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목 | 내용 |
|---|---|
| A. 분류 코드 | ICD-10: E25.0 (효소결핍과 관련된 선천성 부신생식기장애) | 산정특례: V115 (희귀질환, 등록 후 5년 본인부담 10%) |
| B. 동의어 | 선천성 부신증식증, 21-수산화효소결핍(21-hydroxylase deficiency), 효소결핍과 관련된 선천성 부신생식기장애, 염류소실 선천성 부신증식증, CYP21A2 결핍증, 부신생식기증후군(고전형), 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 (CAH), 21-Hydroxylase deficiency |
| C. 성인기 발현 | 성인기에 최초로 발현할 가능성 있음(비고전형) — 고전형은 신생아기·영아기에 발현하나, 비고전형(nonclassic CAH)은 사춘기·성인기에 조조 사춘기, 여성 불임, 다모증, 생리불순으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음; 성인 여성에서 다낭성난소증후군 감별 진단 시 고려 필요. |
| 1. 역사 | 1865년 de Crecchio의 부검 보고 → 1950년대 코르티솔 결핍·안드로겐 과잉 기전 규명 → 1980년대 CYP21A2 유전자 클로닝 → 신생아 선별검사 도입 및 산전 치료 체계 확립. |
| 2. 원인 | CYP21A2 유전자(6p21.33) 병원성 변이로 21-수산화효소 결핍 → 코르티솔·알도스테론 합성 차단 → ACTH 과잉 분비 → 부신 피질 과증식 및 안드로겐 과잉. |
| 3. 유전학 | 상염색체 열성; CYP21A2 유전자(6p21.33), CYP21P 위유전자와 재조합 빈발; 95% 이상이 CYP21A2 변이; 유전자형-표현형 상관관계 뚜렷. |
| 4. 일반 역학 | 고전형 발생률 약 1:10,000~15,000 출생; 염류소실형이 약 75%; 한국 신생아 선별 발생률 약 1:12,000~16,000; 보인자 빈도 약 1:60. |
| 5. 발생기전 | 21-수산화효소 결핍 → 17-OHP 축적, 코르티솔·알도스테론 생성 감소 → ACTH 만성 과자극 → 부신 과증식 + 안드로겐 전환 과잉; 염류소실형은 알도스테론 결핍 동반. |
| 6. 증상 | 여아: 외성기 남성화(프레더 I~V등급); 염류소실형: 신생아기 저나트륨혈증·고칼륨혈증·쇼크; 단순남성화형: 조기 사춘기; 비고전형: 여성 다모증·불임. |
| 7. 징후 | 신생아기 혈청 17-OHP 현저 상승; 염류소실형: 저나트륨·고칼륨·대사성산증; 골령 촉진; 성인 여성 다모증·여드름·불규칙 생리; 부신 MRI에서 양측 부신 비대. |
| 8. 선별 검사 방법 | 신생아 발뒤꿈치 혈액 17-OHP 면역측정법(한국 2006년 도입); 양성 시 확인 혈청 17-OHP, ACTH 자극 검사, CYP21A2 유전자 분석; 산전: 양수 17-OHP·유전자 검사. |
| 9. 진단법 | 혈청 기저 17-OHP(>10 ng/mL 고전형); ACTH(250 µg) 자극 후 17-OHP; 혈청 안드로스텐디온·DHEA-S; 전해질; CYP21A2 유전자형; 소변 스테로이드 프로파일(LC-MS/MS). |
| 10. 치료법 |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대체(히드로코르티손 소아, 프레드니솔론/덱사메타손 성인); 염류소실형: 플루드로코르티손 + 식염 보충; 스트레스 용량 프로토콜; 여아 외성기 성형; 산전 덱사메타손(논란 있음). |
| 11. 예후 | 적절한 치료 시 정상 수명 가능; 과치료 시 성장 억제·비만·대사 합병증; 치료 중단 또는 스트레스 상황의 부신 위기가 주요 사망 원인; 비고전형은 예후 양호. |
| 12. 예방법 | 신생아 선별검사(17-OHP); 유전 상담; 산전 유전자 진단; 스트레스 상황 대비 환자 교육 및 위기 프로토콜; 외래 추적 및 호르몬 모니터링. |
| 13. 참고문헌 | Speiser PW et al. 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 due to steroid 21-hydroxylase deficiency … 외 9개 논문 |
