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유발 무형성빈혈(Drug-induced aplastic anaemia)

목차 및 주요 내용
항목내용
A. 분류 코드ICD-10: D61.1 (약물유발 무형성빈혈)  |  산정특례: V283 (중증난치질환, 5년)
B. 동의어약물 유발 재생불량성빈혈, 약물 유발 골수부전, 약물 유발 범혈구감소증, drug-induced aplastic anemia, drug-induced bone marrow failure
C. 성인기 발현성인기 발현 가능성 매우 높음 — 모든 연령에서 발생 가능하나, 원인 약물(항생제, NSAID, 항전간제, 항암제 등)을 복용하는 성인 및 고령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1. 역사1934년 클로람페니콜 연관 재생불량성빈혈 첫 보고 → 1950년대 반응성 개념 확립 → 수십 년간 원인 약물 목록 확장 → 골수이식·면역억제요법 도입.
2. 원인클로람페니콜, 항전간제(카르바마제핀, 페니토인), NSAID, 설폰아미드, 금 화합물, D-페니실라민, 퀴닌, 티클로피딘 등; 면역 매개 및 직접 독성 기전.
3. 유전학HLA-B*15:02(카르바마제핀), HLA-B*58:01(알로퓨리놀), CYP 효소 다형성, GSTM1 결손; 면역 반응 취약 유전자형.
4. 일반 역학재생불량성빈혈 전체 발생률 2~3/백만/년(서구), 아시아에서 3~7/백만/년; 약물유발 원인은 전체의 약 10~25%.
5. 발생기전약물 또는 반응성 대사물에 의한 T세포 매개 자가면역 공격 → 조혈모세포 파괴; 직접 독성(항암제), hapten 형성, 산화 스트레스 기전.
6. 증상진행성 피로·무력감, 빈혈 증상(창백, 호흡곤란), 혈소판감소에 의한 출혈(점상출혈, 반상출혈, 비출혈), 호중구감소에 의한 발열·감염.
7. 징후범혈구감소증(혈색소 저하·혈소판 감소·호중구 감소), 망상적혈구 감소, 골수 저형성, 피부 창백·출혈성 징후.
8. 선별 검사 방법고위험 약물(클로람페니콜, 항전간제, 금 화합물) 투여 환자에서 정기 CBC 모니터링; 초기 혈구 감소 시 약물 즉각 중단.
9. 진단법말초혈액 도말(범혈구감소, 망상적혈구 감소), 골수 흡인·생검(저형성 골수, 지방 대체), 유세포 분석(PNH 클론), 염색체 검사, 원인 약물 복용력 확인.
10. 치료법원인 약물 즉각 중단; 동종조혈모세포이식(≤40세, 적합 공여자 시 1차 치료); 면역억제요법(ATG+사이클로스포린+에르트로포이에틴+G-CSF); 엘트롬보팍 추가.
11. 예후원인 약물 중단 단독으로 회복 가능성은 낮음; 골수이식 후 5년 생존율 75~90%; 면역억제요법 완전 반응률 약 60~70%; 재발 및 후기 클론성 질환 위험.
12. 예방법고위험 약물 투여 시 CBC 정기 모니터링; HLA 약물유전체학 검사(해당 약물·민족 시); 대체 약물 우선 사용.
13. 참고문헌Young NS. NEJM 2018 외 9개 논문

1. 역사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의 역사는 항생제 클로람페니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1934년 스웨덴의 Amundsen이 설폰아미드계 약물 복용 후 발생한 재생불량성빈혈을 처음 보고하였고, 1947년 클로람페니콜이 임상에 도입된 후 곧 골수 독성과의 연관이 보고되기 시작하였다. 1950년대에 이르러 클로람페니콜과 재생불량성빈혈의 인과관계가 역학적으로 확립되었으며, 클로람페니콜은 두 가지 기전으로 골수 독성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첫 번째는 용량 의존적 가역성 골수 억제(미토콘드리아 단백 합성 억제)이고, 두 번째는 매우 드문 비용량의존성 비가역성 재생불량성빈혈로, 이는 클로람페니콜 니트로소 대사물의 산화적 독성 또는 면역 매개 기전에 의한 것으로 설명된다.

