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비대성 심근병증(Other hypertrophic cardiomyopathy)

상병코드 (ICD-10)I42.28
산정특례코드V289
동의어 / 관련 용어비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비대칭성 비대 심근병증, 심첨부 비대성 심근병증, 가족성 비대성 심근병증
분류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 등록 기준: 5년)

역사

비대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HCM)은 1958년 Teare가 갑작스런 사망을 초래한 청소년에서 좌심실 비대칭적 비대와 심근 섬유 무질서(myofibrillar disarray)를 최초로 기술하였다. 1960년 Braunwald가 유출로 폐색을 포함한 임상-혈역학적 특성을 체계화하고, 폐색성 HCM(HOCM)과 비폐색성 HCM을 구분하였다.

I42.28(기타 비대성 심근병증)은 좌심실 유출로 폐색(LVOTO)이 없거나 비전형적 비대 패턴을 보이는 비대성 심근병증, 또는 I42.1(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로 분류되지 않는 기타 형태를 포함한다. 1989년 최초의 HCM 원인 유전자로 MYH7(베타-미오신 중쇄) 변이가 발견된 이후, 분자유전학의 발전으로 현재 60개 이상의 유전자가 HCM과 연관됨이 밝혀졌다.

2020년 AHA/ACC 가이드라인과 2023년 ESC 가이드라인에서 HCM의 진단, 위험도 평가, 치료 체계가 포괄적으로 업데이트되었으며, 특히 마바캄텐(mavacamten) 등 심근 미오신 억제제(cardiac myosin inhibitor)의 임상 도입이 HCM 약물 치료의 새 시대를 열었다.

원인

HCM의 주요 원인은 심근 근절 단백을 코딩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이다. 전체 HCM의 약 40~60%에서 심근 근절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며, 나머지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지 않는 특발성이다.

가장 흔한 원인 유전자는 MYH7(베타-미오신 중쇄; 전체의 약 30~40%)과 MYBPC3(심근 미오신 결합 단백 C; 전체의 약 30~40%)이다. MYBPC3 변이는 MYBPC3 소실 기능 변이(truncating variant)가 가장 많으며, 발병이 늦고 불완전 침투도를 보인다.

기타 HCM 관련 유전자: TNNI3(심장 트로포닌 I), TNNT2(심장 트로포닌 T), TPM1(트로포미오신 1), MYL2(조절 경쇄), MYL3(필수 경쇄), ACTC1(심장 알파-액틴), CSRP3(근육 LIM 단백). HCM을 모방하는 표현 형 복사 질환(phenocopy): 파브리병(GLA 변이), 당원축적병 III형(GAA)/IX형(PHKA1), 아밀로이드증(ATTR, AL), 누난 증후군(PTPN11, SOS1), 단트롤렌 저장 심근병증, 프리드라이히 운동실조증(FRDA) 등을 감별해야 한다.

유전학

HCM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이 주된 유전 방식이며, 침투도(penetrance)는 유전자 변이에 따라 50~100%로 다양하다. MYBPC3 변이는 불완전 침투도 및 가변 표현도로 인해 같은 가족 내에서도 임상 표현형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중 변이(double heterozygous mutations) 또는 복합 이형접합(compound heterozygous) 환자는 더 심한 표현형을 보인다.

MYBPC3 c.2373insG는 아시아 인구, 특히 남인도인에서 높은 빈도로 발견되는 창시자 돌연변이(founder mutation)이다. 한국 HCM 환자에서도 MYH7 및 MYBPC3 변이가 가장 빈번하며, 유럽인과 유사한 유전자 스펙트럼이 보고된다.

유전자 검사(심근병증 유전자 패널 또는 WES): HCM 진단 확정 후 전문의 판단 하에 시행하며, 양성 결과 시 1차 친족 선별 검사 및 유전 상담이 권장된다. 변이 불확실(variant of uncertain significance, VUS) 해석이 임상 관리 결정에 어려움을 초래하므로 유전전문의 또는 관련 경험 있는 심장유전학자의 해석이 중요하다.

역학

HCM은 가장 흔한 유전성 심근병증으로, 전세계 유병률은 약 1/200~1/500(성인 인구의 0.2~0.5%)이다. 국내 유병률은 정확한 통계가 제한적이나, 심초음파 기반 역학 연구에서 성인 인구의 약 0.2%로 추정된다.

I42.28(기타 비대성 심근병증)은 LVOTO가 없는 비폐색성 HCM, 또는 비대 패턴이 비전형적(심첨, 후방 등)인 경우를 포함하며, 전체 HCM의 약 70%는 안정 시 폐색 없는 비폐색성 또는 잠복성(labile) 폐색 형태이다. 심첨부 HCM(apical HCM)은 동아시아인에서 상대적으로 많으며, 국내 HCM 환자의 약 15~20%를 차지한다.