선천성부신증식증(CAH)의 역사는 19세기 중반 이탈리아 의사 Luigi de Crecchio의 부검 보고에서 출발한다. 1865년 de Crecchio는 외관상 남성으로 살았던 한 개인의 부검에서 정상적인 여성 내부 생식기관과 현저히 비대해진 부신, 그리고 남성화된 외성기를 발견하고 이를 학술지에 기술하였다. 이 보고는 당시 사회에서 의학적 이상 현상으로 인식되었으나, 그 병태생리가 밝혀지기까지는 9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1950년대는 CAH 연구의 비약적 발전기였다. 1950년 Wilkins, Fleischmann, Howard 등이 코르티손을 과잉 안드로겐 분비가 있는 소아에게 투여하여 안드로겐 과잉이 억제됨을 보여줌으로써, 코르티솔 결핍에 의한 ACTH 과다 분비와 이에 따른 안드로겐 과잉이라는 병태생리의 기본 틀을 확립하였다. 1953년 Bongiovanni와 Eberlein이 부신 스테로이드 대사 이상에 대한 더 상세한 분석을 발표하였고, 1955년에는 염류소실형 CAH가 알도스테론 결핍에 의함을 처음으로 규명하였다. 이후 1960년대까지 21-수산화효소, 11β-수산화효소, 3β-히드록시스테로이드탈수소효소 등 여러 효소 결핍 유형이 순차적으로 기술되었다.
1977년 New와 Levine이 비고전형(nonclassic) CAH를 처음 명명하고, 이 아형이 사춘기 이후에 경미한 증상으로 발현됨을 기술하였다. 이는 CAH를 단순히 신생아기 질환으로 보던 시각을 바꾸어 성인 내분비 클리닉에서도 감별 진단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984년에는 White, New, Dupont 등이 인간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좌와 연관된 6번 염색체에서 CYP21 유전자를 클로닝하여 CAH의 분자적 기반을 규명하였다. 이 연구는 CYP21A2 활성 유전자와 CYP21P 위유전자(pseudogene)가 HLA 복합체 내에 나란히 위치하며, 이 두 유전자 간의 유전자 변환(gene conversion) 또는 불균등 교차(unequal crossover)가 CAH 유발 변이의 주요 발생 기전임을 제시하였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소아내분비학계의 주요 희귀질환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고, 2006년 질병관리본부의 신생아 대사이상 선별검사 프로그램에 17-하이드록시프로게스테론(17-OHP) 측정을 통한 CAH 선별이 공식 도입되었다. 이를 계기로 조기 진단과 치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2010년대 이후 한국소아내분비학회 및 대한내분비학회는 국내 CAH 진료 지침을 발표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희귀질환 산정특례(V115) 등록을 통한 의료비 지원 체계도 구축되었다. 국제적으로는 2010년 Endocrine Society, 2018년 개정 임상 진료 지침이 발표되어 성인기 전환 진료(transition care) 및 비고전형 CAH 관리에 관한 근거 기반 권고사항이 정립되었다.
최근에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과용량에 따른 합병증(성장 억제, 대사증후군, 골다공증)의 최소화를 위한 변형 방출형 히드로코르티손(modified-release hydrocortisone), 코르티코트로핀 방출 호르몬 수용체 길항제, 아제가나트(azeglitazar) 등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CRF1 수용체 길항제인 크린코파이드(crinecerfont)는 2024년 FDA 허가를 받아 성인 CAH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선천성부신증식증의 약 95%는 CYP21A2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에 의한 스테로이드 21-수산화효소(steroid 21-hydroxylase) 결핍에 기인한다. CYP21A2 유전자는 6번 염색체 단완(6p21.33)의 주요 조직적합성 복합체(MHC class III 영역)에 위치하며, 부신 피질에서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 합성의 필수 효소를 암호화한다.