1960~70년대에는 다양한 약물이 재생불량성빈혈의 원인으로 보고되었다. 페닐뷰타존(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금 화합물(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D-페니실라민, 항전간제(페니토인, 카르바마제핀), 설폰아미드, 항갑상선제(카르비마졸, 프로필티오우라실) 등이 주요 원인 약물로 확인되었다. 1985년 인터내셔널 무형성빈혈 연구그룹(International Aplastic Anemia Study Group)이 결성되어 대규모 역학 연구가 시작되었고, 특정 약물의 상대위험도가 정량화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이후 면역 매개 기전이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의 주된 기전으로 확립되었다. 약물 또는 그 반응성 대사물이 조혈모세포 표면 단백과 결합하여 hapten을 형성하고, 이를 자가 항원으로 인식한 T세포가 조혈모세포를 공격함으로써 골수부전이 발생한다는 모델이 지지를 받았다. 동시에, 개인의 약물 대사 효소(CYP 계열) 다형성과 HLA 유전자형이 약물 부작용의 개인 취약성을 결정하는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적 관점도 발전하였다.

치료 면에서는 1970년대 동종골수이식(allo-BMT)의 도입이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의 예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1977년 항흉선세포글로불린(ATG)이 면역억제 치료제로 도입되었고, 이후 사이클로스포린과의 병합 요법이 표준화되었다. 2014년 이후 엘트롬보팍(eltrombopag, TPO 수용체 작용제)이 면역억제요법에 추가되어 반응률을 향상시켰으며, 현재까지 치료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2. 원인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의 원인 약물은 크게 고위험 약물(상대위험도 높음)과 중등도 위험 약물로 분류된다. 기전에 따라 직접 독성(dose-dependent), 면역 매개(idiosyncratic), 두 기전이 혼재하는 경우로 나뉜다.

항생제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은 역사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원인 약물이다. 복용자에서 재생불량성빈혈 발생 위험이 약 1:20,000~1:40,000으로 추정되며, 이는 일반 인구의 2~13배이다. 클로람페니콜의 니트로소 대사물(nitroso-chloramphenicol)이 조혈모세포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직접 손상을 주거나, 골수 기질세포 표면 단백과 결합하여 면역 매개 골수 손상을 유발한다. 현재 선진국에서 사용이 현저히 줄었으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안과·귀·국소 항생제로 사용된다. 설폰아미드 계열도 재생불량성빈혈과 연관되며, 특히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이 장기 투여 시 위험하다.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

페닐뷰타존(phenylbutazone)은 가장 높은 위험도를 가진 NSAID로,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이 제한되었다. 인도메타신, 디클로페낙, 이부프로펜도 드물게 재생불량성빈혈과 연관된다. NSAID에 의한 기전은 주로 면역 매개성 또는 반응성 대사물에 의한 산화적 DNA 손상으로 설명된다.

항전간제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페니토인(phenytoin), 페노바르비탈은 드물지만 재생불량성빈혈의 원인으로 보고된다. 카르바마제핀의 에폭사이드 대사물이 골수 세포에 직접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아시아 인종에서 카르바마제핀에 의한 중증 피부 부작용(SJS/TEN)과 함께 재생불량성빈혈이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HLA-B*15:02 대립유전자와 연관된다.

항류마티스제 및 기타 약물

금 화합물(gold compounds)과 D-페니실라민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던 약물로, 면역 매개 골수 억제를 일으킬 수 있다. 티클로피딘(ticlopidine), 클로자핀(clozapine)도 재생불량성빈혈 또는 과립구감소증과 연관된다. 항갑상선제(메티마졸, 프로필티오우라실), 퀴닌, 퀴니딘, 알로퓨리놀, 일부 항말라리아제도 원인 약물로 보고되어 있다. 항암제(알킬화제, 안트라사이클린 등)는 용량 의존적 직접 골수 독성으로 재생불량성빈혈을 일으키는 경우로 D61.1보다는 다른 코드로 분류될 수 있다.


3. 유전학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은 특정 유전적 배경을 가진 개인에서 훨씬 높은 발생 위험을 보인다. 이는 약물 대사 효소의 다형성, HLA 유전자형, 면역 조절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이다.

HLA 유전자형

특정 HLA 대립유전자가 약물-단백 복합체(hapten)를 면역원성 있게 제시하여 T세포 활성화를 유도한다. HLA-B*15:02는 동남아시아 및 한국·중국 인종에서 카르바마제핀에 의한 중증 피부 반응(SJS/TEN)과 연관되며, 함께 골수 독성 위험도 상승한다. 대만, 홍콩, 한국에서 카르바마제핀 투여 전 HLA-B*15:02 검사가 권장(또는 의무화)되어 있다. HLA-B*58:01은 알로퓨리놀에 의한 중증 피부 반응 및 골수 독성과 연관된다. 재생불량성빈혈 자체의 HLA 연관성으로는 HLA-DR2(DRB1*15:01)가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에서 과발현되어 자가면역 T세포 반응의 유전적 취약성을 시사한다.

