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혈성 심근병증(Dilated cardiomyopathy)

상병코드 (ICD-10)I42.0
산정특례코드V289
동의어 / 관련 용어확장성 심근병증(DCM), 비허혈성 확장성 심근병증, 가족성 확장성 심근병증,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분류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 등록 기준: 5년)

역사

확장성 심근병증(dilated cardiomyopathy, DCM; 울혈성 심근병증)은 좌심실(또는 양심실)의 확장과 수축 기능 저하를 특징으로 하는 심근 질환이다. 20세기 초까지 이 질환군은 주로 알코올성, 바이러스성, 혹은 불명 원인의 심부전으로 기술되었다. 1957년 Brigden이 비허혈성 심근 질환을 '심근병증(cardiomyopathy)'이라는 용어로 처음 체계화하였고, 1980년 WHO/ISFC 분류에서 DCM이 공식 분류 항목으로 포함되었다.

가족성 DCM의 개념은 1992년 Michels 등이 특발성 DCM 환자 가족의 20%에서 심실 기능 이상을 발견하면서 확립되었다. 이후 분자유전학의 발전으로 TTN(titin), LMNA(lamin A/C), MYH7, SCN5A 등 다양한 원인 유전자가 규명되었다. 최근 DYRK1B, RBM20 등 새로운 유전자들이 DCM의 유전 원인으로 추가 발견되고 있다.

치료 면에서는 1980년대 ACE 억제제, 이후 베타차단제(MERIT-HF, COPERNICUS 연구),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차단제(RALES 연구), 나트륨-글루코스 공동수송체 2(SGLT2) 억제제(DAPA-HF, EMPEROR-Reduced 연구)가 사망률 감소에 기여하였다.

원인

DCM의 원인은 유전성(familial/genetic)과 비유전성(non-familial/acquired)으로 구분된다. 유전성 원인은 전체 DCM의 20~35%를 차지하며, 비유전성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심근염 후, 특히 파르보바이러스 B19, 아데노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HHV-6), 알코올, 임신(주산기 심근병증), 항암제 독성(안트라사이클린계, 허셉틴), 자가면역(거대세포 심근염, 심장 사르코이드증, 전신홍반루프스), 갑상선 기능 이상, 타코츠보 심근병증이 포함된다.

만성 빈맥유발성 심근병증(tachycardia-induced cardiomyopathy)은 조절되지 않은 빈맥에 의해 가역적 LV 기능 저하가 유발되는 중요한 원인이다. 허혈성 심근병증(ischemic cardiomyopathy)은 ICD-10에서 별도 분류되며, I42.0에서는 명백한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비허혈성 DCM을 다룬다.

특발성(idiopathic) DCM은 알려진 원인을 배제한 후 진단되며, 전체 DCM의 약 50% 이상을 차지한다. 유전성과 특발성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1차성 DCM'으로 통합하는 최신 개념도 있다.

유전학

DCM에서 가장 많은 유전 변이를 차지하는 유전자는 TTN(titin)으로, 전체 가족성 DCM의 약 25%와 특발성 DCM의 약 18%에서 소실 기능 변이(truncating variant)가 확인된다. Titin은 근절(sarcomere) 최대 단백으로 근섬유 탄성 및 기계 감지에 기여한다.

LMNA(lamin A/C) 변이는 DCM의 약 5~8%에서 발생하며, 방실 전도 장애, 심방세동, 심실 부정맥, 돌연사 위험이 동반되어 예후가 불량하다. LMNA 변이 보유자는 ICD(삽입형 제세동기) 삽입 기준이 낮게 적용된다. SCN5A(Nav1.5) 변이는 DCM과 함께 브루가다 증후군, 전도 장애가 공존하는 표현형을 보인다.

기타 DCM 관련 유전자: MYH7(베타-미오신 중쇄), TNNT2(심장 트로포닌 T), TNNI3(트로포닌 I), TPM1(트로포미오신), ACTC1(심장 액틴), PLN(포스포람반), DSP(데스모플라킨), RBM20(RNA 결합 모티프 단백), FLNC(필라민 C). 전장엑솜분석(WES) 또는 심근병증 유전자 패널을 통해 진단되며, 유전 상담이 환자 가족 검사 결정에 필요하다.

역학

DCM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 10만 명당 약 36~40명, 발생률은 연간 10만 명당 약 5~8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심부전의 약 30~35%가 DCM에 의한 것으로, 심장이식의 주요 원인 질환이다. 남성에서 여성보다 약 3배 더 많이 발생하며, 발병 연령 중앙값은 약 30~50세이다.

