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분류된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에서의 다발신경병증(Polyneuropathy in infectious and parasitic diseases classified elsewhere)

상병코드 (ICD-10)G63.0
산정특례코드V170
동의어 / 관련 용어감염성 다발신경병증, GBS(길랭-바레 증후군), 나병성 신경병증, HIV 신경병증, Lyme 신경보렐리아증
분류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 등록 기준: 5년)

역사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에서의 다발신경병증(polyneuropathy in infectious and parasitic diseases)은 임상적으로 19세기 후반부터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1859년 Landry가 급성 상행성 마비를 기술하였고, 이후 Guillain, Barré, Strohl(1916)이 현대적 Guillain-Barré 증후군(GBS)을 확립하였는데, GBS의 주요 선행 원인은 Campylobacter jejuni, CMV 등 감염이다.

나병(한센병) 관련 신경병증은 나균(Mycobacterium leprae)이 말초신경에 직접 침범하는 것으로, 가장 흔한 전세계적 감염성 신경병증으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HIV 감염과 관련된 말초신경병증은 1980년대 AIDS 유행 이후 광범위하게 연구되었으며, 직접 바이러스 신경침범과 항바이러스제 독성 신경병증이 구분된다.

ICD-10 G63.0은 달리 분류된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에서의 다발신경병증을 포괄하며, 원인 질환이 별도 코드로 분류(B코드 등)되고 신경병증은 이차적 표현형으로 코딩된다. 국내에서는 산정특례(V170) 대상 중증난치 신경계 질환으로 분류된다.

원인

G63.0에 해당하는 다발신경병증의 원인 감염성 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진균 등 광범위하다. 주요 원인별 분류는 다음과 같다.

세균성 원인: 나병(M. leprae; 말초신경 직접침범), Lyme 신경보렐리아증(Borrelia burgdorferi; 뇌신경 및 신경근 침범), 디프테리아(Corynebacterium diphtheriae; 탈수초성), 결핵(M. tuberculosis; 결핵종, 뇌막염 합병), Campylobacter jejuni 장염 후 GBS, 살모넬라 후 다발신경병증이 있다.

바이러스성 원인: HIV(원발성 AIDS 신경병증,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유발 독성 신경병증), CMV(사이토메갈로바이러스 다신경근염), EBV 후 GBS,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ZV;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다발신경근염), HTLV-1(열대성 경련성 하반신마비에 동반된 신경병증), 장바이러스 연관 운동신경병증이 있다.

기생충 및 기타 원인: 크루스파동편모충증(Chagas disease; 자율신경병증), 말라리아(뇌말라리아 합병), 주혈흡충증, 사상충증 관련 신경침범이 드물게 보고된다.

유전학

G63.0은 후천성 감염에 의한 신경병증으로, 원발 유전 병인이 없다. 그러나 개체의 유전적 배경이 감염 후 신경병증 발생 감수성에 영향을 미친다.

GBS의 경우 HLA-B*35 및 HLA-DQ2 유전자형이 Campylobacter 후 GBS 발생과 연관된다는 보고가 있다. 나병의 신경 침범 정도는 숙주의 세포 면역 반응(Th1/Th2 균형), IL-12, TNF-alpha 관련 유전자 다형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HIV 연관 신경병증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고갈을 유발하는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RTI) 독성은 미토콘드리아 DNA 중합효소 감마(POLG)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환자에서 더 심각하게 발현된다. Lyme 신경병증의 만성화와 HLA-DR4 사이의 연관성도 보고되어 있다. 이들 유전 요소는 임상적 감수성 예측에 활용 가능하나 일상적 유전 검사 대상은 아니다.

역학

감염성 다발신경병증의 역학은 원인 감염병의 지역적 분포에 따라 크게 다르다. 전세계적으로 나병 관련 말초신경병증은 여전히 가장 흔한 감염성 신경병증으로,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가 주요 발생국이다. 한국은 1977년 이후 신규 나병 발생이 극히 드물다.

HIV 연관 신경병증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 도입 이후 빈도가 감소하였으나, 치료를 받지 못한 HIV 환자의 30~50%에서 임상적 신경병증이 관찰된다. GBS(대부분 감염 후 발생)의 발생률은 연간 인구 10만 명당 1~2명이며, Campylobacter 감염이 선행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약 25~40%).

Lyme 신경보렐리아증은 유럽 및 북미에서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보고가 드물다. 대상포진 관련 신경병증(대상포진 후 신경통 포함)은 고령화 인구에서 증가 추세이다. 국내 산정특례(V170) 등록 환자는 기저 감염 질환의 종류와 치료 난치성 여부에 따라 등록이 결정된다.

