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무형성(순수)적혈구(Congenital pure red cell aplasia)

ICD-10: D61.0  |  동의어: 선천성 순수 적혈구 무형성증, Diamond-Blackfan anemia (DBA), 선천성 저형성 빈혈, Blackfan-Diamond syndrome

목차
  1. 역사
  2. 원인
  3. 유전학
  4. 일반 역학
  5. 발생기전
  6. 증상
  7. 징후
  8. 선별 검사 방법
  9. 진단법
  10. 치료법
  11. 예후
  12. 예방법
  13. 참고문헌

1. 역사

질환의 최초 기술

선천성 순수 적혈구 무형성증은 1936년 Joseph Josephs가 처음 기술하였으며, 이후 1938년 Louis K. Diamond와 Kenneth D. Blackfan이 독립된 임상 증후군으로 체계적으로 기술하고 보고하였다. Diamond와 Blackfan은 영아기에 발생하는 정상 백혈구·혈소판을 가진 심한 빈혈 증후군으로 이 질환을 정의하였으며, 골수에서 선택적 적혈구 전구세포 소실을 특징으로 보고하였다. 이후 이 질환은 두 연구자의 이름을 따 Diamond-Blackfan 빈혈(DBA)로 불리게 되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의 발견

1951년 Gasser 및 Diamond 그룹에 의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ACTH, 후에 프레드니솔론)가 이 질환에 효과적임이 보고되었다. 이는 선천성 순수 적혈구 무형성증 치료의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이후 모든 환자가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으며 반응을 보여도 부작용이 심한 경우가 있음이 인식되었다.

조혈모세포이식 및 리보솜병증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1976년 Alter 등이 처음으로 Diamond-Blackfan 빈혈 환자에서 조혈모세포이식을 보고하였다. 1999년 Draptchinskaia 등에 의한 RPS19 변이 발견 이후 DBA가 리보솜 생합성 장애(ribosomopathy)임이 밝혀졌다. 이후 20개 이상의 리보솜 단백질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어 선천성 순수 적혈구 무형성증의 분자 기전이 대부분 규명되었다.

2. 원인

리보솜 단백질 유전자 이형접합 변이

선천성 순수 적혈구 무형성증의 주된 원인은 리보솜 소단위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의 이형접합 기능 소실 변이이다. 대규모 결실(50%), 미스센스 변이, 넌센스 변이, 스플라이스 부위 변이 등 다양한 유형이 확인된다. RPS19(약 25%)가 가장 흔하고, RPL5(약 9%), RPL11(약 7%), RPL35A(약 3%), RPS26(약 3%), RPS24(약 2%) 등이 뒤를 잇는다.

유전자소단위빈도(%)연관 기형
RPS1940S약 25%다양한 임상 표현형
RPL560S약 9%엄지 기형, 구개열, 심기형 빈도 높음
RPL1160S약 7%엄지 기형 빈도 높음
RPS2640S약 3%기형 없이 빈혈만 나타나는 경향
GATA1 (X연관)-드묾X 연관 유전, 혈소판 이상 동반 가능

비고전적 원인

일부 DBA 유사 증후군은 GATA1 유전자의 변이(X염색체 연관)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TSR2 유전자 변이도 DBA와 유사한 표현형을 유발하며 X 연관 유전 양식을 따른다. 전체 DBA 환자의 약 35~40%에서는 현재의 분자유전학적 검사로 원인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는다.

3. 유전학

유전 양식

선천성 순수 적혈구 무형성증의 약 45%는 가족력이 있는 유전성으로, 대부분 상염색체 우성 유전 양식을 따른다. 전체의 약 55%는 de novo 변이로 가족력이 없다. GATA1, TSR2 변이에 의한 경우 X 연관 열성 유전을 한다.

