이상 억제되나, 이소성 ACTH 증후군에서는 억제가 없다. 그러나 위양성·위음성이 있어 IPSS가 기준 검사(gold standard)이다. 하추체정맥동 혈액 채취(IPSS): 양측 하추체정맥동과 말초 혈액에서 동시에 ACTH를 채취하여 비율(중앙:말초 기저 비 ≥2.0, CRH 자극 후 ≥3.0)을 비교한다. 쿠싱병에서는 중앙:말초 비율이 기준치를 초과하며, 이소성 ACTH에서는 비율이 낮다. 양측 IPSS 비교로 선종의 편측성도 예측한다.

뇌하수체 MRI: 3T MRI 동적 조영증강 프로토콜이 권장된다. 미세선종이 발견되면 진단을 지지하나, MRI 음성이어도 IPSS 결과가 명확하면 경접형동 수술을 진행한다. MRI 위양성(비기능성 선종, Rathke 낭종)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10. 치료법

쿠싱병의 1차 치료는 경접형동 수술(transsphenoidal surgery, TSS)에 의한 선종 제거이다. 경험 많은 신경외과의에 의한 미세수술 또는 내시경 수술로 미세선종에서 완해율 70–90%, 거대선종에서 50–70%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성공의 지표는 수술 후 혈청 코르티솔이 2 μg/dL 미만으로 저하(부신 기능저하)되는 것이다. 수술 후 부신 기능 회복까지 6–18개월간 하이드로코르티손 보충이 필요하다.

수술 실패 또는 재발 시 2차 치료로 재수술, 방사선 치료, 양측 부신 절제술, 약물 치료 중 환자 상황에 따라 최적의 방법을 선택한다. 방사선 수술(감마나이프, 사이버나이프)은 잔존 선종에서 코르티솔 억제 효과가 2–5년에 걸쳐 나타나며, 완해율은 약 45–80%이다. 양측 부신 절제술은 신속하고 확실한 고코르티솔혈증 교정을 제공하지만 평생 부신 기능저하 관리가 필요하고 넬슨증후군(Nelson syndrome) 위험을 초래한다.

약물 치료는 수술 전 코르티솔 수준을 낮추거나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재발 대기 중에 사용한다. 뇌하수체 수준에서 ACTH 분비를 억제하는 파시레오타이드(pasireotide)(소마토스타틴 수용체 리간드, 피하 또는 장기 효과 근주)는 FDA 승인 약물이나 고혈당 부작용이 흔하다. 부신 코르티솔 합성을 억제하는 약물로는 케토코나졸(ketoconazole), 메티라폰(metyrapone), 미토탄(mitotane), 오실로드로스타트(osilodrostat)가 있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인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은 코르티솔 과다의 일부 임상 효과(인슐린 저항성, 정신 증상)를 조절한다.


11. 예후

쿠싱병의 예후는 치료 성공 여부에 크게 달려 있다.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만성 고코르티솔혈증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당뇨, 혈전 색전증, 감염 합병증으로 인해 5년 생존율이 약 50%에 불과하다는 과거 연구가 있다. 적절한 치료로 고코르티솔혈증이 교정되면 대부분의 합병증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회복된다.

경접형동 수술 후 초기 완해율은 미세선종에서 70–90%, 거대선종에서 50–70%이나, 장기 추적에서 재발률은 5–10년 내 약 15–25%에 달한다. 수술 후 코르티솔 최저치가 낮을수록 재발 위험이 낮으며, 수술 후 ACTH와 코르티솔이 모두 검출 불가 수준으로 저하된 경우 가장 좋은 예후를 보인다. 재발의 조기 발견을 위해 완해 후에도 정기적 UFC, 타액 코르티솔, 뇌하수체 MRI 추적이 필요하다.

관해 후에도 심혈관 위험이 일반 인구 대비 지속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이 관해 후 부분적으로 개선되지만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심혈관 위험 인자 관리가 필요하다. 골밀도는 관해 후 서서히 회복되나, 이미 발생한 척추 압박 골절은 회복이 어렵다. 인지 기능과 삶의 질도 장기 과코르티솔혈증에 노출된 기간에 비례하여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넬슨증후군 예방을 위해 양측 부신 절제술 후 뇌하수체 방사선 치료를 사전에 시행하는 전략이 일부 센터에서 사용된다.


12. 예방법

쿠싱병을 유발하는 ACTH 분비 선종 발생의 기저 원인(USP8 등 체세포 변이)은 현재 예방 불가하므로 1차 예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합병증 예방과 재발 조기 감지를 위한 2차·3차 예방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2차 예방(조기 발견)의 핵심은 쿠싱증후군의 비특이적 증상(고혈압, 당뇨, 비만, 골다공증, 우울증)을 보이는 환자에서 적극적으로 감별 진단 과정에 쿠싱증후군을 포함하는 것이다. 특히 젊은 연령에서 설명 불가한 골다공증 또는 자주색 선조, 근위부 근력 저하를 동반한 비만이 있을 때 내분비내과에 조기 의뢰해야 한다. 선별 검사(UFC, LNSC, 1 mg DST)의 적절한 활용이 진단 지연을 단축하는 데 핵심이다.

수술 후 재발에 대한 3차 예방으로는, 관해 후 최소 10년간 6개월~1년 간격으로 UFC, 야간 타액 코르티솔, 혈장 ACTH를 추적한다. 수술 후 코르티솔 수준이 상승 추세를 보이면 뇌하수체 MRI와 추가 역동검사를 신속히 시행한다. 심혈관 위험 인자(혈압, 혈당, 지질, 체중)와 골밀도는 관해 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MEN1, FIPA 등 유전성 종양 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의 가족에서 정기적 내분비 선별을 시행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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