발생기전

감염성 다발신경병증의 발생기전은 원인 미생물에 따라 크게 직접 신경 침범, 독소 매개, 면역 매개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직접 신경 침범: 나균(M. leprae)은 슈반세포(Schwann cell)에 직접 침입하여 탈수초를 유발한다. CMV는 신경내막 혈관 내피세포를 감염시켜 다발신경근염(polyradiculoneuropathy)을 초래한다. VZV는 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에 잠복 후 재활성화되어 신경절염(ganglionitis) 및 신경근염을 유발한다.

독소 매개: 디프테리아 독소는 슈반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여 탈수초성 신경병증을 초래한다. 보툴리눔 독소는 신경-근 접합부에 작용하나, 일부 독소 생성 세균 감염이 다발신경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면역 매개: GBS는 Campylobacter jejuni의 지질다당체(LPS)와 말초신경 강글리오사이드(GM1, GD1a, GQ1b) 간의 분자 모방(molecular mimicry)으로 유발되는 자가면역성 탈수초 또는 축삭 손상 신경병증이다. 항-GM1, 항-GD1b, 항-GQ1b 항체가 각각 다른 임상 아형(AIDP, AMAN, AMSAN, MFS)과 연관된다.

증상

감염성 다발신경병증의 임상 양상은 기저 감염 종류와 신경병증 유형(탈수초성, 축삭성, 신경절염, 자율신경병증)에 따라 다양하다. 공통 증상으로는 원위부 대칭성 감각 저하·이상감각(저림, 작열감), 원위부 근력 약화, 심건반사 소실 또는 감소가 있다.

GBS는 선행 감염(대부분 상기도 감염 또는 위장관 감염) 후 수일~수 주 이내에 상행성 대칭 사지 마비가 급격히 진행하며, 호흡근 마비로 기계 환기가 필요할 수 있다. 뇌신경 침범(안면 마비, 연하 장애), 자율신경 이상(심박수 변동, 혈압 불안정, 방광 기능 장애)이 동반된다.

나병성 신경병증은 온도·통증 감각 소실이 두드러지며, 피부 병변(depigmented macule, 결절) 부위의 감각 소실이 특징이다. HIV 감염 신경병증에서는 족부 통증, 작열감, 접촉 통각 과민(allodynia)이 흔하다. Lyme 신경보렐리아증은 신경근 통증, 뇌신경 마비(특히 안면 신경), 수막염이 복합된다.

징후

신경학적 진찰에서 원위부 근력 약화(MRC grade 저하), 원위부 감각 저하(진동각, 위치각, 통각, 온도각), 심건반사 소실이 핵심 소견이다. GBS에서는 상행성 사지 마비가 급격히 진행하며, 호흡 근력(음성 흡기압, NIF) 감소가 기계 환기 필요성을 예측한다.

자율신경 징후: 기립성 저혈압, 빈맥/서맥 교번, 요저류, 발한 이상, 동공 반응 이상이 자율신경 침범을 시사한다. 나병 검사에서 비후된 말초신경(귓불 부위 대이개신경, 팔꿈치 내측 척골신경, 슬와부 비골신경)이 촉진 가능하다.

GBS 자율신경 불안정이 심한 경우(특히 입원 초기 24~48시간) 집중 치료실 감시가 필요하다. 뇌신경 침범 검사(각막 반사, 안면 감각, 연구개 반사, 발성, 안구 운동)를 계통적으로 시행한다. 근전도/신경전도 검사를 통한 탈수초성 대 축삭성 패턴 구분이 예후 및 면역치료 반응 예측에 중요하다.

선별검사

신경전도검사(NCS) 및 근전도(EMG)는 다발신경병증의 확인 및 분류(탈수초성, 축삭성, 혼합형)에 필수적이다. GBS에서는 F파 소실 또는 지연, 운동신경 전도 속도 저하, 복합근육활동전위(CMAP) 감소, 감각신경 전도 이상이 관찰된다.

혈청 항신경절 항체 패널(anti-GM1, anti-GQ1b, anti-GD1b, anti-CASPR2 등)은 GBS 아형 분류와 Miller-Fisher 증후군 진단에 활용된다. 뇌척수액(CSF) 검사에서 GBS의 albuminocytologic dissociation(단백-세포해리: 단백 증가, 세포 정상)이 특징적이다.

감염원 확인 검사: Campylobacter 배양/항체, CMV/EBV/VZV PCR 및 혈청학, HIV 항체/바이러스량, Lyme ELISA/Western blot, HTLV-1 항체, 나균 피부 조직검사/PCR이 원인에 따라 시행된다. 기타 영상 검사(척수 MRI)는 뇌수막염, 신경근 염증, 척수 병변 배제에 활용된다.