리보솜 단백질과 p53 경로

리보솜 소단위체 단백질의 이형접합 결실 시 과잉 생성된 유리 리보솜 단백질(RPL5, RPL11)이 MDM2에 결합하여 p53을 안정화시키고, p53-p21 경로를 통해 세포 주기 정지 및 아포토시스를 유발한다. 이 경로의 활성화가 적혈구 전구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GATA1 단백질이 번역 의존적으로 발현되어 리보솜 기능 저하 시 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유전자형-표현형 상관관계

RPL5 및 RPL11 변이 환자에서 선천성 기형(특히 엄지 기형, 구개열, 심기형) 동반 빈도가 더 높다. RPS26 변이 환자에서는 기형 없이 빈혈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4. 일반 역학

발생률

선천성 순수 적혈구 무형성증은 출생 100만 명당 약 5~7명으로, 희귀질환이다. 성별 차이는 없거나 경미하며, 전 인종에서 발생한다. 약 35%는 출생 시 또는 신생아기에 발생하며, 진단의 90% 이상이 1세 이내에 이루어진다.

국내 현황

한국에서는 희귀질환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연간 수십 건의 신규 진단이 보고된다. 소아혈액종양학과를 중심으로 DBA 환자 코호트가 구성되어 있으며, 조혈모세포이식 성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전 세계 등록 사업

Diamond-Blackfan Anemia Registry (DBAR, 미국), EWOG-DBA(유럽), 일본 DBA 연구그룹 등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들 등록 사업을 통해 장기 임상 경과, 치료 반응, 합병증 빈도가 체계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5. 발생기전

리보솜 단백질 불균형과 리보솜 스트레스

리보솜 단백질 유전자의 이형접합 변이로 인해 대단위 리보솜(60S) 또는 소단위 리보솜(40S) 단백질이 한쪽만 감소하면 리보솜 소단위체 조립 불균형(ribosomal imbalance)이 발생한다. 잉여 유리 리보솜 단백질(특히 RPL5, RPL11)이 p53 억제인자인 MDM2에 직접 결합하여 MDM2에 의한 p53 유비퀴틴화 및 분해를 차단한다.

p53 활성화에 의한 적혈구 전구세포 아포토시스

활성화된 p53은 CDKN1A(p21) 등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를 전사 활성화하여 G1기 세포 주기 정지를 유발한다. 동시에 PUMA, BAX 등 아포토시스 촉진 유전자의 전사를 유도하여 미토콘드리아 경로 아포토시스를 개시한다. 이 과정이 특히 적혈구 전구세포(BFU-E, CFU-E, 전적혈모구)에 집중되는 이유는 GATA1 발현이 번역 의존적이기 때문이다.

GATA1 발현 저하의 역할

GATA1 mRNA는 강한 5' UTR 구조로 인해 번역 효율이 낮아 리보솜 기능이 충분할 때만 충분한 GATA1 단백질이 생산된다. 리보솜 기능 저하 시 GATA1 단백질이 감소하면 적혈구 분화 촉진 유전자(EPOR, ALAS2, HBA, HBB 등)의 전사 활성화가 저하되어 적혈구 전구세포의 분화 및 생존이 장애된다.

6. 증상

빈혈 증상

주된 증상은 심한 빈혈에 의한 증상이다. 생후 수 주~수 개월 내에 극심한 창백, 수유 곤란, 과호흡, 빈맥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울혈성 심부전, 간비대, 청색증이 발생한다. 성장 지연이 동반될 수 있다.

선천성 기형 동반

약 30~47%의 환자에서 선천성 기형이 동반된다. 가장 특이적인 기형은 엄지 이상(세 마디 엄지, 이중 엄지, 엄지 저형성 또는 없음)이다. 이외에 구순구개열, 사두증, 소안구증, 백내장, 사시, 선천성 심기형, 신장 기형, 비뇨생식기 기형이 보고된다.