정상적인 스테로이드 합성 경로에서 21-수산화효소는 프로게스테론을 11-데옥시코르티코스테론(DOC)으로, 17-하이드록시프로게스테론(17-OHP)을 11-데옥시코르티솔로 전환시키는 반응을 촉매한다. CYP21A2 변이로 이 효소가 결핍되면 기질인 17-OHP와 프로게스테론이 축적되고, 이들은 안드로겐 합성 경로로 전환되어 데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DHEA), 안드로스텐디온, 테스토스테론 과잉이 유발된다. 동시에 코르티솔 생성이 저하되면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의 음성 되먹임이 약화되어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분비가 만성적으로 증가하고, 이로 인한 지속적 부신 자극이 양측 부신 피질의 과증식을 초래한다.
나머지 약 5%에서는 다른 효소 결핍이 CAH를 유발한다. 11β-수산화효소(CYP11B1) 결핍은 두 번째로 흔한 유형(약 5~8%)으로, 11-데옥시코르티솔과 DOC 축적에 의한 고혈압이 특징적이다. 3β-히드록시스테로이드탈수소효소-2(HSD3B2) 결핍, 17α-수산화효소(CYP17A1) 결핍, 콜레스테롤 측쇄 절단 효소(CYP11A1) 결핍, 지질 부신과증식증(StAR 결핍) 등도 각각 특징적인 생화학적·임상적 표현형을 보이는 CAH의 아형으로 분류된다.
CYP21A2 변이의 분자적 특성과 관련하여, 활성 유전자 CYP21A2와 그 바로 옆에 위치한 CYP21P 위유전자 사이에서 유전자 변환(gene conversion)이 빈발하는 것이 주요 발생 원인이다. 위유전자에는 정지코돈 삽입, 스플라이싱 이상, 프레임 이동 변이 등 효소 기능을 상실시키는 다양한 변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이 감수분열 중 활성 유전자로 전달됨으로써 병원성 변이가 생성된다. 현재까지 100종 이상의 CYP21A2 병원성 변이가 보고되어 있으며, 가장 흔한 변이는 인트론 2의 스플라이싱 변이(IVS2-13A/C>G, c.293-13A/C>G), Exon 4의 I172N 미스센스 변이, 8번 엑손의 클러스터 변이(I236N, V237E, M239K), p.Q318X 넌센스 변이, p.R356W 미스센스 변이, 그리고 30 kb 결실에 의한 대규모 유전자 삭제 등이다.
유전자형과 표현형 사이에는 비교적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잔여 효소 활성이 0%에 해당하는 변이(대규모 결실, Q318X 등)는 염류소실형을 유발하고, 잔여 활성 1~2%의 변이(I172N)는 단순 남성화형을, 잔여 활성 20~60%의 변이(P30L, V281L 등)는 비고전형을 유발한다.
선천성부신증식증의 유전 방식은 상염색체 열성(autosomal recessive)이다. 부모 양측이 병원성 변이 보인자인 경우, 자녀 4명 중 평균 1명이 이환되고, 2명은 무증상 보인자, 1명은 정상 유전자형을 가질 통계적 확률이 있다. 일반 인구 집단에서 CYP21A2 병원성 변이 보인자 빈도는 약 1/60으로 추정되며, 이는 고전형 CAH 발생률 약 1:14,400과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으로 부합한다.