약물 대사 효소 다형성

CYP2C19·CYP2D6·CYP3A4 등의 다형성이 약물의 반응성 대사물 생성량에 영향을 미친다. 클로람페니콜 니트로소 대사물 형성에 관여하는 효소 활성이 개인마다 달라, 동일 용량에서도 독성 대사물 노출량이 다르다. GSTM1 및 GSTT1(글루타티온 S-전이효소) 결손 유전자형은 약물 반응성 대사물의 해독 능력을 저하시켜 산화적 골수 손상 위험을 높인다. N-아세틸전이효소(NAT2) 다형성은 설폰아미드 대사와 관련하여 독성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

면역 조절 유전자

T세포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CTLA-4, IL-2, TNF-α 프로모터 다형성)가 약물 유발 자가면역 골수 손상의 취약성에 기여한다. 텔로머레이스 유전자(TERT, TERC, DKC1) 변이는 일부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에서 조혈모세포의 복제 능력 저하와 관련하여 골수부전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킨다.


4. 일반 역학

재생불량성빈혈 전체의 발생률은 서구 국가에서 약 2~3/백만/년, 아시아(동아시아)에서 약 3~7/백만/년으로 서구보다 높다. 이 중 약물유발(D61.1)이 차지하는 비율은 연구에 따라 전체 재생불량성빈혈의 약 10~25%로 보고된다. 국제 무형성빈혈 연구(IAAAS)에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복용자의 재생불량성빈혈 상대위험도는 약 5~15배였다. 클로람페니콜의 경우 복용자 20,000~40,000명당 1명에서 비가역성 재생불량성빈혈이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아시아에서 재생불량성빈혈 발생률이 높은 이유로는 클로람페니콜 사용 빈도, 특정 HLA 유전자형의 높은 빈도, 간염 바이러스 감염 후 재생불량성빈혈(hepatitis-associated AA) 빈도 차이 등이 제시된다. 한국에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재생불량성빈혈의 연간 발생률은 약 5~6/백만/년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 중 약물유발 비율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으나 상당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5. 발생기전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의 발생기전은 크게 세 가지 경로로 설명된다.

면역 매개 기전 (idiosyncratic)

가장 흔한 기전으로, 약물 또는 반응성 대사물이 조혈모세포 또는 기질세포 표면 단백과 공유결합(hapten 형성)하거나 단백 구조를 변형(altered self)하여 자가 항원으로 인식된다. 이를 MHC class I 분자를 통해 제시받은 CD8+ 세포독성 T세포(CTL)가 활성화되어 Fas/FasL, 퍼포린/그란자임 경로를 통해 조혈모세포를 직접 파괴한다. 활성화된 T세포는 IFN-γ, TNF-α 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조혈모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apoptosis를 유도한다. 조절 T세포(Treg)의 기능 저하가 자가면역 T세포의 억제 실패를 초래한다.

직접 독성 기전

클로람페니콜 니트로소 대사물, 벤젠 대사물, 반응성 산소종(ROS) 등이 조혈모세포의 미토콘드리아 DNA 또는 핵 DNA에 직접 손상을 주어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이는 용량 의존적 경향이 있으며, 약물 투여 중단 시 대부분 가역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비가역성 골수부전으로 진행하는 경우 직접 독성에 의한 조혈모세포 수의 임계값 이하 감소가 원인이다.

산화 스트레스 및 텔로미어 손상

일부 약물 대사물은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텔로미어 단축을 가속화한다. 조혈모세포는 텔로미어가 짧을수록 자가복제 능력이 저하되어 골수부전에 더 취약하다. 텔로머레이스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약물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가 조혈모세포 소실을 가속화할 수 있다.


6. 증상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의 임상 증상은 범혈구감소증에 의한 세 가지 증상군(빈혈, 출혈, 감염)으로 나타난다. 증상 발현은 원인 약물 시작 후 수 주에서 수 개월 이내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나, 클로람페니콜의 경우 수 개월 후 발현하기도 한다.