HCM은 35세 이하 운동 선수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사망률은 약 0.5~1%이며, 적절한 관리 하에서 일반 인구와 유사한 기대 수명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국내 산정특례(V289) 등록 환자는 치료비 10% 본인 부담으로 혜택을 받는다.

발생기전

HCM의 핵심 발생기전은 근절 단백 기능 이상에 의한 심근세포 과활성화(hypercontractility)와 이완 기능 장애이다. MYH7 및 MYBPC3 변이에 의한 액토미오신 교차 결합(actomyosin cross-bridge) 이상은 심근 에너지 효율 저하와 심근세포 ATP 소비 증가를 유발한다.

이로 인한 지속적 근절 과활성화는 심근세포 비대, 심근 섬유 무질서(myofibrillar disarray), 심근 섬유화(interstitial fibrosis)를 유발하고, 이는 이완 기능 장애(diastolic dysfunction), 미세혈관 허혈, 심실 부정맥의 기질이 된다. 칼슘 조절 이상(Ca2+ 민감성 증가, SR Ca2+ 방출 이상)도 근절 과활성화에 기여한다.

이완 기능 장애로 인한 좌심실 충만압(LV filling pressure) 상승이 운동 불내성, 호흡 곤란의 주요 기전이다. 미세혈관 기능 이상(microvascular dysfunction)에 의한 심근 허혈이 흉통, 심근 섬유화, 부정맥 기질 형성에 기여한다. 심근 섬유화(LGE on CMR)의 범위가 심실 부정맥 위험 및 불량 예후와 연관된다.

증상

HCM의 임상 증상은 무증상에서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운동 불내성(exertional dyspnea)이며, 이완 기능 장애에 의한 폐 울혈이 주원인이다. 폐색성 HCM(LVOTO)에서는 Valsalva 유발 시 증상 악화, 기립 시 증상 악화가 나타난다.

흉통(angina-like chest pain): 미세혈관 기능 이상 및 심근 허혈에 의해 발생하며, 운동 중 악화되고 휴식 시 완화된다. 어지럼, 실신 전 증상, 실신: 운동 중 발생하는 실신은 심실 부정맥 또는 LVOTO에 의한 혈역학적 장애를 시사하며, 돌연사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두근거림(palpitation): 심방세동(HCM 환자의 약 20~30% 발생), 비지속성 심실 빈맥에 의해 발생한다. 심첨부 HCM에서는 심장 기형의 특유한 ECG 소견(거대 T파 역위, V4-V6 ST 저하, 깊은 Q파)이 관찰될 수 있으며,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징후

폐색성 HCM(HOCM) 진찰 소견: 변이성 박동 감(jerky pulse), 이중 심첨 박동, 이중 수축기 심잡음(harsh crescendo-decrescendo systolic murmur; 좌흉골연 및 심첨부, Valsalva로 증가, 쪼그려 앉으면 감소), S4 갤럽이 특징적이다.

비폐색성 HCM(I42.28)에서는 심잡음이 없거나 미약할 수 있어 임상적 진단이 어렵다. 심장 비대에 의한 좌측 변위 강한 심첨 박동이 관찰될 수 있다. 심방세동 발생 시 불규칙한 맥박이 확인된다.

CMR LGE 소견: 심근 섬유화 부위의 LGE가 관찰되며, 섬유화 범위가 5% 이상인 경우 심실 부정맥 및 돌연사 위험과 연관된다. 미세혈관 폐색(microvascular obstruction) 및 비허혈성 분포의 LGE 패턴이 HCM에 특징적이다.

선별검사

심전도(ECG): HCM에서 약 90%의 환자가 비정상 ECG를 보인다. 특징적 소견으로 좌심실비대 소견(Cornell 기준, Sokolow-Lyon 기준), 깊은 Q파(특히 하벽-측벽 유도), 거대 음성 T파(심첨부 HCM에서 V4-V6; Negative T>1mV), 좌축 편위, 좌심방 확대가 있다.

24시간 홀터 심전도: 비지속성 심실 빈맥(NSVT) 유무 확인이 돌연사 위험도 평가에 포함된다. NSVT가 있는 경우 돌연사 위험 인자로 간주한다. 심초음파: 심실 벽 두께(최대 LV 벽 두께 ≥ 15mm; 1차 친족에서 ≥ 13mm), LVOTO 압력 차, SAM(수축기 전엽 운동), 이완 기능 지표(E/e', TR 속도)를 평가한다.

운동 부하 검사(트레드밀 또는 자전거 에르고미터): 혈압 반응(운동 중 혈압 저하는 돌연사 위험인자), 증상 유발 여부, 폐색 동적 평가에 활용된다. 가족 내 HCM 확진 환자의 1차 친족은 성인 기준 3~5년마다 심초음파 및 ECG 선별이 권장된다.

진단법

HCM 진단 기준: 다른 원인(전신적 또는 대사성 원인, 심장 부하 상태)으로 설명되지 않는 좌심실 비대칭적 비대, 최대 심실 벽 두께 ≥ 15mm(성인 기준; 1차 친족 또는 유전자 양성 시 ≥ 13mm). 2D 심초음파가 1차 진단 검사이다.