내분비 합병증 및 악성 종양

스테로이드 치료를 장기간 받은 환자에서 성장 장애, 부신피질 기능 부전, 쿠싱증후군,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만성 수혈 환자에서는 철 과부하에 의한 내분비 이상이 발생한다. DBA 환자에서 AML, MDS, 골육종, 두경부 암, 결장암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

7. 징후

신체 검진 소견

심한 창백이 가장 두드러진 징후이다. 비장비대는 전형적으로 없거나 경미하여 용혈성 빈혈과의 감별에 도움이 된다. 엄지 기형, 특이한 얼굴 형태, 저신장이 관찰될 수 있다. 장기 스테로이드 치료 환자에서 쿠싱 얼굴, 복부 비만, 성장 장애가 나타난다.

혈액학적 소견

전혈구검사에서 정구성 또는 대구성 정색소성 빈혈(Hb 3~8 g/dL), 망상적혈구 현저 감소(0~1%), 정상 백혈구 및 혈소판 수치가 특징이다. HbF 비율이 연령 대비 높게 유지된다. 적혈구 아데노신 디아미나아제(eADA) 활성이 약 80~90% 환자에서 증가한다.

골수 소견

골수 천자에서 정상 세포충실도와 함께 적혈구 전구세포의 현저한 감소 또는 소실이 특징이다. 골수구계, 거핵구계 세포는 정상이다. 전적혈모구(proerythroblast)가 극소수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8. 선별 검사 방법

eADA 검사

적혈구 아데노신 디아미나아제(eADA) 활성 증가는 DBA 선별의 유용한 도구이다. eADA 증가(정상의 1.5~2배 이상)는 DBA에서 높은 민감도로 확인되며, 철결핍빈혈, TEC 등 다른 원인 빈혈에서는 정상이다. 간단한 혈액 검사로 시행 가능하여 1차 선별에 적합하다.

신생아 및 영아 선별, 가족 선별

선천성 기형(특히 엄지 이상) 동반 영아에서 혈액 검사를 반드시 시행한다. DBA 환자의 가족에서 부모 및 형제자매에 대한 혈액학적 선별 검사 및 eADA 측정이 권고된다. 가족 선별은 공여자 선발, 유전 상담, 보인자 파악에 중요하다.

9. 진단법

진단 기준(EWOG-DBA 2020)

진단 기준: (1) 1세 미만에 발현되는 정구성 또는 대구성 빈혈, (2) 망상적혈구 감소, (3) 골수에서 적혈구 전구세포 감소, (4) 정상 백혈구 및 혈소판.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고전적 DBA로 진단한다. 분자유전학적 검사로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기준 일부를 충족하지 않아도 진단 가능하다.

분자유전학적 검사

리보솜 단백질 유전자 패널(RPS19, RPL5, RPL11, RPL35A, RPS24, RPS17, RPS26, RPL15, RPL27 등) 또는 WES로 원인 변이를 확인한다. GATA1, TSR2도 패널에 포함한다. 패널 음성 시 MLPA로 대규모 결실을 탐색한다.

감별 진단

일시적 영아 적혈구감소증(TEC)은 2세 이후 자연 회복, eADA 정상으로 감별한다. 판코니빈혈은 범혈구감소증과 DEB/MMC 검사로 감별한다. Pearson 증후군은 미토콘드리아 DNA 결실로 감별한다.

10. 치료법

1차 치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프레드니솔론 2 mg/kg/일로 시작하여 치료 반응 후 최소 유효 용량(격일 투여 포함)으로 감량한다. 반응률은 70~80%이다. 장기 부작용(성장 장애, 쿠싱, 골다공증, 감염)의 최소화가 치료 목표이다.

수혈 요법

스테로이드 불응 또는 부작용 환자에서 4~6주 간격 정기 수혈(Hb > 8 g/dL 유지)이 표준이다. 방사선 조사, 백혈구 제거, CMV 음성 혈액 제제가 권고된다. 철 킬레이션(데페라시록스, 데페록사민)으로 철 과부하를 예방한다.