가족성 DCM은 특발성 DCM 환자의 1차 친족 중 약 20~35%에서 확인되며, 무증상 단계의 LV 기능 이상(LV enlargement, mild EF reduction)도 포함할 경우 비율이 더 높다. 국내 역학은 건강보험 청구 자료에 기반하여, 전체 심근병증 환자 중 DCM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DCM과 관련된 심장이식은 국내 전체 심장이식의 약 40~50%를 차지하며, 산정특례(V289) 등록 시 치료비 부담이 경감된다. 이식 대기 중 기계 순환 보조 장치(LVAD, BiVAD) 사용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발생기전

DCM의 핵심 발생기전은 심근세포 손상 또는 기능 장애에 의한 수축력 저하와 이에 따른 보상성 심실 리모델링(ventricular remodeling)이다. 심근세포 손상의 주요 기전은 다음과 같다.

유전적 기전: 근절 단백(sarcomere protein) 또는 핵막(nuclear envelope) 단백 이상으로 심근세포의 역학적 기능 및 신호 전달이 교란된다. TTN 변이는 근절 안정성 감소, LMNA 변이는 핵 기계적 안정성 및 유전자 발현 조절 이상을 유발한다.

신경체액성 활성화: 심박출량 저하 시 RAAS(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와 교감신경계가 보상적으로 활성화되며, 지속적 활성화는 심근세포 비대, 섬유화, 세포사를 유발하는 악순환을 형성한다. 안지오텐신 II와 알도스테론은 심근 섬유화의 주요 촉진 인자이다.

칼슘 조절 이상: 심근세포 내 칼슘 과부하(Ca2+ overload) 및 SR Ca2+-ATPase(SERCA2a) 기능 저하가 수축-이완 커플링 장애를 야기한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산화 스트레스, 염증 매개체(TNF-α, IL-1β, IL-6)가 심근세포 사멸을 가속화한다.

증상

DCM의 임상 증상은 심부전(heart failure) 증상이 주를 이룬다. 좌심실 기능 저하에 의한 전방 심부전(forward failure) 증상: 운동 불내성(exercise intolerance), 피로, 기력 저하. 폐 울혈(backward failure) 증상: 노작성 호흡 곤란(exertional dyspnea), 기좌호흡(orthopnea), 발작성 야간 호흡 곤란(PND), 폐부종.

우심부전 동반 시: 하지 부종(pitting edema), 복부 불편감(복수, 간 비대), 경정맥 충혈, 야간 요다증. 부정맥 관련 증상: 두근거림(palpitation), 어지럼, 실신 전 증상, 갑작스런 심계항진이 심방세동 또는 심실 빈맥 발생 시 나타난다.

혈전색전증: 심방세동 또는 심내 혈전에 의한 뇌졸중, 말초 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LMNA 변이 DCM에서는 심장 전도 장애(방실 차단, 동기능 부전)가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며, 심실 부정맥에 의한 실신 또는 심장 돌연사가 다른 DCM에 비해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징후

신체 진찰에서 심비대(확장된 심첨 박동, 좌측 전위), 심음 이상(S3, S4 갤럽음), 이첨판 역류에 의한 수축기 잡음, 경정맥 압력 상승, 간경정맥 역류(HJR), 하지 함요부종, 복수가 관찰될 수 있다.

혈압: 진행된 DCM에서 맥압(pulse pressure) 감소, 수축기 혈압 저하가 관찰된다. 빈맥(보상성 빈맥 또는 심방세동), 교대맥(pulsus alternans; 중증 심부전 시)이 나타날 수 있다. 흉부 청진: 이첨판 역류의 전수축기 잡음(holosystolic murmur), 폐 울혈에 의한 수포음(crackle)이 특징적이다.

실험실 소견: BNP/NT-proBNP 현저 상승, 저나트륨혈증(불량한 예후 인자), 신기능 저하(심신증후군), 간기능 이상(울혈성 간병증), 빈혈이 동반될 수 있다. 심전도: 동빈맥, 좌각차단(LBBB), 비특이적 T파 이상, PR 간격 연장, QRS 연장, 심방세동이 흔히 관찰된다.

선별검사

심전도(ECG)는 초기 선별 검사로, 리듬 이상, 전도 장애, 좌심실비대, ST-T 변화를 평가한다. LBBB, QRS >150ms는 CRT(심장재동기화치료) 적응증을 시사한다.

혈청 바이오마커: BNP(>100 pg/mL) 또는 NT-proBNP(>400 pg/mL)는 심부전 진단 및 중증도, 치료 반응 모니터링의 핵심 바이오마커이다. 심근 트로포닌(cTnI, cTnT) 상승은 급성 심근 손상 또는 진행성 DCM을 시사한다. 갑상선기능검사(TSH, fT4), 철분 검사(혈청 철, TIBC, 페리틴), CBC, 신·간기능 검사가 이차성 원인 배제 및 동반질환 평가에 포함된다.

심전도 감시 및 24시간 홀터: 심방세동, 심실 빈맥/세동 위험 평가에 사용된다. 유전자 패널 검사(DCM gene panel 또는 WES)는 가족력 양성, LMNA 표현형(전도 장애 동반), 발병 연령 60세 미만, 또는 비전형적 표현형 시 권장된다.