유전자의 특성상 CYP21A2 유전자 분석은 상당히 복잡하다. 이 유전자는 6번 염색체 단완 6p21.33의 RCCX 모듈(Complement C4 genes, RP1, CYP21A2, TNXA로 구성된 반복 모듈) 내에 위치하며, 이 영역은 유전체 내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적 변이(CNV) 지역 중 하나이다. CYP21A2의 98% 이상 상동성을 가진 위유전자 CYP21P가 바로 인접하여 존재하므로, 일반적인 PCR이나 Sanger 염기서열분석만으로는 두 유전자를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중연결 의존 탐침 증폭(MLPA), 장범위 PCR(long-range PCR), 맞춤형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또는 삼중 반복 서열 분석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보고되는 주요 변이 빈도는 인구 집단에 따라 다르나, 전반적으로 인트론 2 스플라이싱 변이가 가장 흔하고(약 25~40%), 그 다음으로 30 kb 결실(약 20%), I172N(약 15~20%), 클러스터 변이(약 5%), Q318X(약 5%), R356W(약 5~10%) 등의 순이다. 한국인 CAH 환자에서도 유사한 분포가 관찰되나, 일부 아시아계 고유 변이도 보고된 바 있다.
복합 이형접합자(compound heterozygote)가 흔하며, 두 대립유전자의 변이 유형에 따라 임상 표현형이 결정된다. 이때 표현형은 잔여 효소 활성이 더 높은 대립유전자(덜 중증 변이)에 의해 주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동일한 유전자형에서도 개인 간 임상적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HLA 하플로타입, 환경 인자, 표현 조절 등이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인자 검사는 이환 형제·자매 가족, CAH 환자의 배우자, 비고전형 CAH의 자녀를 가진 부모 등에서 유전 상담의 일환으로 권고된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M)와 산전 유전자 검사(CVS 또는 양수 천자)는 이미 이환 아동을 가진 가족에서 윤리적 검토를 거쳐 시행될 수 있다. HLA 유형 분석은 CYP21A2 유전자형 분석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나, CYP21A2 직접 분석이 우선된다.
선천성부신증식증(고전형)의 전 세계 발생률은 신생아 선별검사를 통해 파악된 자료를 바탕으로 약 1:10,000~15,000 출생으로 추정된다. 전반적인 지역 차이가 있어, 이누이트(Yupik)족과 같은 특정 집단에서는 1:280까지 높게 보고되는 반면, 일부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1:20,000 이하의 낮은 발생률이 보고되기도 한다. 고전형의 약 75%가 염류소실형(salt-wasting)이고, 약 25%가 단순남성화형(simple virilizing)이다.
한국의 경우 2006년 신생아 선별검사 도입 이후 체계적 자료가 축적되고 있다. 국내 연구에서 CAH 고전형의 발생률은 신생아 약 1:12,000~16,000으로 보고된다. 2006~2015년 신생아 선별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연간 약 20~30명의 고전형 CAH 신생아가 진단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염류소실형의 비율은 한국에서도 약 70~75%로 국제적 수치와 유사하다.
비고전형 CAH의 발생률은 고전형보다 훨씬 높은 약 1:1,000(일부 집단에서 1:500)으로, 다낭성난소증후군 유사 표현형을 가진 여성의 1~8%에서 비고전형 CAH가 발견된다. 비고전형은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포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유병률은 상당히 과소 추정될 수 있다.
성별 분포와 관련하여 유전적으로는 남녀 동등하게 이환되나, 임상적으로는 여아에서 외성기 남성화로 인해 조기 진단되는 경향이 있고, 남아에서는 염류소실형이 발현되기 전 진단이 지연되어 부신 위기로 첫 내원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는 신생아 선별검사 미실시 시기에 남아 CAH의 조기 사망률이 높았던 역사적 배경과도 연관된다. 한국에서는 현재 전수 신생아 선별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어 이러한 성별 진단 지연 격차가 크게 해소되었다.
희귀질환 산정특례로 등록된 CAH 환자 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20년대 기준 약 수천 명이 산정특례 등록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 추적이 필요한 만성 질환이므로, 소아기 진단 환자가 성인기로 전환하는 인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선천성부신증식증의 핵심 병태생리는 코르티솔 결핍으로 인한 만성적 ACTH 과자극과 이에 따른 부신 안드로겐 과잉 생성이다. 이 과정을 단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임상적 표현형과 치료 원칙의 기초가 된다.