빈혈 증상

진행성 피로, 운동 불내성, 호흡 곤란, 두근거림, 창백함이 주요 증상이다. 중등도 이상의 빈혈에서는 기립성 어지럼증, 실신 전 증상, 집중력 저하가 동반된다. 중증 빈혈(Hb <7 g/dL)에서는 안정 시 호흡 곤란, 협심증(기저 심혈관 질환 환자), 울혈성 심부전 징후가 나타날 수 있다.

출혈 증상

혈소판 감소에 의한 출혈이 특징적이다. 피부 점상출혈(petechiae), 반상출혈(ecchymosis), 잇몸 출혈, 비출혈이 흔하다. 중등도 이상 혈소판 감소(<50,000/μL)에서는 월경 과다(여성), 위장관 출혈(혈변, 흑색변), 혈뇨가 발생할 수 있다. 중증 혈소판 감소(<20,000/μL)에서는 자발성 두개내 출혈 위험이 있으며, 이는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이다.

감염 증상

호중구감소(<1,000/μL)는 세균·진균 감염의 위험을 현저히 높인다. 발열이 감염의 주된 증상이며, 호중구감소 상태에서의 발열은 혈액종양 내과적 응급 상황이다. 폐렴, 패혈증, 구강 점막염, 항문 주위 감염이 주요 합병증이다. 심각한 호중구감소(<200/μL)에서는 침습성 진균 감염(아스페르길루스증, 칸디다혈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7. 징후

이학적 소견과 검사 소견으로 진단을 뒷받침한다. 범혈구감소증이 핵심 검사 소견으로, 혈색소 저하, 혈소판 감소, 절대 호중구 수(ANC)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다. 말초혈액 도말에서 정상 적혈구 형태(정적혈구 정색소 빈혈) 또는 대적혈구증이 관찰될 수 있으며, 망상적혈구 수가 현저히 감소(망상적혈구 교정 수 <1%)되어 골수의 적혈구 생성 실패를 반영한다. 이학적 검사에서 피부 창백, 점상출혈, 반상출혈, 구강 점막 출혈이 확인된다. 비장·간비대는 일반적으로 없으며(이는 침윤성 질환과의 감별에 중요), 림프절 비대도 없다. 골수 생검에서 저형성 골수(hypocellular marrow)와 지방조직으로의 대체가 특징적이다. 골수 세포충실도(cellularity)가 25% 미만이거나 잔존 조혈세포가 30% 미만인 경우 재생불량성빈혈의 진단 기준에 부합한다.


8. 선별 검사 방법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의 일반 인구 선별은 비용 효과성이 없어 시행하지 않는다. 고위험 약물 투여 환자에서 정기 전혈구계산(CBC) 모니터링이 조기 발견의 핵심이다. 클로람페니콜: 가능하면 사용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투여 전 및 투여 중(주 1~2회) CBC 모니터링을 시행한다. 항전간제(카르바마제핀, 페니토인): 투여 시작 후 첫 3개월간 격 2주, 이후 3개월마다 CBC를 시행한다. 아시아 환자에서 카르바마제핀 투여 전 HLA-B*15:02 검사가 권장된다. 클로자핀: 투여 전, 투여 후 18주간 주 1회 ANC 모니터링이 의무화된 국가(미국, 유럽)가 많다. 금 화합물, D-페니실라민: 투여 중 정기 CBC 모니터링. CBC에서 호중구 수 급격 감소(ANC <1,500/μL) 또는 혈소판 감소가 발견되면 즉각 약물 중단과 혈액내과 협진이 필요하다.


9. 진단법

재생불량성빈혈의 진단은 범혈구감소증의 원인을 감별하고 골수 저형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약물유발 원인은 시간적 연관성과 약물 복용력으로 확인한다.

말초혈액 검사: CBC에서 범혈구감소증(Hb 감소, 혈소판 감소, ANC 감소), 망상적혈구 절대 수 감소(<20,000/μL 또는 교정 망상적혈구 비율 <1%), 정상 MCV 또는 대적혈구증을 확인한다. 말초혈액 도말에서 이형성증 또는 아세포(blast) 증가가 없음을 확인하여 골수이형성증후군(MDS)을 감별한다. 골수 검사: 골수 흡인 및 생검은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의 표준이다. 골수 생검 조직에서 세포충실도 <25%(중증) 또는 <30%의 잔존 조혈세포(초중증), 지방조직 대체, 이형성 없음을 확인한다. CD34+ 조혈모세포 수가 현저히 감소된다. 감별 진단 검사: 범혈구감소증의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유세포 분석(PNH 클론 검출: CD55·CD59 음성 세포 비율), 비타민 B12·엽산, 간기능, 바이러스 검사(EBV, CMV, parvovirus B19, 간염 A·B·C), 면역글로불린(자가면역 용혈), ANA 등을 시행한다. 텔로미어 길이 측정 및 Fanconi 빈혈 선별(염색체 파손 분석)도 고려한다. 원인 약물 시작과 범혈구감소증 발현의 시간적 연관성이 진단에 중요하다.