진단법

G63.0 진단은 임상 증상, 전기생리학적 확인, 기저 감염 원인 규명의 세 요소를 통합한다. GBS 진단 기준(Brighton Collaboration 기준 또는 Asbury-Cornblath 기준)은 ① 양측 사지 약화, ② 심건반사 소실 또는 감소, ③ 증상 진행이 4주 이내, ④ CSF 단백-세포해리, ⑤ NCS 이상을 포함한다.

나병성 신경병증 진단: 피부 조직검사(슬릿-스미어 검사, 전층 피부 생검 내 항산균 확인), 신경 생검(이형성 슈반세포, 육아종 침윤), 피부 감각 지도화(thermal/pain mapping)로 확인한다.

Lyme 신경보렐리아증: ELISA 후 Western blot 확진(이단계 혈청 검사), CSF Borrelia-항체 지수(AI) 계산, CSF-PCR. HIV 신경병증: HIV 바이러스량, CD4 수치,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 이력, 신경전도 검사로 진단한다. 산정특례(V170) 등록을 위해 전문의 진단서, NCS 결과, 원인 감염 확인 검사 결과를 제출한다.

치료법

치료는 기저 감염 원인 치료와 신경병증 자체 치료의 두 축으로 구성된다.

원인 치료: 나병은 WHO 다제병합요법(MDT; rifampicin + dapsone +/- clofazimine)으로 균 박멸을 목표로 한다. HIV 관련 신경병증은 바이러스 억제를 위한 ART 최적화가 핵심이며, 독성 신경병증 유발 NRTI(stavudine, didanosine)를 교체한다. GBS는 정맥 면역글로불린(IVIG; 0.4g/kg/일 × 5일) 또는 혈장교환술(plasma exchange; 총 200-250mL/kg, 4-6회)이 표준 치료이며, 두 치료의 효능은 동등하다. Lyme 신경병증은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 또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 선택약이다. CMV 신경근염은 간시클로비르(ganciclovir) 또는 포스카르네트(foscarnet)로 치료한다.

증상 치료: 신경병증 통증에 삼환계 항우울제(아미트리프틸린), 둘록세틴(duloxetine), 가바펜틴(gabapentin), 프레가발린(pregabalin)이 사용된다. 중증 GBS의 기계환기, 자율신경 불안정 관리, 욕창 예방, 심부정맥혈전증 예방, 재활치료(물리치료, 작업치료)가 입원 관리의 핵심이다.

예후

예후는 원인 감염 종류, 신경병증 아형, 치료 시작 시기에 따라 크게 다르다. GBS는 약 85%에서 6개월 이내에 독립 보행을 회복하나, 약 5~10%는 영구적 신경 결손이 남고, 사망률은 집중치료 환경에서 약 3~5%이다. 예후 불량 인자는 고령, 선행 설사, 급속 진행, CMAP 진폭의 심한 감소(축삭 손상)이다.

나병성 신경병증은 조기 MDT 치료 시 신경 기능 회복이 가능하나, 이미 진행된 축삭 손상은 비가역적이다. 구역 내 신경 손상에 의한 감각 소실로 인한 궤양, 화상, 외상이 반복 발생할 수 있어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

HIV 연관 신경병증은 ART 최적화로 증상 진행을 늦출 수 있으나 완전 회복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 교체 후 독성 신경병증은 수개월 내 부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Lyme 신경병증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 후 대부분 회복되나, 치료 지연 시 장기 신경 결손이 남을 수 있다.

예방법

감염성 다발신경병증 예방의 핵심은 기저 감염의 예방 및 조기 치료이다. 나병 예방: BCG 백신이 나병에 대한 부분 예방 효과가 있으며, 조기 진단 및 MDT 치료로 전파를 차단한다. 풍토 지역에서 조기 접촉자 추적 및 화학예방(prophylaxis)이 권장된다.

GBS 예방: 식품 안전 관리로 Campylobacter 감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플루엔자 백신 관련 GBS 위험은 인플루엔자 감염 자체로 인한 GBS 위험보다 훨씬 낮아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HIV 예방: 안전한 성행위, 주사 바늘 공유 금지, 노출 전·후 예방요법(PrEP, PEP)이 HIV 감염 자체를 예방한다.

Lyme병 예방: 진드기 노출이 높은 지역에서 보호복 착용, 진드기 기피제 사용, 외출 후 철저한 몸 검사가 권장된다. 대상포진 백신(재조합 생백신, RZV; Shingrix) 접종은 5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 및 관련 신경병증(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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