정상 상태에서 시상하부는 코르티코트로핀 방출 호르몬(CRH)을 분비하여 뇌하수체 전엽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분비를 촉진하고, ACTH는 부신 피질에 작용하여 콜레스테롤에서 출발하는 스테로이드 생합성 경로를 활성화한다. 생성된 코르티솔은 시상하부-뇌하수체에 대한 음성 되먹임 신호를 제공하여 CRH와 ACTH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정상 코르티솔 농도를 유지한다.
CYP21A2 결핍 상태에서는 스테로이드 합성 경로가 17-OHP(17α-hydroxyprogesterone) 단계에서 차단된다. 17-OHP는 21-수산화 반응을 거쳐 11-데옥시코르티솔이 되고 최종적으로 코르티솔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이 단계가 막히므로 코르티솔 생성이 현저히 감소한다. 동시에 알도스테론 합성 경로에서도 프로게스테론의 21-수산화 반응이 차단되어 알도스테론 합성 역시 저하된다(특히 염류소실형에서).
코르티솔 감소로 인한 음성 되먹임 상실 → CRH·ACTH 만성 과분비 → 부신 피질의 속상대(zona fasciculata) 및 망상대(zona reticularis) 만성 과자극 → 양측 부신 피질 과증식이 초래된다. 동시에 만성 ACTH 과자극은 스테로이드 생합성 경로를 전반적으로 활성화하나, 21-수산화 단계의 차단으로 인해 이 경로의 기질들이 안드로겐 합성 경로로 흘러들게 된다. 구체적으로 17-OHP → 안드로스텐디온 → 테스토스테론 → 에스트라디올(방향화효소에 의해) 경로가 활성화되며, 태아기 및 출생 후에도 DHEA, 안드로스텐디온, 테스토스테론의 과잉이 지속된다.
태아기 안드로겐 과잉은 외성기 발생 시기(임신 8~12주)에 여아 태아의 외성기 남성화(virilization)를 초래하여 클리토리스 비대, 음순 유합, 공통 비뇨생식동 형성 등 프레더 I~V등급의 성기 이상을 유발한다. 출생 후에도 안드로겐 과잉이 지속되면 골 성숙 촉진, 조기 사춘기, 성장판 조기 유합에 의한 최종 신장 단축이 발생한다.
염류소실형의 경우 알도스테론 결핍이 동반되어 신세뇨관에서의 나트륨 재흡수가 감소하고 칼륨 배설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저나트륨혈증, 고칼륨혈증, 대사성 산증, 혈장 레닌 활성 증가가 생후 1~3주에 나타나며, 적절히 치료받지 않으면 심각한 탈수, 저혈압, 심부정맥, 쇼크(염류소실 위기, salt-wasting crisis)가 발생하여 생명을 위협한다. 이러한 사실은 CAH 신생아의 조기 발견과 즉각적 치료가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선천성부신증식증의 증상은 효소 결핍의 정도(고전형 vs. 비고전형)와 표현 유형(염류소실형 vs. 단순남성화형)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성별과 연령에 따라서도 임상 양상이 달라진다.