진단법

DCM 진단의 핵심은 심초음파(echocardiography)이다. 진단 기준: 좌심실 이완기 내경 > 정상 상한치(성별·신장 보정값 초과), 좌심실 박출률(LVEF) < 45~50%, 다른 구조적 심장 질환(관상동맥 질환, 선천성 심장병, 심장판막 질환) 배제.

심장 MRI(CMR): 심근 섬유화(late gadolinium enhancement, LGE) 패턴 평가, 심근 염증(T1/T2 mapping), 심실 기능 및 용적 정확 측정에 활용된다. 비허혈성 분포의 LGE는 DCM에서 부정맥 및 사망 위험 예측에 중요하다. 관상동맥 조영술 또는 관상동맥 CT(CCTA)는 허혈성 심근병증 배제 목적으로 시행한다.

심근 생검(endomyocardial biopsy, EMB)은 거대세포 심근염, 심장 사르코이드증, 혹은 급격히 진행하는 심부전에서 특이 치료를 결정하기 위해 시행한다. 산정특례(V289) 등록을 위해 심장내과 전문의 진단서, 심초음파 결과(LVEF 수치 포함), 필요 시 CMR 결과를 제출한다.

치료법

DCM에 의한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LVEF ≤ 40%)의 약물 치료는 4대 기둥 약제로 확립되어 있다: ① ACE 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또는 ARNI(사쿠비트릴/발사르탄); ② 베타차단제(카르베딜롤, 비소프롤롤, 메토프롤롤 서방형); ③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차단제(MRA; 스피로놀락톤, 에플레레논); ④ SGLT2 억제제(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장치 치료: ICD는 LVEF ≤ 35%, NYHA II-III, 최적 약물치료 3개월 후 적응 시 돌연사 예방을 위해 삽입한다(특히 LMNA 변이 DCM에서는 더 낮은 기준 적용). CRT(또는 CRT-D)는 LBBB, QRS ≥ 150ms, LVEF ≤ 35%인 경우 심부전 증상 및 예후 개선 목적으로 고려한다.

진행성 심부전에서 기계 순환 보조 장치(LVAD; 심장이식 교량 치료 또는 영구 치료), 심장이식이 최종 치료 옵션이다. 이뇨제(루프 이뇨제, 티아지드)는 울혈 증상 조절에 사용하지만 사망률 감소 효과는 없다. 철분 결핍이 동반된 경우 정맥 철분 보충(ferric carboxymaltose)이 증상 및 운동 능력 개선에 효과적이다.

예후

DCM의 예후는 진단 당시 LVEF, NYHA 기능 분류, 최적 약물 치료 반응 여부에 따라 다양하다. 최적 약물치료 후 약 30~40%에서 LVEF가 10% 이상 회복('reverse remodeling')되며, 이 경우 예후가 현저히 개선된다. 그러나 LVEF가 지속적으로 낮은 경우 5년 사망률이 20~30%에 달한다.

LMNA 변이 DCM은 가장 불량한 예후를 보이며, 돌연사 위험이 다른 유전성 DCM에 비해 현저히 높다. 연간 4% 이상의 심실 빈맥, 비지속성 심실 빈맥, 남성, LMNA 변이 유형이 불량한 예후 인자이다. TTN 변이 DCM은 LMNA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

심장이식 후 5년 생존율은 약 70~75%이며, LVAD 장기 사용 환자의 2년 생존율은 약 60~70%이다. 정기 외래 추적(3~6개월), 심초음파 LVEF 모니터링, BNP 추적, ICD/CRT 장치 점검이 장기 관리의 핵심이다.

예방법

DCM 일차 예방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알코올성 DCM: 금주가 질병 진행 억제에 핵심이며, 조기 금주 시 LVEF 회복도 가능하다. 항암제 유발 DCM: 안트라사이클린 누적 용량 제한, 덱스라족산(dexrazoxane) 심장 보호제 병용, 치료 전·중·후 심초음파 추적이 권장된다.

가족성 DCM: 확진 환자의 1차 친족(부모·형제·자녀)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심초음파 및 ECG 선별 검사를 받아야 한다(성인은 3~5년 간격). 이상이 발견되면 조기 치료를 시작한다. 유전자 진단 시 보인자 친족에 대한 유전 상담 및 경과 관찰 계획을 수립한다.

생활 습관 관리: 규칙적 유산소 운동(심장 재활), 저나트륨식이, 수분 제한, 과음 자제, 금연이 심부전 악화 예방에 기여한다. 독감 및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심부전 환자에서 감염 악화로 인한 심기능 저하를 예방한다. 산정특례 5년 갱신 시 현재 LVEF, NYHA 분류, 치료 내용을 전문의 확인서에 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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