조혈모세포이식(HSCT) 및 신규 치료

HSCT는 유일한 근치적 치료법이다. 스테로이드 불응, 수혈 의존성, 부작용 심각, HLA 일치 공여자 확인 시 적극 고려한다. 9세 이전 이식이 성적이 좋다. HLA 일치 형제 HSCT의 5년 생존율은 80~90%이다. 루수파루셉트(luspatercept)가 DBA 성인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일부 환자의 수혈 의존 감소 효과를 보였다.

11. 예후

치료 반응에 따른 예후

스테로이드에 지속적으로 반응하는 환자(전체의 약 40%)는 비교적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 스테로이드 반응 후 자연 완해(약 20%)에서는 치료 없이 혈구 수치가 정상화된다. HLA 일치 형제 HSCT 이후 장기 생존율은 80~90%이다. 수혈 의존 그룹에서 철 과부하 합병증이 주요 문제이다.

악성 종양 위험 및 삶의 질

DBA 환자에서 AML, MDS, 골육종, 두경부암, 결장암 등의 누적 위험이 일반 인구의 약 5배 이상 높다. 40세까지의 누적 암 발생률이 약 20%로 보고된다. 적절한 관리로 성인기까지 생존 가능하나 지속적인 전문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

12. 예방법

유전 상담 및 산전 진단

상염색체 우성 유전이므로 환자 부모 및 형제에 대한 선별 검사와 유전 상담이 필요하다. 원인 변이 확인 후 CVS 또는 양수 천자로 산전 유전자 검사가 가능하다. PGT-M으로 이환 배아 착상 예방 및 HLA 일치 구세주 형제 선발이 가능하다.

합병증 예방

스테로이드 치료 시 칼슘/비타민 D 보충, 예방 접종, 성장 모니터링. 수혈 환자에서 정기 혈청 페리틴, 간 MRI T2*, 심장 MRI T2* 검사로 철 과부하 모니터링. 연 1회 혈액학적 추적 검사, 악성 종양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이 권고된다.

13. 참고문헌

  1. Diamond LK, Blackfan KD. Hypoplastic anemia. Am J Dis Child. 1938;56(3):464-467.
  2. Draptchinskaia N, Gustavsson P, Andersson B, et al. The gene encoding ribosomal protein S19 is mutated in Diamond-Blackfan anaemia. Nat Genet. 1999;21(2):169-175.
  3. Vlachos A, Rosenberg PS, Atsidaftos E, Alter BP, Lipton JM. Incidence of neoplasia in Diamond Blackfan anemia. Blood. 2012;119(16):3815-3819.
  4. Ulirsch JC, Verboon JM, Kazerounian S, et al. The genetic landscape of Diamond-Blackfan anemia. Am J Hum Genet. 2018;103(6):930-947.
  5. Lipton JM, Ellis SR. Diamond-Blackfan anemia: diagnosis, treatment, and molecular pathogenesis. Hematol Oncol Clin North Am. 2009;23(2):261-282.
  6. Narla A, Ebert BL. Ribosomopathies: human disorders of ribosome dysfunction. Blood. 2010;115(16):3196-3205.
  7. Ludwig LS, Gazda HT, Eng JC, et al. Altered translation of GATA1 in Diamond-Blackfan anemia. Nat Med. 2014;20(7):748-753.
  8. Vlachos A, Ball S, Dahl N, et al. Diagnosing and treating Diamond Blackfan anaemia: results of an international clinical consensus conference. Br J Haematol. 2008;142(6):859-876.
  9. Quarello P, Garelli E, Carando A, et al. Diamond-Blackfan anemia: genotype-phenotype correlations in Italian patients with RPL5 and RPL11 mutations. Haematologica. 2010;95(2):206-213.
  10. Lévy P, Broséus J, Guenot C, et al. Long-term follow up and management of Diamond-Blackfan anemia. Am J Hematol. 2011;86(3):280-286.
  11. Vlachos A, Muir E. How I treat Diamond-Blackfan anemia. Blood. 2010;116(19):3715-3723.
  12.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소아 혈액종양학 진료지침. 서울: 군자출판사;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