염류소실형(Salt-Wasting Type) — 신생아기 및 영아기
가장 중증의 형태로,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 모두 결핍된다. 여아에서는 출생 시 외성기 남성화가 뚜렷하여(프레더 III~V등급) 신생아기에 즉각 의심된다. 남아에서는 외성기가 정상이어서 진단이 지연되기 쉽고, 보통 생후 1~3주에 염류소실 위기로 처음 내원한다. 염류소실 위기의 증상으로는 수유 거부, 구토, 기력 저하, 체중 감소, 탈수, 피부 색소 침착(ACTH 과잉으로 인한 MSH 교차 활성화), 흑색증이 나타나며, 치료 지연 시 쇼크, 심부정맥(고칼륨혈증에 의한 서맥·심실세동), 심정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단순남성화형(Simple Virilizing Type) — 소아기
코르티솔 결핍은 있으나 알도스테론 합성은 어느 정도 유지된다. 여아에서는 출생 시 외성기 남성화(프레더 II~III등급)가 관찰되어 조기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남아에서는 출생 시 외성기 정상이고 전해질 이상 없이 유아기·소아기에 안드로겐 과잉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 증상으로는 음모·겨드랑이털의 조기 발현, 음경 비대(남아), 클리토리스 비대(여아), 신장·체중의 이른 증가(가성 조기 사춘기), 여드름, 피부 색소 침착이 포함된다. 치료받지 않으면 골 성숙이 촉진되어 최종 신장이 단축된다.
비고전형(Nonclassic Type) — 소아 후기~성인기
효소 활성이 부분적으로 보존되어 증상이 경미하며, 사춘기 또는 성인기까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여성에서 더 자주 진단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초조 사춘기(premature pubarche), 조기 음모·겨드랑이털, 다모증(hirsutism), 여드름, 불규칙 생리 또는 희발 월경, 무배란성 불임, 남성형 탈모가 포함된다. 남성에서는 대개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조기 사춘기 증상만 있으며, 일부에서 불임이 보고된다. 비고전형 CAH는 다낭성난소증후군(PCOS)과 유사한 임상 양상을 보이므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부신 위기(Adrenal Crisis)
어떤 유형이든 발열, 수술, 외상, 구토·설사로 인한 탈수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 요구량이 급증하면 부신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저혈압, 저혈당, 구역·구토, 복통, 의식 저하가 특징이며 즉각적인 수액·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가 없으면 사망에 이른다. 이 위기는 CAH 환자의 사망 원인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선천성부신증식증의 객관적 징후는 생화학적 지표, 신체 검진 소견, 영상 소견으로 나뉜다.
신체 검진 소견
생화학적 징후
영상 소견
선천성부신증식증에 대한 선별검사는 신생아 시기의 조기 발견을 목표로 하며, 한국에서는 국가 신생아 대사이상 선별검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수 시행되고 있다.
신생아 선별검사(Newborn Screening, NBS)
생후 48~72시간에 채취한 발뒤꿈치 혈액을 건조혈액반점(dried blood spot, DBS) 형태로 수집하여, 면역측정법(주로 시간분해형광면역측정법, DELFIA 또는 효소면역측정법, EIA)으로 17-OHP를 정량한다. 한국은 2006년부터 이 검사를 국가 선별 항목에 포함시켰다. 정상 참조범위는 재태 연령과 출생 체중에 따라 조정하며, 특히 조산아·저출생 체중아에서 위양성이 높다. 양성 판정 기준은 각 검사실 참조범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개 재태 주령 및 출생 체중 보정 95~99번째 백분위수를 초과하는 경우 확인 검사를 의뢰한다.
확인 검사
NBS 양성 시 즉각적인 임상 평가와 함께 다음 확인 검사를 시행한다.
ACTH 자극 검사
비고전형 CAH 의심 시 또는 기저 17-OHP가 경계값인 경우, 코신트로핀(합성 ACTH, 250 µg 정맥 주사) 60분 후 혈청 17-OHP를 측정한다. 고전형에서는 자극 후 17-OHP가 1,000 ng/dL(10 ng/mL) 이상으로 현저히 상승하고, 비고전형에서는 1,000~10,000 ng/dL 범위가 일반적이다.
산전 선별 및 진단
이미 CAH 이환 아동이 있거나 부모 양측이 보인자로 확인된 경우, 임신 초기 융모막 융모 생검(CVS, 11~14주) 또는 임신 중기 양수 천자(15~20주)를 통해 태아 CYP21A2 유전자형을 분석하여 산전 진단이 가능하다. HLA 유형 분석을 병용할 수 있다. 산전 덱사메타손 투여를 통한 여아 태아의 외성기 남성화 예방은 일부 기관에서 시도되고 있으나, 윤리적 논란과 장기적 신경 발달에 대한 우려가 있어 연구 프로토콜 범위 내에서만 시행할 것이 권고된다.