심장 MRI(CMR): 심초음파에서 충분히 평가되지 않는 심첨부, 후방, 전외측 비대 영역 평가, 심실 벽 두께 정밀 측정, LGE 기반 심근 섬유화 범위 정량화에 사용된다. 돌연사 위험도 평가(ESC 2022 HCM Risk-SCD score): 연령, 최대 LV 두께, 좌심방 크기, LVOTO 압력 차, 비지속성 심실 빈맥, 실신 이력, 돌연사 가족력을 포함하는 점수 모델로 5년 돌연사 위험을 예측한다.

HCM 표현형 복사 질환 배제: 파브리병(남성; alpha-galactosidase A 활성도, GLA 변이), ATTR 아밀로이드증(뼈 스캔, TTR 유전자 검사), LEOPARD 증후군, 미토콘드리아 심근병증(혈청 젖산, 근육 생검) 등을 감별한다. 산정특례(V289) 등록을 위해 심장내과 전문의 진단서, 심초음파 결과, 필요 시 CMR 결과를 제출한다.

치료법

무증상 비폐색성 HCM은 특별한 약물 치료 없이 경과 관찰이 가능하나, 강도 높은 운동(경쟁적 스포츠) 참여는 제한된다. 이완 기능 장애에 의한 증상(호흡 곤란)은 베타차단제(메토프롤롤, 비소프롤롤), 비-다이하이드로피리딘 칼슘 채널 차단제(베라파밀, 딜티아젬)로 조절한다.

마바캄텐(mavacamten; 심근 미오신 ATPase 억제제): 2022년 FDA 승인을 받은 새로운 기전의 HCM 치료제로, EXPLORER-HCM 연구에서 증상이 있는 폐색성 HCM에서 LVOTO 압력 차 감소 및 기능 개선을 확인하였다. 비폐색성 HCM에서도 ODYSSEY-HCM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심박출률 < 50%에서 투여 금기이며, 3개월마다 심초음파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ICD: HCM 돌연사 위험 평가에서 5년 위험 ≥ 6%(ESC 모델) 또는 주요 위험인자 1개 이상(AHA/ACC 모델; 비지속성 심실 빈맥, 최대 LV 두께 ≥ 30mm, 비정상 운동 혈압 반응, 실신, 돌연사 가족력) 시 고려. 심방세동 관리: 리듬 조절(아미오다론, 소탈롤), 항응고(와파린 또는 NOAC)가 혈전색전증 예방에 필요하다.

예후

HCM의 예후는 유전자 변이 유형, 임상 표현형, 돌연사 위험인자 수에 따라 다양하다. 전반적 연간 사망률은 약 0.5~1%로, ICD 삽입 및 최적 약물치료 하에 일반 인구와 유사한 기대 수명이 가능한 환자도 많다.

불량 예후 인자: 최대 LV 벽 두께 ≥ 30mm, 심근 LGE 범위 ≥ 15% LV 질량, 비지속성 심실 빈맥, 심실 부정맥에 의한 실신 이력, 돌연사 가족력, LVOTO 심한 경우, 심방세동. 비폐색성 HCM(I42.28)에서도 심방세동 합병이 혈전색전증(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며, 이는 LVOTO 유무와 무관하게 관리해야 한다.

MYBPC3 변이 HCM은 MYH7 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 심첨부 HCM은 심첨부 혈전, 심첨부 동맥류,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며, 장기 경과에서 일부에서 DCM 양상으로 전환('end-stage HCM')될 수 있다. 정기 추적(1~2년 간격)으로 위험도 재평가가 필요하다.

예방법

유전성 HCM의 일차 예방은 불가능하다. 가족 선별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이차 합병증(돌연사, 심부전) 예방의 핵심이다. HCM 확진 환자의 1차 친족(부모, 형제, 자녀)은 성인의 경우 3~5년마다 심초음파 및 ECG 선별 검사를 받아야 하며, 청소년기에는 성장에 따른 비대 발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더 자주 검사한다.

ICD를 통한 돌연사 이차예방: 심실 부정맥 생존자, 또는 5년 돌연사 위험 ≥ 6% 환자에서 ICD 삽입이 권장된다. 고위험군의 격렬한 운동(경쟁적 스포츠) 참여는 제한되나, 저강도~중강도 유산소 운동(걷기, 수영, 자전거)은 대부분의 HCM 환자에서 허용된다.

탈수 방지: 과도한 이뇨제 사용, 더운 환경 장시간 노출, 알코올 과섭취는 혈액량 감소로 LVOTO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밀로이드증, 파브리병 등 HCM 유사 질환에서는 원인 질환 특이 치료(타파미디스/아가알시다제, 병인 치료)가 병태 진행 억제에 중요하다. 산정특례 5년 갱신 시 최신 심초음파, CMR LGE 결과, 위험도 재평가 결과를 포함한 전문의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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