10. 치료법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원인 약물의 즉각적 중단이다. 그러나 약물 중단만으로 자연 회복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며, 중증 또는 초중증 재생불량성빈혈에서는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중증도 분류

국제 재생불량성빈혈 연구그룹(IAAAS) 기준에 따라 중증(SAA): 골수세포충실도 <25% + 말초혈액 3항목 중 2항목 이상(ANC <500/μL, 혈소판 <20,000/μL, 망상적혈구 <20,000/μL), 초중증(vSAA): SAA + ANC <200/μL, 비중증으로 분류한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allo-HCT)

40세 이하(또는 선택된 환자에서 50세 이하), HLA 완전 일치 동기 공여자가 있는 경우 중증/초중증 SAA의 1차 치료이다. 이식 후 5년 생존율 약 75~90%이다. HLA 일치 비혈연 공여자 이식도 1차 면역억제요법 실패 후 2차 치료로 사용된다.

면역억제요법(IST)

이식 불가능한 환자(고령, 공여자 없음)의 표준 치료이다. 항흉선세포글로불린(hATG 또는 rATG) + 사이클로스포린 + 엘트롬보팍(2014년 이후)이 현재 표준 1차 IST이다. NIH 연구에서 hATG + 사이클로스포린 + 엘트롬보팍 병합 요법이 hATG + 사이클로스포린 단독에 비해 완전 반응률을 향상시켰다(완전 반응률 약 58% vs 22%). 반응은 치료 후 3~6개월 이내에 나타나며, 반응 불량 시 2차 면역억제요법 또는 HCT를 고려한다.

지지 치료

적혈구 수혈(Hb <7~8 g/dL 또는 증상 시), 혈소판 수혈(혈소판 <10,000/μL 또는 출혈 시), 항생제·항진균제 예방 투여, G-CSF(회복 촉진, 감염 위험 감소) 등의 지지 치료가 병행된다.


11. 예후

원인 약물 중단만으로 자연 회복되는 경우는 일부 경미한 약물유발 골수억제에서 가능하나, 중증 재생불량성빈혈로 발전한 경우 치료 없이 1년 내 사망률이 약 80%에 달한다. 치료를 받은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에서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후 5년 생존율은 약 75~90%(젊은 연령·HLA 완전 일치 공여자 시), 면역억제요법(IST) 후 5년 생존율은 약 60~80%이다. IST 완전 반응률은 약 30~60%, 부분 반응률 포함 전반응률은 약 60~80%이다. IST 후 주요 장기 합병증으로 재발(약 30~40%), MDS/AML으로의 클론성 진화(약 10~15%),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으로의 진화가 있으며, 장기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예후 불량 인자로는 고령, 초중증(ANC <200), 치료 지연, 동반 감염, HLA 불일치 이식이 있다.


12. 예방법

약물유발 재생불량성빈혈의 1차 예방은 원인 약물의 신중한 사용과 대안 선택에 있다. 클로람페니콜은 대체 항생제가 있는 경우 사용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최소 기간만 사용한다. 안과·귀 등 국소 적용도 전신 흡수 가능성을 고려하여 주의한다. 고위험 약물 투여 시 CBC 모니터링: 카르바마제핀, 클로자핀, 금 화합물, D-페니실라민, NSAID(특히 페닐뷰타존 계열) 투여 환자에서 정기적 CBC를 시행하여 초기 혈구 감소를 조기 발견한다. 약물유전체학 검사: 한국·아시아 인종에서 카르바마제핀 투여 전 HLA-B*15:02 검사를 통해 중증 부작용 고위험군을 미리 확인하고 대체 약물을 선택한다. 약물 상호작용 최소화: 간 독성 또는 골수 독성 약물의 병용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환자 교육: 고위험 약물 복용 환자에게 피로, 발열, 멍, 출혈 등의 초기 증상 발현 시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도록 교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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