선천성부신증식증의 확진은 임상적 판단, 생화학적 검사, 분자유전학 검사를 통합하여 이루어진다.
주요 진단 기준
감별 진단
선천성부신증식증의 치료 목표는 ① 코르티솔·알도스테론 결핍 보충, ② ACTH 과분비 억제를 통한 안드로겐 과잉 교정, ③ 정상 성장·사춘기 발달 유지, ④ 부신 위기 예방이다. 치료는 크게 호르몬 대체 치료와 수술적 치료, 그리고 환자·보호자 교육으로 구성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대체 요법
소아에서는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히드로코르티손(hydrocortisone)이 1차 약제로 권고된다. 일반적인 유지 용량은 10~15 mg/m²/일을 1일 2~3회 분복 투여한다. 성인에서는 히드로코르티손(15~25 mg/일, 1일 2~3회), 프레드니솔론(3~5 mg/일, 1일 2회), 또는 덱사메타손(0.25~0.5 mg/일, 1회)을 사용할 수 있다. 치료 모니터링은 혈청 17-OHP, 안드로스텐디온, 혈압, 체중, 성장 속도, 골 연령을 정기적으로 평가하여 용량을 조정한다. 과소 치료 시 안드로겐 과잉이 지속되고, 과치료 시 쿠싱 증후군 유사 부작용(성장 억제, 비만, 혈압 상승,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미네랄로코르티코이드 대체 요법(염류소실형)
염류소실형에는 플루드로코르티손(fludrocortisone) 0.05~0.2 mg/일을 추가한다. 영아에서는 식염 보충(1~2 g/일)도 병용한다. 혈장 레닌 활성도와 혈압을 모니터링하여 용량을 조정하며, 레닌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스트레스 용량 투여(Sick Day Rules / Stress Dosing)
발열(38.5°C 이상), 수술, 외상, 구토, 전신 마취 등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 요구량이 급증하므로 히드로코르티손 용량을 2~3배로 증량한다. 경구 투여가 불가능한 경우 즉시 히드로코르티손 정맥 주사 또는 근육 주사를 시행해야 한다. 환자·보호자는 히드로코르티손 주사제를 상시 휴대하고 응급 처치법을 숙지해야 한다. 의료 경보 카드(emergency card) 또는 팔찌 착용이 권고된다.
수술적 치료(여성화 성형술)
외성기 남성화가 뚜렷한 여아(프레더 III~V등급)에서는 클리토리스 교정술(clitoroplasty) 및 질성형술(vaginoplasty)을 포함하는 여성화 성형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 시기와 술식에 대해서는 환자의 최선 이익, 심리사회적 영향, 성인기 성 기능 보존 등을 고려한 다학제적·윤리적 논의가 필요하다. 국제 DSD 진료 지침(2016 Consensus Statement)은 진단 및 수술 결정 시 다학제팀 구성을 강력히 권고한다.
신규 치료제
2024년 FDA가 허가한 크린코파이드(crinecerfont, CORT125134)는 코르티코트로핀 방출 인자 수용체 1형(CRF1) 길항제로, ACTH 분비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용량을 줄이면서도 안드로겐 과잉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이다. 성인 및 소아 CAH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절감 효과가 임상 3상에서 확인되었다. 아제글리타자르(adrenergic/glucocorticoid receptor modifier), 아비메트로핀(abiraterone metabolite), 기타 부신 안드로겐 합성 억제제도 연구 중이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 때 선천성부신증식증 환자는 정상에 가까운 수명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의 균형을 맞추기 어렵고 장기적 합병증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전문적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성장 예후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 시에도 CAH 환자의 최종 신장은 예상 표적 신장보다 평균 1~2 cm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태아기·신생아기의 안드로겐 과잉으로 인한 골 성숙 촉진, 치료 중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과용량, 또는 치료 지연의 복합적 결과이다.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골 연령 촉진으로 성장판이 조기 유합하여 최종 신장이 140~150 cm까지 단축될 수 있다.
생식 기능 예후
여성 고전형 CAH 환자의 가임률은 일반 인구보다 낮으며, 특히 염류소실형에서 더 낮다. 주요 원인으로는 안드로겐 과잉에 의한 무배란, 외성기·질 기형, 정신사회적 요인이 있다. 적절한 호르몬 치료와 필요시 수술로 임신이 가능하나 조산 위험이 약간 증가한다. 남성 CAH에서는 TART(고환 부신잔류종양)에 의한 남성 불임이 주요 문제이며,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치료 최적화로 일부 역전이 가능하다.
대사 및 심혈관 예후
장기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투여는 복부 비만, 인슐린 저항성,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골다공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치료 중 혈압, 체질량지수, 지질 프로파일, 골밀도의 정기적 모니터링이 권고된다.
심리사회적 예후
특히 여성 CAH 환자에서 성정체성 발달, 성적 기능, 심리적 적응에 어려움이 보고된다. 외성기 이상에 대한 수술 경험, 만성 질환 관리 부담, 안드로겐 과잉의 뇌 발달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심리사회적 지원 및 정기적 정신건강 평가가 종합적 관리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부신 위기 및 사망 위험
부신 위기는 CAH 환자 사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적절한 환자 교육과 스트레스 용량 프로토콜로 대부분 예방 가능하다. 인구 기반 연구에서 CAH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 인구 대비 약 2~3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며, 이 초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 부신 위기임이 확인되었다.
선천성부신증식증의 예방 전략은 발생 예방(1차 예방), 조기 발견 및 합병증 예방(2차 예방), 장기적 관리(3차 예방)의 세 단계로 접근한다.
1차 예방: 유전 상담 및 산전 검사
이미 CAH 이환 아동이 있는 가족이나 보인자 부모는 유전 상담을 받아야 한다. 다음 임신 시 가능한 선택지로 ①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M)를 통한 비이환 배아 선택, ② CVS 또는 양수 천자를 통한 산전 유전자 진단을 권고한다. 여아 태아의 외성기 남성화 예방을 위한 산전 덱사메타손 투여는 논란이 있으며, 프로토콜 내 연구적 사용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2차 예방: 신생아 선별검사 및 조기 치료
한국의 전수 신생아 선별검사(17-OHP 측정)는 고전형 CAH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선별 양성 시 즉각적인 확인 검사와 치료 시작으로 염류소실 위기, 외성기 남성화에 의한 성별 배정 오류, 안드로겐 과잉으로 인한 성장·생식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스트레스 용량 프로토콜과 히드로코르티손 응급 주사 사용법을 철저히 교육하는 것이 부신 위기 예방의 핵심이다.
스트레스 상황 대비 교육
모든 CAH 환자 및 보호자는 다음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① 발열·수술·외상 등 스트레스 시 히드로코르티손 용량 2~3배 증량 원칙, ② 경구 투여 불가 시 자가 근육 주사 방법(소아에서는 보호자가 시행), ③ 즉각 응급실 방문 기준, ④ 의료 경보 카드(glucocorticoid dependent, adrenal insufficiency) 상시 휴대. 학교·보육 기관·스포츠 코치 등 주변 환경에도 이 위기 상황을 알리는 것이 권고된다.
3차 예방: 장기적 합병증 모니터링
정기 외래 추적에서 성장 속도, 골 연령, 혈청 17-OHP·안드로스텐디온, 전해질, 혈압, 체중, 지질, 골밀도를 평가한다. 성인기 전환 진료(transition care) 시 성인 내분비 전문의와 협력하여 임신 관리, 대사 합병증, 정신건강, 불임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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